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일본 북해도
여행일 : 2019년 12월 06일(금)~09일(월) 3박 4일
누구랑 : 공구리.바커스.빨간장미.잠보.산찾사.초록잎새
제1일 차 : 12월 06일 금요일
카르페디엠(CARPE DIEM)...
요즘 젊은 세대들의 생활방식을 대변한 용어다.
고대 로마의 호라티우스란 시인이 남긴 말에서 따온 단어인데
그 이후에 믿는 것은 최소화하고 그보다 Seize the day 즉 오늘을 잡으란 의미다.
한마디로 내일은 따질 것 없이 당장 현재를 즐기란 말씀인데...
요거이 내 생활 철학이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 한들 여그는 좀 껄적지근하다.
그래도 다들 우리 부부와 함께 가고 싶다 사정하니
뿌리칠 수 없었던 난
까이거~!
그냥 가기로 했다.
새벽 2시 40분에 아파트를 출발하여 북대전 I.C에서
바커스 형님 부부를 픽업 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우린 곧바로 출국을 준비했다.
매번 올 때마다 인천공항 시스템은 진화하고 있다.
역시 우리나라 공항은 세계 최고의 완벽한 시설이라
이번에도 우린 변화된 출국 시스템 덕을 톡톡히 보았다.
컴퓨터 자동화 시스템 키오스크...
요걸 한번 이용해 보니 참으로 간편하고 편리하다.
우린 기다림 없이 바로 키오스크에서 몇 번의 손가락 체크만으로
비행기 좌석을 내 맘대로 골라 지정한 티켓을 발행받아 간편하게 출국 수속을 끝냈다.
그런 후...
3시간의 비행 끝에 일본에 입성했는데
한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 때문인지?
예전에 비해 우릴 대하는 입국 심사장엔 과잉친절이 느껴진다.
ㅋㅋㅋ
하긴...
그런 덕에 우린 왕복 15만 원으로
그야말로 껌값 수준의 항공료로 이곳을 올 수 있었다.
얼마 후...
삿포로 치토세 공항 대합실에서 관광안내 데스크의 안내를 받아
우린 무료 셔틀버스로 렌터카 회사를 찾아가
계약서를 쓰고 렌터카를 인수받아
북해도를 향해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당연 운전은 예전 상사원 주재로 3년간 근무했던 병성이 형님이다.
형님은 핸들을 잡자마자 처음 몇 분 간은 방향 지시등과 왼 도우 브러시를
헷갈려하는 등 기기취급의 어리숙함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더니 이내 적응을 끝내자
흐미~!!!
어느 순간 일본차들을 추월하는
과속모드의 자신감을 드러내며 노련한 운전 솜씨를 뽐낸다.
베스트 드라이버로 변신한 병성 형님의 운전솜씨에
불안모드의 분위기가 어느새 안정을 찾아가자 다들 편안하신 표정인데
얼어려~?
맨 뒷자리 바커스님은 벌써 숙면에 드셨다.
얼마쯤 달렸을까?
배꼽시계의 알람이 울려 퍼진다.
그래서 들린 휴게소에서 우린 민생고를 해결하기로 했다.
메뉴는 각자 입맛대로....
자판기에 돈을 넣고 맘에 드는 메뉴를 골라
식권을 빼 음식점 창구에 디밀고 조금 기다리자 곧바로 음식이 나왔다.
맛~?
어찌 한국의 음식에 비하랴~!
단지 거부감 없는 음식일 뿐 칼칼한 맛이라곤 전혀 없다.
그저 밍밍한 게 니맛도 네 맛도 아니다.
하긴...
그게 최고의 건강식이라니 뭐~
할 말은 없다.
식사 후 다시 또 머나먼 길을 향한다.
그런데...
기후조건이 마치 일본 놈들의 마음처럼 수시로 변한다.
눈빨이 겁나게 흩날리다
금방 화창한 날씨로 변신하다
또다시 하늘이 컴컴해지며 눈이 내리는데
우리의 노련한 베스트 드라이버 병성이 형님은 아랑곳 않고 침착하게 운전대를 잡고 있다.
