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튼 평원 & 하프탈래 립톤싯)
여행지 : 스리랑카
여행일 : 2025년 2월 10일(월)~19일(수) 9박 10일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하는 산우들
주관사 : 모니무슈 알파인 가이드 투어
제5일 차 : 2025년 2월 14일 금요일
Araliya Red 호텔 : 4:57
호튼 평원 국립공원 : 6:20~09:35
Araliya Red 호텔 : 10:50~12:05
현지 식당에서 중식 : 12:10~13:13
하프탈렌 립톤싯 툭툭이 투어 : 14:45~16:45
La Ella Breeze 호텔 : 17:00
새벽 4시에 알람이 울렸다.
사실 우리 부부는 알람이 울리기 전 이미 깨어는 있었다.
샤워 후 산행 준비를 끝내고 호텔 로비에 갔더니 이미 다들 나와 계셨다.
덕분에 우린 좀 이른 출발을 했다.
차량 4대에 분승해 좁은 도로를 달리고 달린 끝에
호튼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하고도
주차장은 좀 더 들어가야 했다.
주차장에 이르자 서쪽 하늘엔 달님이 마중을 나왔고
동쪽 하늘엔 산고의 진통으로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이젠 곧 세상을 내리비출 태양이 잉태할 것 같다.
일출을 기다리며 우린 아침 식사를 했다.
호텔에서 준 런치 백에서 바나나와 샌드위치를 초록잎새랑
반씩 나누어 먹었는데 산행을 하려면 더 먹어야 한다며 다정하신
우리들 누님이 컵라면을 준 게 사실 우리 부부에겐 이날 아침 든든한 주식이 되었다.
우리가 맛나게 컵라면 먹는데 정신을 팔다 문득 동녘 하늘을 보니
흐미~!
순식간에 해가 떠올랐다.
그런데 태양빛이 너무 강렬해 똑바로 보기 힘들다.
이날은 그 정도로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였다.
우린 다 함께 호튼 평원 트레일을 향했는데
그곳을 향한 안내문엔 Mini Worlds 오전 6시 오픈이라 쓰여있다.
아래는 호튼 평원 트레일의 구간별
거리를 표기해 놓은 건데 최장 코스가 7Km라 왕복이면 14Km가 된다.
저 정도면 딱 걸을 만 한데 사실 난 아쉽기는 했지만 우린
오늘 좀 짧게 핵심구간 9Km만 걸을 거라 했다.
호튼 평원 입장은 일단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곳의 국립공원 직원들은 탐방객의 가방을 샅샅이 수색했다.
여기선 일회용품은 반입 금지다.
다만 플라스틱 물병은 반입을 허용하나 반드시 상표의 라벨을 제거해야 한다.
이런 모든 절차는 국립공원의 오염과 훼손을 막기 위한 조치란다.
그런 절차를 거쳐 드디어
호튼 평원에 발을 내디딘 우린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함께 걷던 우리 팀 산우들 중엔
아주 오래전 나와 함께 야딩 트래킹에 나섰던 산우들이 있었다.
황태자님과 구름님으로 이번에 다시 만났는데 흘러간 세월만큼이나 반갑나 보다.
그런 인연은 또 있다.
초록잎새가 산악사고를 겪고 난 얼마 후 뉴질랜드의
밀퍼드를 갔을 때 자신을 알뜰살뜰 보살펴 주던 혜숙 언니를 이번에 다시 만났다.
트래킹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언젠가는 또 반드시 만나게 된다.
그렇게 우연히 만나면 또 어찌나 반갑던지?
걸음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갈림길과 마주한다.
우린 이곳에서 우측 길로 들어선 후 좌측 길을 통해 원점휘귀를 할 예정이다.
등로는 아주 걷기 좋은 산책로 수준이었다.
여긴 남녀노소 노약자까지 모두 걸을 수 있는 난이도 하의 트레일이다.
그 대신 풍광은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그렇게 걷던 일행들이 멈춰 선 삼거리...
진행 방향 오른쪽에 백커스 폭포가 있다니 들려 보기로 했다.
아래는 이곳을 소개한 안내문이다.
폭포는 울창한 열대우림의 숲 속 길을 조금만 더 걸어 들어가면
느닷없이 그 모습을 선보인다.
폭포의 규모는 뭐~ 그렇고 그런 정도라
내가 좀 무뎌서 그런가 큰 감흥을 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폭포를 되돌아 나온 삼거리에서부터 울창한 원시림의 숲 속 길 이어지다
갑자기 숲 그늘을 벗어나면 또다시 초원의 평원이 맞아준다.
