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 처치 투어)
제3일 차 : 2017년 3월 05일 (일요일)
(크라이스트 처치 관광 편)
- 크라이스트 처치 공항 10:20착
- 입국완료 후 택시로 출발 12:03
- 숙소 QUEST 도착 : 12:15
- 숙소 인근에서 점심식사
- 성당. 추억의 다리. 해글리 공원 산책
- 대형마트를 찾아 트래킹 일정에 필요한 물품 구입
- 저녁식사 후 밤거리 산책하며 맥주 한잔
(크라이스트 위치도)
드디어...
누구는 온몸이 뒤틀리고 누구는 사지가 마비되어
미치고 말 것만 같던 장시간의 이코노믹 항공 좌석에서 탈출한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뉴질랜드의 입국 심사장과 마주하자 긴장감이 흐른다.
입국 심사는 의외로 간단하게 끝났다.
8명이 단체로 트래킹 투어를 왔다고 하니 한꺼번에 오란다.
그런데...
우리 일행이 뒷줄에 멀리 떨어져 있는 바람에 구름님과 나만 함께 심사를 받았다.
이곳을 가시는 단체팀은 함께 있다 심사를 받는 게 좋겠다.
얼마 후...
다 함께 모인 우린 까다롭기 그지없다는 세관 검역소에서
제일 엄격하게 본다는 식료품만 몰아넣은 카고백 하나만 따로 심사를 받기로 했다.
우리가 단체팀이라고 하자 검역소의 여직원이 카고백 외에
금지된 물품이 없는가를 묻는 것 같아 다들 노 프러블럼을 외쳤다.
카고백은 구름님이 들고 별도의 장소로 이동하여 심사를 받았다.
잠시 후...
검역대를 제일 먼저 통과하던 내 카고백이 걸렸다.
열어 보란다.
검역소 직원이 거기에서 꺼내 들은 게 간식을 넣은 보따리였다.
초콜릿과 껌 그리고 연양갱은 아무 상관없는 품목이라 들었는데 이상하다.
그런데...
나머지 일행들의 가방에선 등산화를 빼내 든다.
까이거~!
저건 깨끗하게 세척했다면 문제없을 거다.
그런데 이게 웬걸~?
걸려든 4개 품목에 대해 벌금 400불씩 1600불을 부과하겠단다.
순간 정신 번쩍 난다.
왜~?
심사대에서 몇 번씩이나 우리가 적어낸 검역 신고서를 들고
뭐라 뭐라 지껄이던 그 여직원이 영문으로 적힌 신고서의 뒷면을 가리킨다.
영어로 적힌 문구를 해석한 게 아래의 사진에 나오는 신고서 5항의 첫째줄과 6번째 문항이다.
어느 나라든 검역 신고서 뒤편엔 금지된 물품 이를테면 마약이나 향정신성 의약품 등등
금지된 물건이 있느냐를 묻는 문항이라 다들 아니오에 체크를 하면 만사 오케이가 일반적인 일이라
우린 아무 생각 없이 몽땅 NO에 체크를 한 게 문제가 되었다.
우리가 가지고 들어 오려던 간식과 등산화는 통과엔 별 문제가 없는 품목이나
신고를 하게 돼 있는 문항에 체크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걸 NO에 체크를 한건 거짓말을 한 거고 무슨 의도가 있다고 본 거다.
결국 돈을 물어야 되나?
좀 봐 달라는 우리를 향해 검색대 직원은 화가 난 듯 굳은 표정으로 요지부동이다.
얼마 후...
동양인 직원이 나타났다.
다행히 한국인 검역 요원이다.
그가 왜 그랬냐며 묻는다.
우린 무식해서 그랬다.
절대로 고의로 그런 게 아니고 뭐라고 지껄이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어 그랬다.
그러니 당신이 좀 가서 선처를 부탁해 달라고 사정을 했다.
그가 들어가 논의를 해 본 후 알려 준다고 들어간 얼마 후...
다음부턴 조심해 달라며 우리에게 훈방조치가 내려진다.
히유~!!!
다행이다.
그동안 가슴 졸이며 기다리던 우린 또 영원히 잊지 못할 해프닝의 추억을 공유하게 되었다.
ㅋㅋㅋ
(영문을 해석한 뉴질랜드 세관 신고서의 뒷면)
검역소를 무사히 빠저 나온 대합실...
구름님이 카고백을 풀어헤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난리가 있나?
김치통이 발효가 되어 터지는 바람에 카고백 안이 엉망이다.
휴지로 닦고 화장실 가서 대충 씻고....
