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일본 북해도
여행일 : 2019년 12월 06일(금)~09일(월) 3박 4일
누구랑 : 공구리.바커스.빨간장미.잠보.산찾사.초록잎새
제2일 차 : 12월 07일 토요일
길고 긴 밤을 지센 이른 아침....
다들 일찍 일어났다.
오늘 계획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아사히다케(2,291km)를 찍고 원점휘귀 산행인데
12월은 케이블카 점검으로 운행하지 않는다니 등반은 힘들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대설산을 가보지 않을 순 없어
일단 분위기라도 느껴보기 위해 우린 숙소를 나섰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집 밖으로 나오니 지난밤에 내린 눈이 소복하다.
역시...
홋카이도는 설국의 나라답다.
드디어 출발...
완전 빙판길을 우리의 렌터카는 오늘도 씽씽~ 잘 달린다.
날씨 또한 굿~!
파아란 하늘이 너무 이쁘다.
대설산을 향한 험한 산간도로를 달릴 때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 숲들이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듯 착각을 일으키는데 그 풍광에 설령 산엔 못 가더라도
이것으로 다 보상을 받았다며 다들 환호성을 지른다.
드디어 도착한 대설산 입구...
역시 고도를 높여 그런가 기온은
영하권이나 바람이 없어 추위는 견딜만하다.
이곳엔 많은 일본인들이
길가에 차량을 주차해 놓은 채 스키를 즐기고 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순 없는 법...
우린 아사히다케로 향한 스키 슬로프를 따라 걸어 보기로 했다.
온 세상은 새하얀 설원....
그 숲 속에 발을 내딛는 순간 감성이
풍부한 여성들의 감탄사가 조용하던 숲 속을 흔든다.
설원의 풍경은 차마 걷기조차 아깝다.
그 발걸음이 숲 속을 향할수록 설원의 아름다움은 더해만 간다.
우린 제설차가 다져놓은 스키 슬로프를 잠시 벗어나
기존의 등산로라 여겨지던
산길을 잠시 걸었는데 들어서자마자 눈은 가슴까지 차 오른다.
그런데 저런 곳을 올라가?
ㅋㅋㅋ
우린 몰라도 너무 몰랐다.
쉽게 등반을 포기한 우린 동심에 젖어
아름다운 설원의 품 안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다들 전혀 서운함은 없었다.
대설산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던 우린
다음 일정을 위해 떨어지지 않던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으리 만큼 맑고 투명한 하늘이 하나 가득 눈에 들어찬다.
순간 노랫말이 생각난다.
"저 하늘의 구름이 솜사탕이 아닐까?"
"어디 한 번 뛰어올라 볼까~"
뛰어오를 수만 있다면야 우린 수백 번을 뛰어올랐을 거다.
ㅋㅋㅋ
오늘은 그간 혼탁한 세상사에 흐려진
우리들의 눈망울이 그야말로 안구정화 제대로 된 날이다.
어느덧...
대설산 산책을 끝낸 우리가 이동한 곳은 병성이 형님께 내가 제안한 곳였다.
대설산의 케이블카 운행금지로 등반이 어려울 경우
당일치기 산행이 가능한 곳으로 나는 여길 지목 했었다.
일본 대설산 국립공원에 속한 이곳 도카치다케(2077m) 연봉은
아직도 유황가스가 분출하고 있는 활화산이다.
우리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도카치다케 산장에 들어서자
산장 입구엔 입산 신고서를 기록하고 등반을 하게 돼 있었다.
산장 바닥엔 도카치다케 지도를 그려 놓았고
벽면엔 도카치다케 연봉의 실물사진을 걸어 놓아
등산코스의 이해도를 높여 놓았다.
이런 시스템이 처음 찾는 등반객에겐 참 좋은 것 같다.
주차장에서부터 우린 등로를 따라 올라 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곳 주차장에선 일본인 몇 명이 산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관심 있게 그들을 보니 허접한 우리의 아이젠과 달리 그들은 설피를 착용한다.
여기서 도카치다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저런 장비를 갖추지 않았다면
우린 아예 등반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얼마 후...
우리가 올라설 수 있었던 곳은
도카치케 산장에서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진 망악대라 쓰인 돌탑이다.
우린 이곳에서 기념사진만 남긴 채 도카치다케를 올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도카치다케 산장을 내려선 우리는
민생고 해결을 위해 온천지구의 식당을 찾아갔다.
음식 이름은 모른다.
우야튼 제법 비싼 정식을 시켜 배를 불린 후
식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카치다케 전망대를 향했다.
도카치다케 전망대로 향한 다리를 건너던 우린
와우~!!!
이곳 최고의 명소를 만났다.
바로 다리에서 내려다볼 수 있던 폭포다.
일본 홋카이도 가미카와군 비에이정 시로가네
온천에 있는 이곳 시라히게노 타키는 우리말로 흰 수염 폭포라 부른다.
해발 600m에 위치한 흰 수염 폭포의 낙차는 30m인데
이 폭포의 특징은 온천수라 당연 한겨울에도 얼지 않고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항상 파란색을 띠고 있어 그 신비스러움을 더 한다.
얼마 후...
흰 수염 폭포가 내려 보이던 다리를 건너
전망대로 향한 유리펜스로 된 터널을 올라서자
도카치다케 연봉이 한눈에 올려다 보인 공원을 만났다.
그곳에 그려진 조감도를 보면
중앙이 2077m의 도카치다케이며 맨 좌측은 2052m 비에이다케로 돼 있다.
전망대를 끝으로 우린 관광버전의 투어를 끝냈다.
이젠 뭘 할까~?
온천의 나라에 왔으니 이번엔 여자들이 좋아하는 온천욕이다.
그런데 해지기 전 우린 한 군데를 더 들려야 한다.
그래서 이날 입욕시간은 1시간 40분이 할애된다.
ㅋㅋㅋ
당연 여자들에겐 아주 짧았던 온천욕이다.
은근히 짧았던 시로가네의 온천욕에 불만을 간직한 채
마지막 여정지에 들린 여성들이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에 도착하자 환호성을 지른다.
온천을 일찍 끝내고 해지기 전 오길 잘했다나 뭐라나?
ㅋㅋㅋ
마일드 세븐 담배 광고에 나와 일명 마일즈 세븐 언덕으로 불리는 곳이다.
여긴 예술사진을 찍는 사람에겐 성지와 같은 장소란다.
우린 사시사철 색다른 풍경으로 오감을 만족시킨다는 마일즈
세븐 언덕을 마지막으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도로를 달려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해선 인근의 슈퍼를 찾아 이날밤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 장보기로
홋카이도 대설산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그런데...
사실 오늘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 33주년이다.
그래서 룸메이트를 맞춰주기 위해 병성이 형님과 한방을 쓰던 나를
초록잎새와 합방을 해 주겠다며 빨간 장미님과 잠보 그리고 바커스님과 병성이 형님이
한방을 쓰겠다 하셨는데....
결론은?
흐이구~!
말뿐였다.
이날도 난 벵셍이 행님의 잠꼬대를 들어가며 잠을 설쳤다.
그것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일어로 지껄이던 잠꼬대...
이날 나에겐 酒님이 미운밤이나 마눌님은 아마도 고마운 밤였다.
왜?
궁금하면 오백 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