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가을비가 내리는 병실에서)
제41일 차 : 2016년 10월 28일 (금요일)
골절 환자는 흐린 날이 괴롭단다.
지금껏 그건 남의 일이라 생각했는데...
온몸이 쑤시고 결리다는 아내의 그 고통을 체험해 보지 못한
나는 모른다.
다만...
참을성 끝내주는 마누라님이 아프다면 많이 아픈 거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커튼을 젖히자 창 밖엔 비가 내리고 있다.
가을비.
저 비가 내리고 나면 가로수의 잎들은
더욱더 색감이 짙어 가고 가을은 깊어 갈 거다.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어제 보다는 오늘이 더 좋아지는 건 확실하다.
오늘은 샌드위치 두 개와 사과 두쪽 감 한쪽 그리고
계란 흰자 1개를 먹어 치웠다.
식사 후...
모처럼 머리를 감겼다.
그런 후엔 수건에 물을 적셔 담낭 수술을 받느라
온몸 여기저기 묻혀있던 소독약 흔적을 지운 후 옷을 갈아입혔다.
때 빼고 광을 내자 울 마눌님은 환자 티가 전혀 없는 가리환자다.
씻고 나니 개운해 그런가 새록새록 잠이 든 그때 문병객이 오셨다.
우리 삼실 강동구 과장님...
전화로 몇 번이나 환자의 상태를 물어보며
안타까워하시다 이제야 오신걸 미안해하시는데
그저 우리가 죄송하고 찾아 주신 것만 해도 너무너무 고맙다.
오늘로 병가 끝.
아직 내가 간병을 해야 하고 어차피
파업 중인 직장이라 병가를 연장하기로 했다.
오후...
대성산님께 전화로 일단 사정을 말하고
천둥이님을 찾아가 진료 후 2주 진단서를 발부받았다.
그런 후...
직장으로 나가 근무처리와 소장님 면담을 맡치고
입원실에 돌아오니 아내는 홀로 재활치료까지 끝내고 쉬고 있다.
저녁시간.
식사 후 아내가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한다.
커피는 칼슘 섭취를 방해하는 카페인 때문에 그간 못 마시게 했다.
그런데...
촉촉한 가을비가 내리는 이런 밤이면 그 유혹은 아주 강렬하다.
그 느낌 아니까 차마 안 돼~란 소리를 못 하겠다.
그래서 같이 배선실에서 마눌은 카누, 난 믹스를 마시며 TV를 보는데
주주 회원이신 갤로퍼님, 조랑말님, 풀코스님이 찾아오셨다.
정말 보고 싶던 회원님들이라 초록잎새는 입이 귀에 걸렸다.
반갑고 고마우신 님들...
우리 부부가 정말 힘겨울 때 힘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던
수많은 지인들 덕으로 지금 초록잎새는 이렇게 빠른 회복으로
건강을 찾아가는 중이다.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오늘 또 하루를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