얼마쯤 걸었을까?
다들 이곳에선 기념사진을 담기 바쁘다.
왜 그런지 몰라도 여기가 바로 지구의 끝이란다.
그러니 우리 부부도 이곳에선 기념사진을 남겼다.
지구 끝 전망대에서 바라본 세상 끝은
더 멀리 이어지고 있더구먼 도대체 왜 여기가 지구의 끝인지?
지구의 끝에서 주차장으로 향한 길에선
뜻밖에도 이제 시작인지 끝물인지 모를 랄리구라스 꽃을 보았다.
등로는 마지막까지 편안했고 친절했다.
덕분에 힘 안 들이고 첫 갈림길에 도착한 우린
처음 발걸음을 시작한 주차장으로 잰 발걸음을 옮겼다.
드디어 도착한 주차장...
조나단이 산우들께 수고하셨다며 맥주 한 캔씩을 나누어 준다.
바로 어제 오후에 조나단이 툭툭이를 타고 구입해 온 맥주다.
맥주는 시원해야 먹을 만 한데 어땠을까?
열대 지방이라도 여긴 고산이라 그런가 뜻밖에도 맥주는 시원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되돌아 호텔...
곧바로 샤워만 하고 얼른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한 우린
하프탈래의 현지 식당을 찾아 민생고를 해결했다.
여기에선 금방 나올 수 있게 메뉴를 통일시켰다.
메뉴는 나시고랭인데 우리나라 비빔밥이라 생각하면 된다.
다행히 다들 입맛에 잘 맞아 아주 맛나게 드셔줬다.
이곳에선 식후에 아이스크림이 제공된다.
바닐라와 초코 두 종류뿐이라 초록잎새는 바닐라 나는 달콤한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선택.
식사 후 하푸탈래의 오후 일정에 든다.
우린 스코틀랜드 남작 토마스 립튼경이 자신의
차 농장을 흐뭇하게 내려 보았다는 장소까지 툭툭이로 이동했다.
툭툭이가 신나게 달린다.
번화한 소도시를 통과하여
꼬부랑 산길을 달리던 툭툭이가
한차례 쉬었다 간 곳은
전망이 아주 뛰어난 조망 터인데 여긴 산 골골이 다 차 밭이다.
또다시 달리기 시작한 툭툭이가 마침 어린이들이 하교를 하던 마을을 지나
고갯마루로 거침없이 달리다
떠난 지 50분 만에 산 정상의 주차장에다 우릴 내려 주었다.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 곳..
이곳을 소개한 간판엔 웰컴 투 립톤 시트라 적혀있다.
이곳이 바로 립톤 경이 자신의 차밭을 흐뭇하게 내려보던 장소다.
이왕 왔으니 찻잎도 한번 따 보려 내려선 여인들....
찻잎 수확하는 솜씨를 보니 밥 빌어먹기 힘들겠다.
그래도 좀 가능성이 엿보인 울 형님...
인부로 팔아먹고 오려고 했는데 불행 중 다행이다.
남자는 안 받는단다.
여성들은 또 솜씨가 없어 안되고...
ㅋㅋㅋ
그나저나 아줌마들 이구동성
하는 말이 한국에서 태어난 게 천만다행이란다.
왜 아니겠나?
여기 여자들은 허구한 날 찻잎만 수확하는 노동으로 일생을 보낸다.
드넓게 펼쳐진 차밭을 본 후 내려설 땐 다 함께 단체사진으로 마무리 후
우린 또다시 왔던 길을 그대로 50여 분을 신나게 내려갔다.
툭툭이를 이용한 립톤싯 관광지 투어를 끝낸 후
한 시간여를 이동한 끝에 우린 외국인 관광객들의 거점 도시인
엘라의 한 호텔에다 여장을 풀었다.
호텔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La Ella Breeze 호텔로
커다란 베란다까지 갖춘 그런대로 깔끔한 숙소였지만 큰 도로가에
위치해 그런가 소음이 심했다.
호텔 인근의 유흥가에서 흘러나오던 음악과 취객들의 환호성이 들려온다.
그래서 사실 오늘 밤엔 편하게 잠들긴 글렀구나 염려했는데
다행히 피곤해서 그랬나?
금방 잠이 들었고 깨어나 보니 다음날 이른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