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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4 뉴욕, 파리, 도쿄

by HANA
2024년 어쨌든 네이버 블로그에 영화 관련해서 뭔가 썼던 글 백업입니다.
시간이 많으신 분들만 읽어 주세요.



2024. 10. 11 (금) / <비긴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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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년 만에 가족과 영화를 봤다. 팝콘도 꽁으로 얻어먹었다. 오예. 다행히 섹스 신은커녕 키스 신도 잘 나오지 않았다~ 굳!


인상 깊었던 건 도입 장면. 스티브가 그레타에게 무대에 올라오기를 부추기며 했던 말, “여기는 뉴욕이잖아.” 뉴욕은 어떤 도시일가... 온갖 예술가들이 모이고 프렌즈 친구들이 살고 앨리샤 키스가 부르짖고 벽장만 한 아파트에 월세 700만 원 ㅇㅈㄹ로 쳐 받는 도시. 나는 평생을 시골에 처박힌 Born To Be 촌년이기 때문에 대도시에서의 생활은 겪어보지 못했다. 한 번쯤은 가보고 싶기는 해.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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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중 그레타와 댄이 "무슨 음악을 좋아하는 지로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들키기) 두려운 거다." 이런 요지의 대화를 하는데 나 역시 존나 두렵다... 앞에 CV:를 붙인 노래만 취급하는 씹드억이라는 걸 들키는 것이...


또 대화를 이어가며 "음악은 평범한 일상에서 진주를 찾게 해주기에 좋아한다"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나는 왜 음악을 좋아하는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루 종일 갤럭시 버즈를 귀에 끼고 살면서도. 음... 내가 생각해 봤는데, "그냥" 인 것 같아. "그냥" 좋으니까. 정말이지 하나 마나 한 생각이었군.


그리고... 애덤 리바인은 오로지 마지막 장면 Lost Stars를 위해 이용당했군요...

정말 목소리만 내줌 키이라 나이틀리가 다 함


https://youtu.be/cL4uhaQ58Rk?si=Xjc2UScvVS7QD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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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라 나이틀리는 너무 따랑스러웟다. 빨간 원피스가 세상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여자처럼 보엿다. 내가 항상 하는 말, "키이라 나이틀리가 시대물과 퓨전 하면 무적이다." 근데 현대물의 그도 만만찮게 맛있네요?


"키이라 나이틀리는 무적이다."



2024. 10. 12 (토) / <5시부터 7시까지 클레오>



IMG_2271.JPG?type=w966 이게 <애수>, 영은이가 오랜만에 추천해 준 영화라 기대됨


사실 원래는 영은이가 추천해 준 머빈 르로이의 <애수>를 볼 생각이었다. 근데 티빙에 없더라고. 왓챠에 있더라고. (왓챠... 제발 망하지 말아 다오.) 티빙 이용권이 만료되면 쏜살같이 달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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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이번 주 부로 남동생과 티빙 계정을 같이 쓰게 되었어요

시엘팬텀하이브가 저고 오른쪽이 동생인데 모자이크는 지 본명임

고작 티빙 닉네임 가지고 머리 쥐어뜯으며 열심히 고민하더니 결과물: 위대한OO 요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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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존나 길었네... 아무튼 간에 <5시부터 7시까지 클레어>로 돌아와보자. 실토하자면, 초반에 좀 잤다. 미안합니다... 노잼이라서(X) 갑자기 졸음이 밀려와서(O) 하필 불란서 영화였기도 하고 그래가지고요. 그런데 옛날에는 졸려도 "아빠 안 잔다" 모드로 쭈욱 쭉 진도를 뺐었는데, 요즘은 조금이라도 피곤하면 바로 녹다운이다. 아무튼 클레오 씨와는 5시부터 7시까지가 아니라 6시부터 7시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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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클레오가 도시 곳곳을 누벼주신 덕에 나도 1960년대의 파리를 느낄 수 있었다. (신기했던 점은 자동차 운전 씬을 합성이 아니라 실제로 운전해가며 촬영한 것 같다는 점. 도로 바깥쪽에 촬영 현장(???)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일렬로 쭉 서 있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게 조금 귀여웠음.)


6년 전 영상이론과 사람이 내게 퀴즈를 낸 적이 있었다.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과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 세계 여행> 중 영화사에서 더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당시 나는 전자를 골랐고, 답은 후자였다. 단순히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데서 더 나아가 자르고, 붙이고, 편집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어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맞는 말이었고, 금방 수긍했다. (자신 있게 오답을 말한 탓에 잠깐은 부끄러웠지만.)


https://youtu.be/1FAj9fJQRZA?si=Wmk3aJu6l47YBmVw

<열차의 도착>


https://youtu.be/ZNAHcMMOHE8?si=K_Dm2utNkOOYSu2j

<달 세계 여행>


하지만~ 난 <열차의 도착> 쪽이 더 끌리는걸~ 지금까지도~ 내가 영화에서 보고 싶은 건 다양한 시대의, 소시민의 생활상이라고!!! 기록영화 쪽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는 건 당연지사지만... 그래도 개인의 취향이니까, 뭐.


불란서 영화답게 관념적인 대화가 많이 오갔다. 그중에서 나는 앙투안느의 대사 “고상한 감성은 허영으로 가득 차 있고, 위대한 정신은 어리석음으로 가득하다."를 계속해서 곱씹고 있다. 제대로 소화해서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2024. 10. 13 (일) / <명탐정 코난: 시한장치의 마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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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인지 명탐정 코난은 극장판이 개봉할 때마다 챙겨보고 있다. 참고로 본좌는 코난 본편을 본 적이 없으며 자세한 스토리 라인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도 홀린 듯이 보게 된다. 마치 어렸을 때 온종일 챔프 채널에서 틀어줬던 짱구 극장판을 보듯이... 아무튼 킬링 타임 용으로는 이만한 것이 없다. 누구나 알고 즐길 수 있는 ip의 힘이란 참 대단헤~


명.코 극장판 시리즈는 어째 최근으로 갈수록 추리물이 아니라 코난의 007이냐는 평을 듣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런 면에서 <시한장치의 마천루>는 완전히 추리물 쪽이었다. 1997년 작이라 그런 걸까? 그나저나 요새 옛 영화 재개봉을 29182829번쯤 하는 거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그리고 ㅅㅂ 또 보면서 유명한 아저씨랑 똑같은 추리해서 개쪽팔렷음 역시 나에게 추리물은 같이 추리하면서 보는 게 아니다... 그냥 납득충이 되어 음, 글쿤 함서 거대한 흐름에 맡겨 즐기는 것이다.


https://youtu.be/vihrlRWrYHA?si=5pj5XeM5cqFZaEuk


그리고 명.코는 않봤지만 난 이 노래가 참 좋다ㅎㅎ

가사가 참 감동적임


세상 사람들은 왜, 왜 나만 바라볼까

난 내가 누군지 몰라 이 세상을 헤맬 뿐야


그래 이 세상에 해결 못 할 것은 없어

끝까지 포기 않고 풀면 되잖아


나 어두운 세상에 이 험한 세상에

찬란한 빛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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