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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용진 May 12. 2015

IT 공룡 전쟁, 새로운 무기 킹메이커 전략!

텐센트, 알리비바, 구글, 네이버 그리고 다음카카오

제목부터 남성적이고, 공격적이다. 전쟁.. 무기.. 킹메이커... 하지만 킹메이커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느낌이 정치적이고 온갖 음모로 가득할 것 같다. '킹메이커'란 영화를 보더라도 예외 없이 각종 음모로 가득하다. 인터넷 짤방에서 느끼하고(?) 달콤함 대명사인 라이언 고슬링이 영화 킹메이커에서 퇴색되어가는 것을 보면 이 단어가 주는 힘은 장난이 없다.

IT산업에서 킹메이커 전략이 최근 부각받고 있다. Techcrunch 기사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테크 자이언트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중국 테크 자이언트의 킹메이커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특정 카테고리에서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그리고 '시장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을 선정한다.

2) 엄청난 지분 투자를 한다. 그리고 해당 스타트업 이사회에 자사 임원을 선임시킨다.

3) 스타트업이 자신이 속한 카테고리 및 시장을 '점령'할 수 있도록 리소스를 아낌없이 투자하는 'all in' 전략을 펼친다.


기존 벤처캐피털이 스타트업에 벌이는 투자와 달리, 중국 테크 자이언트가 근래에 보여주는 전략은 '이익'이 목적이 아닌 '차기 큰 먹거리'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기존 테크 자이언트가 전략투자를 바라보는 방향은 중국 테크 자이언트의 킹메이커 전략과 방향성이 달랐다. 가장 많은 사례는 오픈 API라는 명목으로 일부 기능을 서드파티 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트위터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트위터의 meerkat api 차단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조금만 자사에 위협이라고 판단되면 정책적으로 해당 사업자의 api 접근을 차단한다. 유사한 사례로 인스타그램이 사진 앱 Tiiny의 인스타그램 친구 목록 조회 api 사용을 차단한 사건이 있다. 웹 2.0 시대의 상징 Digg 창업자 Kevin Rose가 만든 Tiiny는 해당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굿바이 Tiiny.. 타이니사용자들이 서비스 종료를 아쉬워하며 계속 연락하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오픈 API 전략 외, 테크 자이언트가 보여준 전략투자는 자사 코어(core) 서비스 역량 강화였다. 예를 들면 A라는 뉴스 서비스가 있다. 이 뉴스 서비스는 에디터의 운영에 의존하는 서비스인데, 다양한 사용자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추천 엔진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이에 따라 요즘 Hot 하는 빅데이터(?) 기반 뉴스 추천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는 B업체에 전략투자를 진행했다. 그리고 조만간 B업체 솔루션을 A 뉴스 서비스에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로 소개한 오픈 API 전략은 '에코시스템 구축'이라는 키워드로, 두 번째 기술력 탑재 사례는 '기술제휴' (라 말하지만 '아웃소싱'이라 읽는다 혹은  '잠재 경쟁자 제거'...) 로 포장되었다.


그럼 기존 테크 자이언트와 중국 IT 공룡의 전략투자 차이점은 무엇일까? 답은 앞서 설명한 3번에 있다. 중국 IT 공룡은 자신이 투자한 스타트업 성공에 올인(all in)한다. 그럼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자.


지금은 (수익성이 나빠.. 어제의 적이 동지가 된...) 합병되었지만 중국 택시 서비스 '디디'와 '콰이디'는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보여준 대표적인 킹메이커 전략 사례이다. 텐센트는 2013년 말 디디다처에 1억 달러 이상 투자하였다. 곧바로 2014년 1분기에 텐센트 서비스 Wechat에 디디다처를 탑재하고, WeChat 결재 모듈을 연동하였다. 킹메이커 전략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탑재 90일 만에 일별 예약 건수가 35만 건에서 500만 건으로 상승했으며, 탑승객 숫자도 2200만 명에서 1억 명으로 증가했다. 콰이디다처 역시 알리바바 투자 이후 유사한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위챗과 알리바바의 택시 스타트업 투자는 결제 시장 장악을 위한 노력이다. 택시 시장이라는 버티컬 장악함으로써 위챗, 알리바바의 결재 시스템을 사용자들에게 익숙하게 만들고자 한 노력이다.