ㅋㅋㅋ
그래도 그 덕분에 검역소 직원들이 코를 막더니
보지도 않고 얼른 들고나가라 하여 구름님은 검역소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단다.
우야튼 좌충우돌 맨땅에 헤딩식의 무식이 통과된 덕분으로 우린 드디어
뉴질랜드의 땅을 밟게 되었는데 그 첫 느낌을 구름님은 이렇게 표현하셨다.
"와우~!"
"하늘이 왜 이렇게 이뻐~!"
"한국의 천고마비 가을 하늘은 명함도 못 내밀것따~야~!"
정말 그랬다.
예약된 숙소로 이동하던 택시에서 나는 하늘만 처다 보았다.
예전 미서부 5대 그랜드 캐년에서 마주하던 하늘 그리고 동티베트와 파키스탄에서 보던 하늘빛이다.
하아~!
참 잘 왔구나.
드디어 내가 여길 왔구나...
가슴이....가슴이 마구 뛴다.
내가 왜 이러지?
택시로 이동하여 도착한 크라이스트 처지
중심가에 자리한 아파트식 건물 숙소의 관리소에서 예약을 확인 후
숙소를 배정받아 짐을 풀어놓은 우리는
크라이스트 처치의 여행자 거리로 나가
점심식사를 하며 오늘을 어찌 보낼지에 관한 논의를 했다.
뉴질랜드 100배 즐기기란 책을 참고로 지도를 보며 동선을 그리는 순간 이미 우린 여행자가 되었다.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각자의 취향대로 음식을 시켜 맛나게 드셔준다.
요건 파스타를 좋아하는 마눌님이 시킨 것.
이건 한국 토종이면 다들 좋아하는 흰쌀밥에 쇠고기로 나의 식단이다.
여기 뉴질랜드에선 무조건 쇠고기가 좋다.
한우가 좋다고~?
비육우로 항생제를 맞아가며 좁은 우리에 갇혀 사료로 키워진 한우와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초원을 맘대로 거니며 풀을 뜯어먹고 자란 뉴질랜드 소와 비교하면 답이 나온다.
자유로운 영혼의 산찾사는 자유로운 영혼의 뉴질랜드 소고기가 좋다.
ㅋㅋㅋ
맛~?
역시 끝내 줬다.
다만...
이곳의 음식이 대체적으로 짜다.
그러니 당연히 음식을 주문할 땐 필히 소금을 적게 넣으라 부탁을 해야 한다.
깜박 잊고 그 말을 못 해 다소 짜긴 했어도 재료 본연의 신선한 맛을 훼손하진 않았다.
배를 불렸으니 이젠 본격적인 관광모드에 든다.
우리의 숙소 퀘스트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되는 성당을 먼저 찾았다.
성당 이름이 The Anglican Cathedrair Square....
어렵다.
그러니 그냥 대성당이라 부르자.
1864년 시민의 기부금으로 착공을 시작한 성당은 재정난으로 40년이 지난 1904년에 완성된다.
그런데...
하느님이 계시기나 한겨~?
어렵게 완성된 대성당이 2011년 대지진으로 부서져 무너 저 내리고 있다.
이곳은 아직도 붕괴가 진행 중이라 그런지 철망으로 접근을 불허한다.
그래도 그런 이곳이 크라이스트 처지에선 반드시 들려야 하는 명소라고...
성당 앞...
성배를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성배 그게 모야?
교회 다니는 사람은 다 알고 난 무식하니 그냥 넘어가자.
크라이스트 처치의 중심가 도로를 마구 질주하는 트램열차.
멋쟁이 운전기사가 표를 받고 안내 방송까지 하는 관광열차가 되겠다.
호기심이 발동한 우리들...
"저거 타자~!"
그런데...
아주 짧은 동선에 비해 쩐이 무쟈게 비싸다.
어차피 영어로 안내를 하는 거라 알아들을 수 없고 그 동선을 따라 걷는 코스와 겹친다.
그래도 타고 싶은 분 타라고 했더니 우리 팀 총무의 직책을 맡은 승춘 님이 끝내 미련을 못 버렸는데
짠순이라 그런지 가격을 알아보더니 그냥 소고기 더 먹어~로 깔끔하게 정리를 해 버렸다.
ㅋㅋㅋ
그래도 약간의 미련이 남았나?
끈적한 눈길을 보내고 있던 초록잎새가 안돼 보여 그냥 타 봐 햇더니
헐~!!!!
그건 아니고 저 털보 아저씨가 너무 멋져서란 황당한 말을 듣는다.
AE~C~불....
저 노랑털 투성이가 뭐가 멋져~?
