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탕을 찾아 때 벗긴 날)
제53일 차 : 2016년 11월 09일 (수요일)
우리 집 욕실엔 욕탕이 없다.
지금껏 제대로 씻은 적이 없어 꿉꿉한 초록잎새가 몸을 씻고 싶어 한다.
인터넷 검색으로 유성온천 가족탕을 검색해서 모텔을 찾아갔다.
대실료가 일반 2만 원에서 스페셜 4만 원까지 다양하다.
욕탕이 넓은 방은 어떤 거냐 물어보니 3만 원짜리 방을 권한다.
시간은 3시간이다.
들어가 보니 호텔 수준보다 더 좋다.
햐~!
목욕만 하고 나오긴 아까울 정도의 시설이다.
얼마 후..
탕에 온천물을 받아 놓고 초록잎새를 입수시켜 놓았는데
이런~!
5분을 못 견디고 어지럽다며 바로 나온다.
아직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 그런가 보다.
이후...
온몸에 땀이 솟아나도록 열나게 때를 밀었다.
다음엔 혼자 대중탕의 전문 때밀이에게 몸을 맡기라 해야 되겠다.
그 정도로 중노동이다.
오늘 목욕탕에 온 목적 하나...
봉합 수술 부위의 딱징이를 불쿼 떼어 내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허벅지 안쪽에 깊숙하고 광범위하게 붙은 딱징이는 요지부동이다.
봉합 수술할 때 이미 괴사가 진행되던 부분이라 그런 것 같다.
안타깝지만 새살이 돋아 나며 자연스레 떨어지길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때는 왜 그리 많이 밀리던지?
초록잎새만 2시간 넘게 때를 밀었다.
다 씻겨주고 나자 힘이 다 빠진 난 대충 밀고 나오자
완전히 지쳐 축 처진 마눌님이 얼른 집에 가고 싶다며 보챈다.
딘장~!
분위기 이상한 곳이라 잡아 먹힐까 그런가?
당신이 웬만해야 내가 힘 좀 써보지 원~!
ㅋㅋㅋ
집에 오자마자 한의원으로 직행...
침과 온열찜질 그리고 전기 물리치료에 부항까지 뜨고 나자 저녁이다.
집으로 오는데 마눌님이 먹고 싶은 게 있단다.
마트에 들러 야채 쌈과 양념이 돼 있는 장어를 사들고 와 푸짐한 식탁을 차렸다.
먹고 싶은 걸 먹어 그런지 오늘은 마눌님이 제법 많이 드셔준다.
먹는 만큼 힘을 낼 수 있으니 내일은 또 어떤 모습으로 나를 기쁘게 해 줄지 내일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