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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y 02. 2020

역사책은 절대적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Howard Zinn,A People's History of the US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Howard Zinn은 독자들에게 미국 역사 전반에 걸친 사회적 운동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주기 위해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를 집필했다. 1960~70년대의 반전 운동, 시민권 운동, 베트남전 종전을 위한 대규모 집회, 노동자의 권리와 임금 향상을 위한 운동, 여성과 라티노와 원주민과 성소수자들을 위한 운동이 그런 것이다. 역사는 모든 분야에서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를 이해하고 복합적인 현재를 바라보며 다양한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서 역사를 보는 것이다. Zinn은 시민권 운동을 하면서 역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해를 매 페이지마다 적어 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 관한 원주민의 역사적 인식은 우리의 일반적 인식과 많이 다르다. 미국에서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때, 콜럼버스는 영웅적 모험가라는 것에서 시작해서-유혈사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경축일인 콜럼버스데이를 얘기한다. 하지만 그 당시인 1494년부터 1508년까지 3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쟁과 노예 제도와 광산 채굴 현장에서 죽어갔다는 Las Casas의 주장을 Zinn이 인용하고 있다. 어떤 역사학자는 그 수가 3백만 명의 원주민에서 시작해서 총 8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쟁, 노예제도, 죽음으로 휘몰려 갔다고 말한다.


그는 주장한다.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주장이 항상 정당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정의가 무엇인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시민운동의 승리만을 추구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패배의 순환 속에서 역사 공동집필자들이 만들어 낸 과거의 실수를 단순하게 요약하기 위한 목적이다. 만일 과거를 부인하지 않고 가능한 미래를 기대하기 위해서 역사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과거의 감추어진 역사를 드러내야만 한다. 간단하게라도 민중이 저항할 능력이 있다는 것, 함께 모일 수 있다는 것, 때론 승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는 매스컴에 등장하는 정치지도자나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애국심"과 "국익"이라는 표현에도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로는 특정 계층의 이익을 "국가이익"이라는 포괄적인 어휘로 포장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모든 군사개입의 역사는 국가이익 또는 국가안보를 위한 정책으로 정당화한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그러한 정책으로 한국에서 수백만 명이 죽었고 인도차이나에서 3백만 명이 더 죽었으며, 미국은 계속해서 그레나다, 파나마, 이라크, 다시 이라크를 공격했다. 왜 미국 군인들의 시선으로만 전쟁을 바라보고, 민간인과 외교관의 시선으로는 바라보지 않는가? 왜 자식의 부고 통지를 받는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가? 심지어는 적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의 역사는 백인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Howard Zinn은 이와 같은 논조로 이 책을 써나간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과거와의 대화" 통해 현재에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Howard Zinn의 주장처럼, 승자와 강자의 역사를 쓰고 읽기보다는, 패자와 약자의 입장에서역사를 다시 들여다 보고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의 후세를 위해,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제대로  역사를 기록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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