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왜 이렇게 치열한데 시장이 커지지 않을까?
선릉역 지하철 출구로 나오면 마트가 하나 있는데 그 마트는 좁은 길거리를 거의 막다시피 하고 배송할 물품을 한쪽에 쌓아놓곤 한다. 방식은 어렵지 않다. 주문을 받아 주문서가 생성되면(치킨을 시키면 배달 쇼핑백 옆에 당신의 주문 내역이 붙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걸 가지고 있다가 주문받은 물품 위에 해당 주문서를 붙여 놓는다. 배송차량은 수시로 드나 들면서 해당 배송건을 처리 한다.
조금 규모가 있는 동네에서 살았다면(또는 그렇지 않더라도) 슈퍼에서 얼마이상 사면 무료 배달해준다는 글 귀를 본적이 있을 것이다. 쌀배달이 대표적이다. 당장 필요한데 무겁기 때문에 전화로 가져다 달라고 한다. 야식 배달은 말할 것도 없다. 음식 배달과 식료품 배달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너무나도 잘되고 있는 분야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유럽으로 대변되는 세계는 음식배달과 식료품 배달에 열광한다. 왜그럴까?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익숙한 것들인데, 왜 그들은 이제야 열광할까?
그 이유에 대해 몇가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1. 큰 나라에는 배달문화가 생기기 어렵다 (땅이 크고 넓은데 모여 살 필요가 크지 않다. 그리고 모여 산다고 해도 그대로 크다)
미국과 중국은 국가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미국의 경우에 쇼핑센터가 주거지역과 떨어져 있다. 그러하다 보니 배달 자체가 어렵다. 배송료가 더 많이 드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를 이겨내기 위해 아마존이 뉴욕 시내 건물을 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 문화적인 차이: 좋은 음식은 좋은 식당에 가서 먹는 것!
미국과 유럽의 경우는 식사를 나가서 먹는 경우가 많다. (중국도 아침은 나가서 먹는다 하던데) 물론 집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좋은 음식은 좋은 식당에 가서 먹어야 하는 경우가 반드시 있다. 우리집에 좋은 그릇이 많이 있지만 식당 만큼 다양한 그릇을 보유할 수가 없다. 음식 맛은 식당 환경적인 요소도 크다. 내가 집에서 아무리 서빙을 잘한다고 해도 아내가 내 서빙에 감탄하기는 쉽지 않다. 난 기본적으로 서빙 직원들 처럼 수트를 입고 있지 않지 않는가.
3. 인건비 VS 기술력
구글에서 "미친 중국 택배 분류"라고 치면 동영상이 나오는데 중국의 지역 터미널(우리나라의 서브 터미널 격)에서 지역별로 물품을 '던져가며' 분류하는 것이 나온다. 또한 우리나라 택배 터미널에는 외국인이 근무한지가 벌써 여러해다. 싼 인건비가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분명히 현재 기술력으로 제품 분류를 할 수 있지만 사람이 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미국도 '우버화'되는 시점이기에 배송원을 구하기 쉬워졌다. 파트타임 근무자들이 늘어나자 이에 걸맞는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배달 문화가 생기기 딱 좋다.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열광하고 잘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사람이 일주일에 치킨을 한마리 먹을 수는 있지만 서비스가 좋고 앱이 개발되었다고 해서 열마리를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처음엔 대형 마트와 쇼핑센터가 주거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땅이 좁은 걸 어쩌겠는가? 잠실도 한때 아무것도 없던 동네인데 이제 사람이 바글바글 하다.
두 나라의 가장 큰 차이라면 미국은 택배비가 배송 기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중국은 거의 동일하다는 것 (중국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 중국에서 살다오신 분께 전해 들은 것이다)이다. 물론 서비스가 차이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