그러고 보니 혜숙이 언니도 넉을 놓고 쳐다보고 있네 그랴~!!!
지도에 그려진 동선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우린 지금부턴 가진 게 시간뿐인 행복한 여행자다.
그래 그런지 다들 게으름 가득한 걸음이다.
그런데 그런 게으른 걸음들이 아주 바빠질 때가 있었다.
가끔씩?
아니다...
아주 자주 여인들이 옷가게와 기념품 가게로 빨려 들어간다.
쇼핑이 여인들에겐 블랙홀~?
딘장~!
아~!
정말 싫다..
난 금방 지처 버리는데 여인들은 저럴 땐 힘이 솟나 보다.
지치지도 않고 눈빛은 더 초롱초롱 광채가 난다.
여인들을 따라 들어선 선물가게.
그곳에서 뉴질랜드의 멋진 풍광을 유려한 붓 터치로 그려내는 화가를 만났다.
옆에서 구경하던 구름님이 기념사진을 부탁한다.
그래서 멋지게 한컷 꽝~!
얼마 후 우리는 내일 우리가 타야 할 버스 정거장을 미리 걸어가 확인을 해 둔다.
마우스 그레이로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정거장이 바로 저곳이다....
어느덧 발걸음이 추억의 다리에 잠시 머문다.
다리 이름이 품고 있는 뜻이 애잔하다.
1차 세계대전에 출전하던 병사들이 이곳을 거닐며 추억에
잠기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전몰장병에 대한 추모의 뜻을 담고 있단다.
추억의 다리를 건너서 직진을 하다 보면
박물관도 있고 뭐시기 거시기도 많은데 난 관심이 없어 통과...
그러나 홀라당 벗 어제 킨 서양 여자에겐 관심이 있어 적나라한 육체를 디카에 담았다.
ㅋㅋㅋ
우리 팀 모두에게 최상의 관광 가이드를 자처한 구름님....
열심히 땡볕의 거리를 쏘댕 기며 오늘 하일 라이트가 될 크라이스트 처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를 향한 곤돌라를 타기 위한 대중교통편을 알아보기 위해 분주하다.
한 사람의 수고로움이 있으면 다른 산우는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
해글리(Hagiey Park) 공원의 규모가 어마 어마하다.
구름님이 대중교통을 알아보는 동안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우리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풍악소리에 이끌려 우리 일행은 공원 안 깊숙이 들어가게 되었다.
거기엔 휴일을 맞은 시민들을 위한 공연이 있었다.
신나는 밴드와 노래가 시민들의 흥을 돋운다.
너도 나도 춤바람이 났다.
어린애 어른 할머니 할아버지 할 것 없이 모두가 춤바람의 광란이다.
순간...
산찾사도 그들 틈에 어우러진다.
내 안에 이런 끼를 숨기고 있을 줄은 나도 몰랐다.
내가 왜 이래~?
신나게 그들과 어울려 한판 춤을 추고 있는데
금숙님이 헐레벌떡 우리를 찾아오셨다.
지금 빨리 가야 한단다.
곤돌라를 탈 수 있는 마지막 버스 출발 시간이 다 되었단다.
우이씨~!
그냥 여기가 더 좋은데...
ㅋㅋㅋ
흥겨운 연주와 노랫소리를 뒤로
헐레벌떡 구름님이 기다리는 장소로 왔는데...
헐~!!!!
버스가 어디서 떠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알아본 정류장은 분명 맞다는데 그날 버스는 끝내 오지 않았다.
까이거...
없으면 없는 대로 그냥 즐기면 된다.
마지막날 귀국을 위해 다시 또 이곳에 와야 하니 그때
전망대를 가기로 한 우리는 시내를 터널 터덜 걸어서 우리의 숙소 퀘스트로 돌아왔다.
벌써 하루해가 저물어 간다.
기나긴 이동으로 피로가 상접한 우리는 영양 보충을 하기로 했다.
대형마트를 찾아간 우리들...
싱싱한 쇠고기와 과일은 물론 종류별로 酒님을 모셔오고
트래킹에 쓰일 먹거리와 개스까지 구입하여 걸어 걸어 또 숙소에 와서는
맛나게 요리하여 드셔 주었다.
쇠고기 구이가 얼마나 맛나던지?
하도 먹는데 집중하다 보니 사진으로 그 증거를
남겨야 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그만 텅 빈 그릇의 모습만 담았다.
ㅋㅋㅋ
배가 너무 부르다.
산책에 나선 우린 크라이스트 처지의 밤거리를 걷다가
맥주 한잔씩 나눠 마시는 것으로 뉴질랜드의 첫날밤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