이런 눈길이면 한국에선 난리 수준일 텐데 여긴 아주 평온하다.
스노우 타이어의 위력?
햐~!
난 그저 놀랍기만...
병성 형님이 그런다
우리가 렌트한 차량은 급 브레이크를 밟아도 전혀 밀리지 않는 안정감을 보인단다.
숙소를 얼마 남겨놓고 도착한 주차장...
인공 연못 아오이이케다.
홋카이도 가미카와군 비에이정에 있는 이곳
인공 연못은 해발 500m 물속에 콜로이드성 수산화 알루미늄
성분 때문에 색깔이 파아란게 특징이다.
이곳에선 아주 유명한 관광지라 가던 길에 우린 들렸다.
우리는 하얀 설원의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아이오이케의 호수를 끼고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잠시 걸었다.
지금은 그저 평범한 호숫가 산책로다.
그런데...
호수 전망대에 올라선 후 그곳에 건식 된 안내문을 보자 이해가 된다.
눈 녹은 오뉴월에 찾아들면 이곳은 호수의 색감이 환상이란다.
블루빛과 호수 안의 비친 나무들의 반영이 그럴 만도 하겠다.
그러나 지금은 뭐~
그저 눈 덮인 평범한 호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호수 전망대에서 발길을 돌린 시각이 오후 3시 30분쯤...
주위가 온통 저녁 무렵 풍경이다.
다들 날씨가 흐려 그러겠지 했다.
그런데...
헐~!
오후 4시가 채 안된 시각인데 어둠이 내려앉았다.
이렇게 빨리 해가 저무는 게 팩트?
흐미~!
그제야 우린 이곳 지역의 위도가 한참 올라온 지역이란 걸 깨달았다.
날이 이렇게 빨리 저 문건 현실였다.
사실 우린 계획상
몇 군데를 더 들리려 했는데
날이 저물었으니 할 수 없이 대형 슈퍼마켓에 들려
먹거리만 잔뜩 사들고 숙소에 찾아드는 것으로 오늘 일정을 정리했다.
숙소는 북해도 대설산 인근의 2층집 독채다.
뜨끈한 난로가 놓인 거실에서 내다본 정원의 풍광이 그림이다.
주방과 욕실이 완벽하게 구비된 독채를 이틀간 8만 2천 엔에 빌렸으니
6명이 균등 분배하면 1인당 1만 3천6백엔 정도라 아주 착한 가격이다.
오히려 한국보다 훨~ 저렴하다.
이번엔 부부 2팀에 잠보와 병성이 형님이 홀로 오셨다.
아래층 침실 두 개 중 하나는 바커스님 부부가 그리고 병성이 형님과
내가 쓰기로 하고 잠보와 초록잎새는 2층에서 함께 자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젠 모두 각자 방에 짐을 풀었으니 저녁 만찬을 준비한다.
일단 밥이 다 되기 전 우리는 참치회를 안주로 酒님을 모시기 시작했다.
요거이 일본산 酒님이다.
계산대에 올려놓자 금액이 훌쩍 뛰어올라
요걸 고집하던 병성이 형님이 내 눈치는 물론 지청구까지
먹어가며 포기를 모른 채 꿋꿋하게 올려놓던 놈인데 내가 연거푸 3잔을
들이 켰어도 속이 깔끔했던걸 보면 좋은 술임이 증명된 거라 탁월한 선택였다.
오늘의 주메뉴 돼지 수육과 삼겹살...
살림살이 9단의 주부 3명이 대들어 조리를 하니 금방 뚝딱 상이 차려지고
어느새 밥상이 물린 후
우린 정담을 나누며 밤이 이슥하도록 부어라 마셔라 했건만....
헐~!
지금쯤은 새벽이겠지 하고 시계를
쳐다보던 우리들은 그만 놀라 자빠지고 만다.
오후 4시에 해가 져서 그런지 지금 시간은 겨우 초저녁 9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이날 이후부턴 밤이면 밤마다 우리들의 한결같던 한마디가
"으 29~!"
"밤이 너무 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