디디와 콰이디는 지난 발렌타인 데이에 합병을 발표했다. 실리를 위해서라면 어제 적도 동지가 될 수 있는 중국 시장

이밖에 알리바바는 2013년 10월에 모바일 검색 스타트업 Quixey에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역시 알리바바 임원을 Quixey 이 사진으로 선임하여 경영에도 적극 참여할 의지를 보였다. 실제 알리바바의 Quixey 전략 투자 이후, Quixey의 CEO, COO가 중국에서 많은 시간을 머물고 있다고 한다. 최근 알리바바는 자사 모바일 운영체제 YunOS 모바일 검색 기능을 Quixey 기반으로 설계할 것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밝혔다. 아직 알리바바의 Quixey 파트너십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양사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하지만 알리바바가 투자한 규모 그리고 Quixey 경영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미루어 기존 알리바바가 보여준 킹스메이커 전례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중국 IT 공룡 바이두는 여행 서비스 기업 Qunar 지분을 2011년 6월에 대량 인수했다. 요즘 국내로 오는 중국 관광객 숫자가 어마어마하듯이 중국 여행시장은 2015년 550억 달러, 2017년 750억 달러 규모가 예상되듯이 무척 큰 시장이다. 바이두와 Qunar는 검색 콘텐츠 제휴를 통해 검색 트래픽 상승과 이에 따른 수익 배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바이두의 적극적 지원으로 Qunar는 2013년 독립 법인으로 나스닥에 성장하여 현재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중국 IT 공룡 사례에 자극받았는지 실리콘밸리 테크 자이언트 구글도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 벤쳐스(엄밀히 말하면 구글과 독립적으로 운영하여 독자적으로 투자를 의사결정을 하지만)가 약 2억 6천만 달러를 Uber에 투자했다. 이 투자금액 규모가 얼마나 크면, 구글 벤쳐스 한해 투자운영금의 약 86%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구글은 자사 지도 서비스에 Uber를 통한 길 찾기 기능을 추가했다. 앱스토어 업데이트에 마지막 한 줄로 들어갈 만큼 간소하게 소개된 기능이지만, 구글 지도가 보유하고 있는 트래픽을 고려하면 구글이 서드파티 사업자에게 선사하는 유례없는 연동이다(하지만 Uber는 최근 노키아 Here 인수를 추진하면서 구글과 다른 독자노선을 꿈꾸고  있다).


Uber, 구글 맵스 연동.. 구글 맵스 입장에서 이례적인 서드파티 연동 사례

앞서 설명한 전략투자와 성격은 다르지만 한국에서는 과거 네이버 미투데이 인수가 유사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스타마케팅은 더 이상 언급하지 말자) 네이버는 미투데이 인수 후, 핵심 SNS로 키우기 위해 미투데이를 네이버 계정과 연동했다. 심지어 네이버 로그인 박스에 미투데이 글 작성 기능도 노출했다. 광고에서는 네이버 첫 화면 상단 배너에 미투데이 보내기 버튼을 노출했다. 이렇게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든 영역에서 미투데이 연동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왜 미투데이는 중국 사례처럼 성장하지 못했을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독립된 운영이 잘 되지 않는 구조였을까? 아니면 네이버가 끝까지 올인하지 않아서? 질문은 무수히 많지만 답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다음카카오 역시 전략투자에 있어 적극적이다. 케이벤쳐스라는 자회사를 통해 앞으로 전략투자 및 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케이벤쳐스가 인수한 셀잇은 앞서 설명한 킹메이커 전략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최근 페이스북 전략투자 방향과 유사해 보인다. 관련 코멘트를 과거 마이스페이스 CEO Mike Jones가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한 내용에서 인용한다.

“페이스북이 분명히 알고 있는 점은 페이스북 웹사이트와 페이스북이라는 기업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이라는 기업이 세상과 연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꼭 facebook.com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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