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랑탕 트래킹을 끝내며...

by Yong Ho Lee


이런저런 숱한 사연을 추억으로 하며 네팔 랑탕 트래킹을 끝냈다.

이런 곳을 다녀오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고산병에 관한 질문을 제일 많이 한다.

혹여....

고산 트래킹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내 생각들을 정리하여 한번 적어 보려 한다.


고산병의 증세는 아주 다양하다.

고산병은 우리 몸에서 가장 션찮은 장기에서부터 증세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누구는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누구는 순간순간 정신을 놓는가 하면

누구는 소화가 안되고...


나도 예전 세계 10대 오지 중의 하나인 중국의 야딩(삼신산)

트래킹을 갔을 때 먹은 음식이 체해서 노란 위액까지 반납하면서

3일간 물만 먹은 채 완주를 한 적이 있다.

나는 그게 고산병이란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때 함께 갔던 산우는 도중 포기를 해서 현지 장족을 딸려 하산을 시켰는데

24시간 잠만 자다 깨어난 일성이 왜 내가 여기 누워 있냐란 말였다.

하산 과정 전체를 기억 못 한 기억 상실증였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등정땐 느닷없이 스틱을 집어던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하다 킬리만자로를 향해 거수경례를 붙인 후

중얼중얼 지껄여 대던 산우도 있었고 메리설산에 갔을 땐 두 눈이 감길 정도로

퉁퉁 부은 얼굴로 나 좀 살려 달라던 내 아내 초록잎새를 곁에서 지켜봐야 했던 일도 있다.

이게 다 뇌에 공급되는 산소 부족으로 생긴 현상이다.

이 현상에서 더 진행되어 뇌에 물이 차면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 바로 고산병이다.


그럼 여기서...

고산병의 예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왜 없겠는가?

당연 있다.

고산병은 일단 피가 잘 돌아야 한다.

우리 몸은 혈액으로 공급되는 영양과 산소에 의해 근육 내

최소 단위인 미토 콘드리아의 세포호흡을 통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런데...

고산에 이르면 지상의 50%밖에 불과한 산소로 인해

자동차에 비유하면 우리 몸은 불완전 연소로 인해 시커먼 연기만

뿜어내는 똥차의 몸이 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똥차는 보링을 하던가 폐차를 해야 하지만

우리 몸은 개인 간 차이가 나긴 하나 충분한 시간을 주면

환경에 적응을 하게 돼 있다.

한마디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단 말이다.

그래서 고산에선 신체가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천천히 걸어야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걸 무지하게 못 견뎌한다.

아님 평소 습관대로 자신은 천천히 걷는다 생각하나 실제는 빠른 걸음 이던가...

그러다 한순간에 팍~ 가버리는 게 고산병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사람들은 고산병 약을 처방받는다.


고산병 약?

약에 의지할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게 내 개인적인 견해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산소부족으로 인한 불완전 연소는

시커먼 끄으름이 발생하는데 우리의 몸도 똑같다.

그런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선 활발한 신진대사를

이용한 이뇨작용을 통해 밖으로 배출해 주는 방법 외엔 없다.

바로 고산병 처방을 받은 약들이 그래서 별 수 없는 이뇨제다.

그럼 답은 나온 거다.

천천히 걷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아울러...

혈액순환에 좋다는 응~응~ 할 때나 복용하는

비아그라를 비롯한 각종 일내그라 등등의 효과는 어떨까?

내가 아는 비뇨기과 의사가 그러는데

그것들은 특정 부위로만 혈액이 쏠리게 돼 있어 별 효과 없을 거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자는 그 덕을 봤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건 아마도 내 견해는 플라시보 효과가 아닐까란 생각이다.


다음으로...

내가 그간 산우들을 인솔하며 겪는되는

갈등의 주범 酒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혹자는 적당한 음주는 혈액순환에 좋아 좀 마셔도 된다는 논리를 편다.

난 항상 그런다.

그건 개소리다라고....


왜?

차두리가 항상 외치던 간 때문이다.

우리 몸의 간은 탄수화물을 글리코겐으로 저장했다 필요시

포도당으로 전환시켜 생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에너지 관리센터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각종 독소를 분해하고 대사 하여

배설될 수 있는 형태를 만들어 주며 살균 역할까지 담당을 한다.

그런데...

고산에서 산소부족으로 생긴 우리 몸의 독소는 물론

장기간 트래킹으로 쌓인 피로물질 젖산을 분해하는 것 하나 만으로도

간은 과부하가 걸린 상태인데 거기에 음주로 인한 알코올까지 해독하라고?

이건 죽어가는 놈 확인사살 하는 거랑 똑같은 행위다.

그래서 고산에서의 음주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절대 금지가 철칙이다.

그런 걸 그렇게 강조해도 주당들은 몰레 몰레 술을 드신다.

그래서 난 그들과 감정싸움까지 벌인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술 한잔으로 트래킹을 접게 된다면?


헐~!


수백만 원 어찌의 술값이 들어간 거와 뭐가 다른가?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면 동료들의 피해는 또 어떡하냐 말이다.

혹여 특이체질로 술을 마셔도 전혀 영향이 없는 분이 있긴 있다.

그러나 주당들은 옆에서 누가 마시면 그 유혹을 못 견뎌한다.

그러니 아예 酒님은 일정 내내 멀리 하시라 권한다.


긴 이야기는 이만 접고....

간단하게 다시 한번 정리를 하면

1. 무조건 애기 걸음으로 천천히 걷는다.

2. 틈만 나면 꾸준히 물을 마시고 싼다.

3. 머리는 항상 따스하게 한다

(당연 몸도 같이 따스하게... 기간 내 머리 감는 행위는 자살골 )

4. 고산에선 모든 행동은 굼뜨게 한다.

갑자기 일어서거나 뛰거나 하는 행동은 절대 금지.

우스운 이야기로 스꾸냥에 갔던 지인은 텐트에서 멀리 벗어난 야외에서

볼일 보고 누가 볼까 급한 마음에 일어서다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깨어나 보니

말똥에 얼굴을 처박고 있더란다.

5. 음식은 최소한 50~100번을 씹어서 삼킨다.

6. 酒님 멀리하기.

7. 충분한 휴양 (잠이 안 와도 억지라도 자려고 노력)

8.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산병 발생 시 신속하게 하산하여 고도를 낮춘다.


시간 많고 돈도 허락되면 서양인들처럼 길게 시간을 두고

놋지에서 하루를 더 지내며 고산적응을 하면 만사 오케이 아무 문제없다.

나중에 은퇴하면 나는 그렇게 지내볼 생각임.

마지막으로 해외 여행객에 대한 에티켓 한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같이 여행이나 트래킹을 하면서 제가 자주 느낀 일입니다.

네팔이나 인도 중국등 우리보다 후진국이라 생각되는 곳에서

현지 가이드가 있는 자리에서 그들 나라에 대한 비하 발언을 종종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더럽고 지저분하며 거지가 많던 문화 수준이 떨어지던 제발 크게 떠들지 맙시다.

현지 가이드의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왜 제가 이런 말 하는지 아실 겁니다.


특히 중국에선 더 조심하시고요.

중국 가이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이 아닙니다.

중국 내 56개 민족 중 소수민족인 조선족 중국인입니다.

착각들 하지 마시고 말조심을 좀....

우리나라도 눈부신 경제 성장만큼 문화 수준도 높은 건 솔직히 아니지 않나요~?

그럼...

모든 님들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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