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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기타노 다케시 아저씨와 함께한 주말

<소나티네>, <하나비>

by HANA
2024년 어쨌든 네이버 블로그에 영화 관련해서 뭔가 썼던 글 백업입니다.
시간이 많으신 분들만 읽어 주세요.



2024. 09. 14(토) / <소나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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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에드워드 양의 <해탄적일천>을 볼 작정이었으나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46분이길래 겁먹고 빤스런했다. 도무지 그 시간 동안 집중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고등학생의 나는 어떻게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1트에 봤던 거지???) 그래서 무려 마이너스 1시간의 러닝타임을 가진 <소나티네>를 봤다. 결과는 대만족. 야쿠자물을 보는 건 첫 시도였는데 내 입맛에 잘 맞았다. 그래!! 이거야!!! 내가 원했던 적당~한 건조함!!! 무심한데 인정 있고 슴슴한데 자극적인 싱숭생숭한 매력이가 있다. 중후반부까지는 무슨 개그 만화 세계관 같아서 피식피식 웃으면서 봄. 뭔가 2000년대에 유행했던 잘 나가다 갑자기 새드 엔딩으로 끝나는 시트콤 같기도 하고…. 나는 영화에서는 덤덤한 개그를 좋아하는데, 이 면에서 잘 맞지 않았었나 싶다. 막연히 누아르 하면 떠오르는 무기질적인 회색 이미지를 생각하고 봤다가는 꽤 놀랐겠다. 그나저나 기타노 다케시 아저씨는 정색하면 후들후들하게 무서운데 어떻게 코미디언이신 거지… 개그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 그리고 이 아저씨는 <기쿠지로의 여름>에서도 그렇고, 참 다 같이 노는 거 좋아하시는 듯….


기타노 다케시 아저씨=요아정(요즘 잘 놀아주는 아저씨(정 많음))



2024. 09. 15(일) / <하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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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몰아 <하나비>를 봤다. 으으… 주말 동안 남자들을 너무 많이 봤어… 정장 입은 남자들… 지들끼리 총칼 뽑고 지롤하는 정장 입은 남자들…. <소나티네>가 예방주사였는지, 기타노 아저씨의 얼굴이 덜 무섭게 보였다. 음, 아니다. 그냥 여기서는 선글라스를 자주 써서 그런지도. 기타노 아저씨는 눈꺼풀의 가죽이 두꺼운지 눈 쪽의 그림자가 유독 깊은데, 안광마저 죽으면서 동태 눈깔처럼 보인다. 가끔 얼굴 근육을 찡그리는 습관까지 있어서 더더욱 무섭다. 아무튼, 9월이 다 되도록 더워버린 탓에 창문을 열고 영화를 봤다. 밖의 풀벌레 소리와 영화의 총소리가 부조화스러우면서도 조화스러웠다.


다음 주에는 <해탄적일천>을 반반씩 나눠서 보고자 한다. 일단 계획은 그렇다.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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