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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용진 Jul 24. 2015

과거 애플CEO 후보가 알려주는 기획 노하우는?

가이 가와사키로부터 배우는 사업기획

기획이란 것은 범위가 참 넓다. OO기획 이런 식으로 단어만 붙이면 업무가 만들어지고 조직이 만들어진다. 개인적으로 서비스/제품 기획, 영업기획과 같이 관련해서 몇번의 기회와 경험을 가졌다. 그리고 최근에 사업기획/개발 쪽에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이쪽에서 요구되는 사항들을 살펴보고 있다.


스타트업이라면 제품기획, 영업기획, 사업기획에 대한 구분이 모호할 것이다. 아마도 사업기획 혹은 사업개발 안에 이 모든 것이 포함될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인 큰 기업에서 제품기획은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유저스토리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개선하는 일련의 업무가 중심이 될 것이다. 국내 기업의 서비스기획은 해외에서 말하는 product manager와 달리 제품개발 관련 업무 보다는 와이어프레임을 기획하고, 서비스 운영(특히 콘텐츠 운영)하는 부분에 리소스를 많이 쓰는 것 같다.


영업기획도 아주(?) 큰 틀에서 시장의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서비스/제품 기획과 유사하다. 큰 차이를 꼽으라면 제품 개발에 대한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매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영업채널 관리 비중이 높다. 해외에서 유사한 포지션을 찾으면 sales operations manager 또는 sales planning manager가 가장 유사해 보인다.


사업기획은 거의 경험이 없어 구체적인 설명이 어렵다. 특히 '사업'과 '기획'이란 두 단어가 만나니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래서 어디서 사업기획 관련해서 레퍼런스를 얻으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했다. 개인적으로 방법론이나 프레임워크를 벤치마크해서 업무에 적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회사 내부 동료 평가에서 이 부분 관련해서 부정적인 피드백도 받았지만 개인적으로 단순한 직관으로 업무에 부딪치기 보다는 남들이 이미 경험해서 잘 만들어놓은 프로세스를 참고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믿는 편이다.


관련 레퍼런스를 고민하다보니 '사업'이란 단어 관련해서 '가이 가와사키'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 가와사키(Guy Kawasaki)에 대한 프로필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애플 에반젤리스트 개념을 만든 사람, 스티브잡스가 직접 서평을 써주는 사람, 애플 차기 CEO 후보였다는 찌라시 루머까지...

가이 가와사키가 쓴 글들을 읽어보면 사업이란 것은 절대 '우아한' 것이 아니란 것을 일깨워준다. 쓸때 없는 군더더기는 빼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생존할지 혹은 경쟁자를 이길 방법을 솔직하게 알려준다.

이번 글을 통해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은 가이 가와사키가 스타트업 발표(Pitch) 때 꼭 넣어야하는 10가지 슬라이드(The only 10 Slides You Need in Your Pitch)라는 인포그라픽이다. 평소 가이 가와사키답게 과감할 것 없이 내용을 보면 탁 무릎을 칠만한 콘텐츠이다.


가이 가와사키가 만든 자료는 스타트업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표하는 현장에 특화되었다. 이중에서 몇가지 내용을 빼면 사업기획을 준비할때 스스로 해야하는 질문들을 추려볼 수 있다.

  

1. Problem/Opportunity

현재 준비하는 사업을 통해 지금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을 고민해볼 수 있다.


2.Value Proposition

앞서 설명한 문제점을 해결하거나 혹은 즐거운 경험을 제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고객의 가치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


3. Underlying Magic

우리 제품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비롯해 마법이라고 할 수 있는 강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한다. 차별화 점, 진입장벽 이런 부분들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4. Business Model

정말 엄청난 트래픽이 발생할 프로덕트를 만들 확신이 없다면 사업기획 단계 부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수익뿐만 아니라 비용까지 고려한 구조를 고민해야할 것이다.


5. Go-To-Market Plan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수요와 공급에 해당하는 이해관계자가 있다면 각각을 어떻게 확보할지? 단순히 제품 출시에 맞춘 광고, 이벤트 기획이 아닌 구체적인 고객 확보 전략이 고민되어야할 것이다.


6.Competitive Analysis

경쟁사 및 시장환경 분석은 과할수록 좋다. 나중에 전혀 예상치 못한 적이 나왔을 때 당황스러움이란! 공략하려는 시장에 대한 확실한 landscape를 파악하고 있어야한다.


7. Managent Team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요 멤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멤버들이 수행할 수 있는 범위는 무엇일까? 웹개발 경력이 있는 백엔드 개발자에게 복잡한 데이터 마이닝이 요구되는 금융공학 소프트웨어를 만들자고 할 수 없지 않은가? 멤버가 완벽하지 않다면? (가이 가와사키 말을 인용하면) 그것도 OK. 멤버가 완벽하다면 이렇게 사업기획 자체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8. Financial Projections & Key Metrics

향후 3년간 재무 추정뿐만 아니라 주요 고객 관련 지표에 대한 추정도 필요하다고 가이 가와사키는 밝히고 있다. 당장 닥친 6개월도 알 수 없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3년 뒤 미래를 예측하라니? 하지만 이러한 추정을 고민한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크다. 그리고 이러한 추정은 조직에 대한 비전 혹은 우리가 앞으로 만들 수 있는 시장의 가능성까지 고민해볼 수 있다.


9. Current Status, Timeline, & use of Money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무엇인가? 기존의 가지고 있는 자산 중에서 추상화해서 지금 준비중인 혹은 운영중인 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 여지는 없는가? 결국 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시간과 싸움인 것 같다. 이밖에 단기간 내에 사업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그림, 그리고 자금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도 고민해야할 것이다.


가이 가와사키가 스타트업 Pitch Deck 만드는 요령을 설명한 자료를 내가 해석하고 싶은대로 사업기획에 필요한 질문거리라는 형식으로 옮겨보았다.


누구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자제들도 각종 도전을 받으며 요즘 나름 힘들게(?) 돈 벌고 있다. 이상과 다르게 우아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속에서 유의미한 질문을 스스로 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가이 가와사키가 그동안 이룬 답이나 업적을 내가 얻을 수 없지만

적어도 그 사람이 했던 질문을 내가 고민해 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cf. 마지막으로 이번에도 제목 낚시질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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