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지 싱가포르 투어)
제1.2일 차 : 2017년 3월 03일(금)~04일(토)
(싱가포르 관광 편)
- SQ 603편 인천공항 23:05발 ~ 싱가포르 창이공항 05:40(현지시각 04:40) 착
- 입국심사 완료 후 공항청사 내 커피와 빵으로 간식타임
- 관광버스 싱가포르 외곽 드라이브
- SONG FA BAK KUTEH에서 아침 겸 점심
- 시티투어 버스 & 쇼핑
- 스카이 공원 & 식물원 관람
- 딤섬으로 이른 저녁식사
- MRT로 창이공항 이동
- SQ 297편 19:50 창이공항 ~ 익일 10:40 뉴질랜드 크라이처지 공항 도착
일 년 전 어느 봄날...
구름님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늘 당장 예약을 하려고 하는데 가실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바로 콜~!
세계 3대 트래킹 코스 밀포드는 나의 오랜 숙원였다.
버켓 리스트 1위 밀포드 트레일...
그랬다.
그곳을 향한 나의 집요한 염원을 이루기 위한 몇 번의 시도는 그러나
성사되기 일보 직전에 말도 안 되는 이 핑계 저 핑계로 가기로 했던 산우들의
캔슬로 무산된 이후 나 홀로라도 가려던 곳이기에 구름님의 전화가 얼마나 반갑던지?
그간 일 년 동안의 준비기간엔
아무래도 시간적 여유와 그리고 경험이 많은 구름님이 모든 걸 다 알아서 진행시켰다.
그저 우리 부부는 편안하게 구름 위에 올라타고 앉아만 있으면 만사형통 오케이~!
그러나...
호사다마라 했던가?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에 산행 중 뜻하지 않은
낙석사고로 초록잎새가 두 달간 꼼작 못하고 중환자실에 누워 있어야 했다.
그때 난 인생 종 치는 줄 알았다.
평생 마눌님 똥오줌이나 받아내며 살아야 하나 보다 했다.
그런데...
아내는 두 달 만에 앉아 일어나 휠체어를 타고 세 달째 일어서는 연습을 하더니
네 달재는 걷다가 드디어 5달째엔 뛰기까지 하는 기적 같은 회복 능력을 보여준다.
사고를 당한 직후 난 뉴질랜드 밀포드를 포기하려 했었다.
그때 구름님이 아직 6개월 이상이 남았으니 기다려 보다
운신이라도 할 수 있으면 우린 트래킹을 하고 초록잎새는 관광으로
진행시키자는 말을 따른 건 지금 생각하면 아주 잘한 일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인천공항...
함께 할 일행들을 만났다.
구름님 부부 외엔 다들 초면이다.
첫인상들이 모두들 수더분하니 사람 좋고 인심 좋은 얼굴이다.
여인들은 다들 혜숙 씨의 고향 춘천으로 간호대학 동기 동창이란다.
참 각별한 인연이다.
잠시 후...
짐을 부치고 항공표를 받아 든다.
이젠 드디어 나의 꿈을 실현하려는 여행이 실감 난다.
속세의 번잡함을 잠시 잊고
고요 속에 온전히 나와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게 여행이다.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세상을 향해 일상을 떠나 그곳을 향한다.
나에게 여행은 그래서 예술이며 축제다.
덕분에 당연한 일이긴 하나 남들은 지루하다 힘들다 불평인 장거리 비행을 난 즐겁게 견딜 수 있었다.
항공료를 아끼려면 한차레 경유를 하면 된다.
우리가 이용한 항공은 인천을 떠나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12시간 넘게 체류하게 돼 있다.
그 시간을 그냥 보낼 순 없는 법...
다들 싱가포르가 처음이라 잘 된 일이데 더욱 잘된 일은
김순춘 님의 남동생이 이곳 싱가포르에 근무를 하고 있어 이날 가이드를 맡아준 일이다.
이른 새벽에 도착한 우린 김순춘 님 남동생 순응씨의 안내를 받았다.
일단...
모든 짐은 창이공항 청사 내 위탁 업체에 맡겼다.
그것도 12시간을 넘기지 않을 경우엔 정가에서 반을 할인받는 조건이다.
그런 후...
약속된 관광버스 시간에 맞춰 남아도는 시간을
청사 내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와 빵으로 간식을 하며
오늘 안내를 맡을 가이드 김 순응씨의 싱가포르 당일 관광에 대한 브리핑의 시간을 갖는다.
자칭 왕초보 가이드 김 순응씨가 준비한 일정이 세심하고 꼼꼼하다.
나눠준 유인물엔 싱가포르의 문화, 경제, 역사에 대한 간결한 설명과 상세한 일정을 담고 있다.
아직은 이른 시각...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싱가포르의 외곽지역을 드라이브로 때운다.
그래서 찾아간 호수공원....
이곳엔 법이 아주 엄격하다 들었는데 아닌가?
낚시 금지라 돼 있는 호수에 강태공들이 물고기를 낚고 있다.
낚시를 던지자마자 팔뚝만 한 고기들이 올라온다.
햐~!!!!
얼마 후...
금방 마대자루를 채운 낚시꾼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호수 공원을 떠난 우린 아침 겸 점심 식사를 위해
1969년에 개업을 했다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음식점을 찾았다.
