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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잎새 병상일지 42일 차

(이젠 목발 없이 걸어보기)

by Yong Ho Lee

제42일 차 : 2016년 10월 29일 (토요일)


어제 집에 들러 전기 온열기를 가져오길 잘했다.

어깨, 등, 허리에 찜질 효과가 있어 몸이 부드럽단다.

덕분에 큰 고통 없이 지난밤을 보낸 초록잎새의 컨디션이 좋다.

오전 식사 후.

목발을 짚고 운동에 나선 아내가

휠체어는 필요 없으니 반납시키러 함께 가잔다.

지하 1층 의료기기 상사에 휠체어 반납을 끝낸 우린 병동을 걸었다.

그렇게 걷던 중...

이젠 목발 없이 걸어 보기로 했는데.

오우~!!!!

아주 자연스럽게 잘 걷는다.

입원한 이레 오늘이 가장 긴 시간에 길게 걸었다.

오전은 그렇게 훈련 끝.

그런데...

이게 웬일?

간식으로 에이스를 먹고 싶다 자청한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슈퍼에 갔는데

딘장~!

에이스만 없다.

할 수 없이 담백한 걸 좋아하는 마누라님 식성을 고려하여

아이비와 참 크래커 그리고 불가리스 쾌변 세병을 구입해 왔는데

맛나게 참 크래커 한 봉지를 시식한다.

이젠 입맛도 돌아오려나 보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던 중...

주주의 갑장 산머루님이 찾아왔다.

성실 근면하며 변함없는 모습의 산머루님은 그러나

곧이어 찾아온 우리 아파트 숙자 씨 방문에 서로 간 아는 사이가 아닌

서먹함에 바로 자리를 빼고 안녕을 고했다.

어느덧 벌써 점심 식사시간...

숙자 씨가 푸짐하게 싸 온 먹거리에

입맛이 돌아온 초록잎새가 모처럼 많은 식사량을 보여준다.


오후 3시...

주말과 휴일엔 재활 치료실도 휴무.

매일 그 시간에 하던 운동이니 하던 짓 우리끼리 해 보자며

5층 옥상 공원을 나가 산책을 했는데

흐미~!!!

너무 춥다.

다시 돌아온 15층 병동을 걷던 초록잎새가 오전 운동량이 많았나?

다리가 뻐근하고 아프다 하여 바로 휴식에 든다.


병실에 돌아와 눕자마자

부쟁님과 센스쟁이님이 찾아오셨다.

소식은 일찍 알았어도 중환자실에 있어 이제야 찾았다는

부쟁님은 이젠 자주 오겠다 하시는데 우린 그전에 퇴원을 할 거다.

ㅋㅋㅋ

오늘 하루도 정다운 지인들로 인해

지루함을 잃은 감사한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다.



15층 병실에서 바라본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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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잎새가 복용하는 한 움큼의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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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도 버리고 걸어본 재활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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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색 짙은 병동에서 내려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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