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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g Ho Lee Apr 07. 2024

네팔 ABC.MBC 트래킹 제9편

(하산 완료 후 포카라로 향한 여정)




산행지 : 네팔. 푼힐전망대~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산행일 : 2014년 12월 14일(일)~25일(목) 11박 12일

누구랑 : 산찾사. 만보님. 소쿨. 노랑별. 이범찬. 도우미. 안데스.

  제10일 차 : 2014년 12월 23일 화요일   

- 지누 단다 : 08:08

- New Bridge 간드룩 갈림길 09:17~09:25

- 시와이 : 12:10~13:00 (중식)

- 나야폴 : 13:50~13:55

- 포카라 FULBARI 리조트 : 15:30  


안나푸르나와 이별을 해야 하는 마지막 날의 아침....

제법 마신 것 같은데....

기분 좋게 마신 술은 뒤끝도 깨끗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든 아기 햇살에 비친 설산의 자태가 눈부시다. 


여자 포터가 카고백을 가지러 올러오고

가이드 명수는 이젠 떠나자는 눈빛으로 이층의 우릴 올려다본다.

그러자.

가기 싫어도 떠나야지 뭐~


마지막의 발걸음...

가장 많이 매일매일이 감동의 나날였던 만보님 발길이 더디다.

그냥 눌러살고 싶단다.

딘장~!!!

이 형님은 날씨가 좋지 않아 항공결항이 되면 좋겠다나 뭐라나~

거기에 박사장님까지 맞장구를 처 댄다. 


다음엔 이보다 더 좋은 곳으로....

이 한마디에 걸음을 떼어놓은 만보님은 그래도 미련이 남은 발걸음이다. 


지누단다를 떠나자마자 한국인 모녀를 만났다.

수원에서 왔다는 딸이 어머니를 위해 우리에게 SOS.

이교수 님이 긴급하게 테이핑 처리로 마무리.

이런 곳을 계획하며 구급약을 준비해야 될 사람이 오히려 그냥 오는 게 태반.

많이 안타깝다.

사실 이런 트래킹을 끝내고 돌아가면

구급낭을 채워야 하는 비용도 솔찬히 들어가는 게 사실이다.

이번 우리 팀은 만보님이 고산병에 좋은 비아그라를 구해 오셨는데

한 알에 5000원이라 여러 사람에게 나눠 준 것만 따져도 상당한 액수였다.

박사장님과 이교수 님도 내가 공지한 대로 철저한 준비를 해 오셔서 다른 분께 많은 도움이 됐다.

산행후기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를....  


개울을 건너자마자

사면 절개지가 산사태가 난 지 얼마 안돼 보이는 지점은 속보로 통과 후... 


무소떼들이

한가로운 몇 개의 농촌마을을 지난다. 


그 산촌의 마을을 지날 때면

순박한 그곳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60~70년대 우리 농촌의 실정이 저랬을까?

목화의 실로 직접 면직물을 짜는 시골 농가를 지나칠 땐 왠지 안쓰런 마음이 울컥 인다. 


저곳은 또 어디? 


뉴 브릿지 롯지란다.

새로운 다리?

다리가 안 보이는 뎅~!!!! 


이곳에서 시원한 캔 하나씩 사서 들이킨 후...

롯지를 벗어나자 강아래 현수교가 보였는데 그게 뉴~ 브릿지로

그 다리를 건너면 간드룩으로 가는 길이 나온 단다. 



등로는 산기슭의 논들과 밭들 사이로 이어지다. 





또 마을을 지나게 됐는데.... 


우리는 자연에 순응해 가며

순박하게 살아가는 현지의 주민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들...

우리를 보면 하나같이 함박웃음을 보낸다. 




그 마을에서 한 소녀를 만났다.

집 앞 양지쪽에 앉아 해바리기를 하던 소녀의 곁엔

듣지 못하는 장애인 소년이 함께 있었다. 


어찌나 알뜰살뜰 동생을 돌봐 주던지 순간 가슴이 찡해져 온다.

뭔가를 주고는 싶은데 마땅한 게 없다.

배낭을 뒤저 볼펜을 건네자 감사합니다란 한국말을 건네며 수줍은 미소를 보낸다.

그녀의 눈망울...

난 그 소녀의 깊고 맑은 눈망울에서 천사의 눈빛을 보았다.

가다가 다시 되돌아보니 그 천사는 모자라 보이는 동생을 꼬옥 안은 채

사랑 그득한 눈빛으로 돌보고 있었다. 


이제 조금 더 내려가면 마지막이 될 안나푸르나의 모습....

마지막으로 한번 더 쳐다보며 나는 아쉬움 그득한 발길을 재촉한다. 


그 발길이 머문 곳....

아주 조그만 길옆의 점빵이다.

그 점빵의 여 쥔장의 노래솜씨가 정말 좋다기에

만보님이 1달러를 쥐어주며 청을 넣었다. 

레쌈 삐리리~♩♬  (비단 손수건이 바람에 날리네~!)

레쌈 삐리리~♩♬  (비단 손수건이 바람에 날리네~!) 

참고: Resham Firiri(레쌈 삐리리).‘레쌈’은 비단손수건, ‘삐리리’는 흔든다는 뜻..

      즉, 비단손수건이 바람에 날리네를 의미. 

정말 목청이 곱다.

저 노래는 시누와의 롯지에서 우리를 위해

요리사팀과 포터들이 불러 주던 건데 그 느낌과 정말 다르다.

그래서 또 앙코르...

그러자 그녀는 흔쾌히 한 곡조를 더 애잔한 가락으로 뽑아 올린다.

그게 또 감동인 우리의 만보님 주머니에선  팁이 저절로 나오신다. 


11박 12일 일정 중 트래킹의 종착지 시와 이에 도착했다.

여기서 우린 우리 한식 요리사들의 마지막 대접을 받았는데

그들이 냉면이라고 내놨는데 사실은 춘천의 막국수가 울고 갈 솜씨의 맛 좋은 메밀국수였다. 


만보님 쳐다보는 눈초리...

어째 내 것 보다 재가 더 많은 것 같아~?

그 낌새를 눈치챈 서브 가이드 잽싸게 사리를 추가로 시킨다.

ㅋㅋㅋ 


배불리 마지막의 성찬을 끝내자

이별의 시간이다.

그동안 너무 정들어 그런지 마음이 울꺽해진다. 


헤어짐이

못내 아쉽지만 어쩌랴~!!! 



포터들....

이들은 아쉬움이 더 큰지 여자 포터가 눈물을 보인다.

우리가 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보던 저 여인...

부디.

건강한 삶을 이어 가길 간절히 빌어본다. 


우린...

시와 이에서 비렌탄티를 거쳐 나야 폴까지 지프차로 이동후... 



버스로 포카라의

리조트까지 이동하여 휴식에 든다. 


일부의 회원님들이 

네팔 전통식 마사지를 받으러 간 사이

이교수 님과 만보님 셋이 리조트의 주위로 산책을 나갔다. 


리조트의 아래에 위치한 하천변 마을 풍광이 아름답다. 


그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을과 밭 그리고... 


단애절벽의 협곡으로 이어지는 길이 멋지다.

한국에 저런 길이 있다면 둘레길 명소가 될 텐데란 생각이 문득 든다. 


숙소로 되돌아가는 길....

황혼에 물든 설산의 모습이 장관이다. 


와우~!!!! 


그날 저녁은 예정에 없던 식단을 업그레이드한 음식이 제공됐다.

가이드 마노즈 왈~

본사에서 그렇게 대접하라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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