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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잎새 병상일지 39일 차

(담낭수술 후유증에 힘겨운 하루)

by Yong Ho Lee

제39일 차 : 2016년 10월 26일 (수요일)

오전 10시..

전날 수술 후 금식으로 기진맥진한 초록잎새가

두통을 호소하여 진통제 처방을 받고 살 폿 잠이 들었다.

얼마 후...

초록잎새가 깨어나 힘없이 앉아 있는 걸 본 수간호사가

운동을 해야 회복이 빠를 거라 말하자 억지로 몸을 일으킨다.

그런 후 아주 천천히 쉬었다 걷다를 반복하여 병동 3바퀴를 돌았다.


오후 12시..

죽이 나왔는데 뜨는 둥 마는 둥.

간호사가 오렌지 주스를 먹이라 하여 사다 주니 그건 마신다.

좀처럼 깨어나지 못하는 컨디션.

어찌할 거나~!!!

또다시 쓰러져 잠이 들었다.


오후 2시.

골반사진을 찍고 오란다.

영상실까지 목발을 집고 내려가 X레이 촬영을 했다.

결과가 좋으면 이젠 퇴원을 시키려나?

담낭절제를 담당했던 전문의는 3~4일 후 퇴원해도 될 거라 했었다.

그러나 정형외과 담당자는 아직 말이 없다.

부위별 소견은 각자라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

억지로 죽을 먹여 그랬는지 초록잎새가

체한 것처럼 속이 답답하다 하여 간호사실에 얘기를 했더니

점심약에 소화제 처방이 된 거라며 참아보라 한다.

하여간에 이곳저곳 성한 곳 없이 온몸이 괴로워 그런가

아내는 점점 더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난 눈치 보기에 바쁘다.


오후 3시...

초록잎새가 걸어서는 못 가니 휠체어로 재활 치료실을 가겠단다.

그 정도로 수술 후유증에 시달렸다.

그래서 이날은 재활 운동은 포기하고 어깨 통증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온열 찜질과 마사지를 받는 것으로 대신했다.


오후 4시...

잠시 집에 들르기로 했다.

집안일도 하고 아파트 관리비 납부등등...

그러다 보니 저녁시간이 다 되어 라면을 끓여 한 끼를 때웠다.


오후 8시..

JTBC 뉴스를 보러 나왔는데 폰이 울린다.

행복쟁이와 잠보님이 찾아왔단다.

입맛을 잃은 초록잎새를 위해 싸 온 먹거리를 내놓자

성의를 생각해 초록잎새가 시식을 한다.

환자는 먹은 만큼 힘을 낼 수 있다니 내일은 좀 더 좋아질 거다.

고마운 나의 누이동생들이 돌아가고 나자

제일 힘든 시간을 맞는다.

수술 후라 이런저런 주사제가 투입되었어도

계속 두통에 시달리던 초록잎새를 보는 것도 괴로워

휴게실로 나와 시간을 죽이며 지금 난 병상일지를 써 내려간다


아~!!!!

언제 이 병상일지가 끝맺음을 맺을지?

힘들어도 아내가 잘 견뎌 줘야 할 텐데 걱정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밤이면 찾아든 시름으로 깊어만 가는

가을밤이 처량하여 슬프다.

추신 : 새벽 1시 30분. 극심한 두통을 못 견뎌

간호사실에 말해 승인을 거처 2시에 진통제 주사 처방을 받았다.


샘머리 공원을 향한 도시의 공원 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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