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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gjin Seo Jan 27. 2016

소고기 이야기

비만인이 소고기에 대해 이야기 하다.

오늘은 소고기 이야기다. 예전같았으면 미국산 소고기라고 광고해 놓으면 엄청나게 욕을 먹고 테러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벌써 수입 소고기 반대하던 시절을 모두 잊은 듯 하다.

미국과 FTA 협상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농가 살리기와 한우를 지키기 위해 한바탕 데모를 했었다. 값싼 소고기, 그리고 위험한 소고기가 국내로 유입되면 한국의 축산업계와 농가가 죽기 때문이라는 논리였다. 맞다. 소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미국과의 협상에서 진다면 분명 그렇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한우는 일본의 와규처럼 브랜드나 그 가치가 미미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쉬이 밀린다는 논리다. (근데 와규를 한자로 풀면 일본소, 즉 일본입장에서 국산소가 된다. 우리로 따지면 한우인 셈이다.)


미국산 소고기가 무서운 이유는 사육방식과 먹이 때문이다. 근데 미국산 소고기만 이런줄 아는가? 근데 한우라고 무조건 안전할까? 마블링 많은 소고기가 과연 우리 몸에 좋은 것일까? 전공자도 아니고 그저 이 분야에 관심많은 한 사람으로서의 의견을 이야기 하자면 한우 고기는 미국산 소고기보다 나을 뿐이지 결코 월등히 우수할 수 없다. 우리는 그들과 유사한 사육방식과 동일한 사료로 한우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링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이야기 하지 않겠다)


물론 요즘에는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게 소를 풀밭에 방목하고 키우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부분 소를 전문적으로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미국식 방법을 쓴다. 아니 쓸 수 밖에 없다. 사료가 아니면 넓은 땅에서 풀을 심어서 키워야 하는데 돈이 여간 드는 것이 아니다. 아니면 꼴을 베어다가 소에게 주어야 하는데 그 큰 덩치의 소에게 꼴을 먹여 키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렵고 힘들다. 이건 내가 정확하게 안다. 시골 우리 집에서 소를 키워봤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왜 축산농가는 힘들게 일해서 번 모든 돈을 사료를 쓰는데 쓸 수 밖에 없을까? 해답은 전세계적인 농업그룹들에게 있다. 그들은 세계 곡물시장을 지배한다. 농업을 지배한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곡물과 관련된 모든 것에 손을 댄다. 옥수수를 먹는 닭, 소(왜 소가 옥수수를 먹어야 하는지)는 그들의 1순위 영업대상이다. 한편에서는 통제된 곡물시장으로 인해 기아에 굶주리고 있다. 그들은 국내까지 이미 침투해 있다. 일 예로 어떤 외국회사는 국내 농업대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인재를 육성한다. 그들이 사회에 나오면 학자, 연구자가 된다. 전문가가 된다는 소리다. 그들은 당연히 그 회사의 제품을 쓸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에게 알맞은 삶이라는 것이 있다. 소는 풀을 먹고 살아야 한다. 물고기는 물에서 살아야 한다. 열매가 땅에 떨어지면 씨앗이 되어 다시 자라기 시작해 열매를 맺어야 한다. 너무나도 자명하다.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시장을 지배하는 자들로 인해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니게 되었다.


생명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관심부터 필요하다. gmo 여부를 제품에 표기하도록 해야 한다. 가축들이 어떤 사료를 먹었는지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요구하지 않으면 우리 역시 통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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