이곳은 문을 열자마자 벌써 음식 맛을 보기 위한 미식가들의 줄이 나라비로 서 있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온다.
맛~?
나야 물어보나 마나 다 맛있다.
너도 나도 다들 외국 음식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일단 그 나라의 문화는 음식이든 관습이던 직접 체험을 해 보는 게 중요하다.
음식을 맛본 개인적인 견해?
ㅋㅋㅋ
솔직히 그렇게 줄까지 서서 기다려 먹어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난 물 대신 무한대로 제공한 보이차 맛이 훨~ 땡기고 좋았음을 밝힌다.
반면에 구름님과 제일 큰 형님인 김성수 님은?
무쟈게 맛이 좋아 주신(酒神)이 접신(接神)을 하셨으나
ㅋㅋㅋ
가이드 왕초보 김 순응님이 절대 불허를 명 하셨다.
싱가포르의 한낮에 땡빛이 내리 비추면 왜 酒님을 멀리 해야 하는지를 알 거라며...
허나...
이런~!
이날은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여
그렇게 죽을 맛 이란 땡볕이 오히려 그리운 날씨였다.
뒤에서 그날 구름님은 그래서 구시렁구시렁댔는데 살짝 공개를 하자면
"쟈가~ 왕초보 맞넹~!"
뭐든 매너리즘에 빠지면 그냥 대충 얼렁 뚱땅이다.
그래서 매사에 열심히 일을 하려면 초심으로 돌아가란 말이 있다.
왕초보 가이드 순응씨....
그가 그랬다.
뭐든 보여주고 싶고 먹이고 싶어 안달이다.
닭아빠진 뺀질이 가이드는 절대 보여 줄 수 없는 열정이다.
덕분에 우린 싱가포르를 단 하룻만에 다시 와 볼 필요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하게 다녔다.
ㅋㅋㅋ
비가 오락가락하는
번잡한 시내를 졸졸졸 따라가 시티투어 버스를 탄 우리는
중국 화교의 거리에서 내려 쇼핑으로 거리를 헤매다
다음에 오는 다른 시티버스를 승차하여 이동하는 방법으로 투어를 했다.
물론 비용은 티켓 한 장으로 종일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거리를 오가다 걸음을 멈춘 과일 가게...
과일의 황제라는 두리안을 만났다.
왕초보 가이드님....
싼 거와 비싼 거 두 가지를 사 와 맛을 한번 비교하란다.
결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조금 먹다 보면 그게 그 거란게 모든 님들의 중론...
시티투어를 끝낸 우리가 찾은 곳이 스카이 공원.
일단 하늘공원을 찾아가기 전 단체사진 먼저 담아주고
왕초보도 물어 물어 찾아 오른 SKY PARK는 기대 이상이다.
완전 대박~!!!!
황홀한 조망에 여인들의 탄성이 먼저 터진다.
흐린 날이 오히려 운치가 있어 더 좋다.
여긴 야밤에 찾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나의 혼을 빼앗던 홍콩의 야경 못지않을 풍광이 연출될게 확실하다.
다들 오늘 이거 하나 본 것만으로도
싱가포르에서 본전 다 뽑았다고 할 정도로 다들 만족해 한 하늘공원은
내려서기가 정말로 섭섭한데 더 좋은 곳으로 안내하겠다는 순진무구한 왕초보를
믿어 의심치 않는 우리는 그의 뒤를 따라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우리가 찾아든 곳은 식물원....
초입은 그저 뭐~!
열대지방이라 관엽식물이 많은 건 당연하겠지란 생각으로 들어섰는데
역시...
수종이 아주 다양하고 식생의 상태가 아주 좋다.
꾸며놓은 조경도 물론 완전 예술이다.
그렇게 이곳저곳 들려보다 발길이 닿은 곳...
흐미~!!!
규모가 어마 어마 하다.
구불구불 돌아가는 원형 철제로 꾸민 길을 따라
한정 없이 올라서는 식물타워의 규모에 놀라고 다양한 식물에 또 놀란다.
싱가포르의 핵심만 골라
우리를 이끈 왕초보 가이드님이 이젠 맛 투어로 안내했다.
맛 투어엔 아주 이쁘장한 그분의 따님도 함께 합류하여 아빠의 도우미로 활약을 했는데
딤섬의 메뉴를 골라 주문할 때 그녀의 활약이 돋보였다.
예전 홍콩에서 이미 딤섬이란 음식을 맛본 난 그 맛을 알고 있다.
역시...
오늘도 기대 이상의 풍미를 보여준 딤섬이라 마음이 매우 흡족하다.
싱가포르의 관광 일정을 끝낸다.
우린 MRT를 타고 공항으로 향한다.
그런데...
도시철도의 쾌적함이 돋보인 MRT의 운행방식이 특이하다.
전기차가 분명한데 전차선이 보이지 않아 급전방식을 알 수 없다.
?
우야튼....
알뜰하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관광은 공항에 도착하며 끝을 맺는다.
자칫....
무료하고 지루할 수 있었던 시간을 이용한 싱가포르 관광 일정이
너무나 알차서 다시 와 볼일 없게 된 우린 미련 없이 그날밤 싱가포르를 등진다.
끝으로....
이 글을 빌어 그날 우리를 안내하느라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던
왕초보 가이드 김 순응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