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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주 Mar 31. 2023

그리운 할머니

자기 헌신(Self-dedication)

“I Bless You for 365 Days!

0331

자기 증여 Self-dedication


요셉 성인은 내적 생활의 찬탄하올 모범이십니다. 그분의 죄 없으심, 섬세함, 온전한 자기 증여는 하느님과 인류에게 위대한 분이심을 드러냅니다.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갔다. -마태 2.14

Joseph rose and took the child and his mother by night and departed for Egypt. -Mt 2.14” 

- 출처:<365일 당신을 축복합니다. 야고보 알베리오네 지음> 



* 증여 (贈與)【명사】【~하다】【타동사】① 물건을 선물로 줌. 기증(寄贈). 증유(贈遺).┈┈• 학교에 피아노 한 대를 ∼하다. ② ⦗법⦘ 자기의 재산을 대가 없이 상대방에게 줄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 ┈┈• 자신의 전 재산을 모교의 장학 재단에 ∼했다.

* sélf-dedicátion: n.(이상·목표·사람 등에 대한) 자기 헌신.

* dedication: [ˌdedɪˈkeɪʃn] 1.【명사】 호감 전념, 헌신 (=commitment) 2.【명사】 봉헌식, 헌납[헌정]식 3.【명사】 헌정사

* 헌신 獻身: 어떤 일이나 남을 위해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함

* 증여 贈與: give, giving


★“그들이 떠난 후에 주의 사자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 하시니 요셉이 일어나서 밤에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떠나가  헤롯이 죽기까지 거기 있었으니 이는 주께서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바.....”

요셉이 헤롯이 예수를 찾아 죽이려는 것을 피하러 이집트로 예수님과 마리아를 이집트로 피신시키는 사실을 묘사한 것이다. 예수님을 구하기 위한 요셉의 헌신을 묘사한 것으로 본 서적의 해석자의 ‘자기 증여’란 해석보다는 ‘자기 헌신’이라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성찰: 내가 20살 때, 할머니는 86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젊었을 때(30대 중반)에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홀로 행상으로 4 남매를 키우시느라 갖은 고생을 다 하셨으나,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난 막내아들을 가슴에 묻어두신 채로 평생을 사셨다. 

둘째인 아버지의 사업을 도우러 우리 집에서 손주들 8명의 양육에 헌신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셨다. 


나는 돌을 전후하여 홍역을 앓았다. 고열이 계속되는데도 열꽃이 바깥으로 발산되지 못하니 곧 죽을 것이라고 주변에서는 판단했다. 당시 한 집안에 유아를 키우면서 한 두 명은 사망하는 것은 그리 큰일은 아니었다. 갖은 노력에도 차도를 보이지 않자 부모님마저 나를 포기하셨다고 한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길 건너 있는 성당에 가서 밤낮으로 기도를 드리고, 온 동네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아이고 우리 손주 죽을병 걸렸는데, 어떻게 살릴 수 없을까요?”하고 울면서 사람들에게 하소연하셨다. 그날도 새벽기도를 마치고 동네의 한집에 들어가 똑같은 하소연을 하니, 그 집 안방에서 할아버지가 나와, “용대 할머니, 손자 살리려면 성당의 뒷골목 어귀에 좌상을 벌려놓은 영감에게 가서 곰쓸개를 사다 먹이면 나을 것이오.”하였다. 할머니는 바로 달려가 좌판 할아버지에게 곰쓸개를 달라하니 참깨 3말 반을 가져오면 주겠다 하니 할머니는 집 창고로 가서 참깨를 꺼내고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달려와. “엄니, 용주는 희망이 없으니 그만 주님의 품으로 보내줍시다.”하셨다. 평상시 아들과 며느리에게 화를 내는 일이 없으신 할머니는 이때는 크게 화를 내시면서, “아녀야, 용주 살릴 수 있다고 오늘 새벽 미사 때 마리아 님이 나에게 말씀하셨어야.”하면서 참깨 3말 반을 어머니와 같이 머리에 이고서 좌판 할아버지에게 가서 성냥 알만한 곰쓸개 2개를 구하여 집으로 돌아오셨다. 이 두 알을 어머니의 젖에 으깨어 방의 윗목에 놔뒀던 나에게 먹이시니, 나는 반 이상은 흘리면서 먹은 후 열꽃이 밖으로 표출한 후 많은 변을 배설하고서 잠이 들자 나를 다시 아랫목으로 옮겨놓으셨다고 한다. 할머니의 이러한 헌신이 없었다면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못하였을 것이며, 나의 자손들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렸을 때 밖에서 뛰놀다 집에 들어오면 할머니는 누구보다 먼저 우리를 반겨주시면서 맛있는 먹을거리를 내놓아 주셨다. 먹을거리가 무척 귀하던 시절에 손주들이 들어올 때마다 어떻게 그런 음식을 준비하셨는지 참으로 신기하다. 설탕을 뿌린 토마토, 감자, 고구마, 딸기, 수박, 복숭아, 사과, 설탕 뿌린 누룽지, 따뜻하게 데운 막걸리 등 찬장 한구석에 감추어 두었다가 그 많은 손주들이 들어올 때마다 하나씩 꺼내어 주신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용의주도하셨다.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있는 할머니에게, “할무이 이것 같이 묵자.”하고서 하나를 건네면, “아녀야, 난 배부르고, 이런 것 싫어해야.”하면서 한사코 먹지 않고 맛있게 먹고 있는 나를 그윽한 사랑의 시선으로 쳐다보셨다. 


임종을 앞둔 몇 달 전에 힘들어하시는 할머니의 등을 내 가슴에 기대게 하고 내 양다리는 할머니 몸 좌우로 뻗어 안고서 앉아있었다. 

“용주야! 나 단 것 좀 주라. 단 것을 많이 먹고 싶어야.”라는 할머니 말씀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기 먹고 싶었던 것을 밝히던 순간, ‘사랑하는 손주들에게 맛있는 것 하나라도 더 챙겨주느라고 먹고 싶었던 것을 참으셨던 할머니였다’는 것을 깨우쳤다. 


요셉이 예수님과 마리아를 구하려 이들을 데리고서 이집트로 피신하였던 자기 헌신이야말로 신앙인들이 본받아야 할 일이다. 이러한 자기 헌신을 손주들에게 몸소 실천하셨던 할머니가 무척 그립다. 


작은딸로부터 손주들을 돌봐주라는 SOS가 와서, 내일 새벽에 금호동에 있는 작은딸 집으로 가야 한다. 식성이 좋은 큰 손자를 위하여 맛있는 것을 챙겨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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