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의 붕괴와 10대 청소년 자살 문제
10대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하다. 미성년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회에서 반드시 보호해야만 존재이다. 여기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를 잃은 괴물이다.
왜 이렇게 한국 청소년들은 불행한 것일까?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와 많이 놀랐다. 다들 고등학교 선행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고등학교 선행을 하지 않은 채 고등학생이 되었다. 물론 3년간 피나는 노력을 했다. 사교육도 내신을 위한 영어학원에 간헐적으로 다닌 것과 메가스터디 인강을 들은 것이 전부이다. 그 결과 현역으로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활동우수형 최초합,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학교장 추천 전형 2 최초합,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제학과 학생부종합 전형 최초합,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학생부종합 전형 2개 최초합, 육군사관학교 합격, 수능 성적은 고려대학교 지리교육학과에 진학할 정도가 나왔다. 사회배려자 전형의 도움이나 장학금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어느 사람들은 고졸 부모 밑에서 대단하다고 칭찬하곤 했다. 20살이 되었을 때 과연 나는 어땠을까? 그건 허무감이었다. 나에겐 너무 소중한 10대 중 3년을 입시라는 것에 모두 쏟아부었다. 하루 12시간에서 14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3년 동안 정답 없는 세상에서 5지선다라는 틀에 박힌 답을 찾는 공부에 소모하고 말았다. 그냥 이 시스템 자체가 너무 지겹고, 짜증 났다.
한국 학부모들 중 특히 극성 엄마들은 대치동에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교육시킨다. 난 대치동에 가본 적이 없다. 근데, 대치동에서 그렇게 잘난 교육받았다는 애들이 나에게 인사이트 있는 말을 해준 것을 본 적이 없다. 이들은 대체 그곳에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무엇을 얻은 것일까?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은 분명 학문의 장이다. 독일의 경우 대학 진학은 거의 박사 진학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학구적이다. 근데, 한국은 취업을 목적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고전 문학, 철학과 역사의 탐구와 폭넓은 독서와 토론 대신 인턴을 하는데에 모든 혈안이 집중되어 있다. 아이들 잘못이 아니다. 한국의 괴이한 고용구조 때문이다.
대학입시 정책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두환 정권 때 과외 폐지, 학력고사 원틀로 승부 보던 시대에도 극성 학부모들은 일본 문제집을 공수해서 아이들에게 풀렸다고 한다. 입시 정책을 바꾸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행위는 바꿀 수 있지만 동기(마음)는 바꾸지 못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학 안 가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독일처럼 학생들이 적성에 따라서 실업계인 레알슐레 Realschule나 직업교육을 받는 하우프트 슐레 Hauptschule, 인문계 고등학교인 김나지움 Gymnasium으로 나뉘는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인들의 대학 엘리트주의 타파 없이는 한국 청소년 자살 문제는 막을 수 없다. 공장 노동자든, 대학 교수든 사회에서 우열의식 없이 대우해 줄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 또한 강력히 요청된다. 물론 독일도 현재 우경화가 진행되면서 대학 진학률이 올라가고 있지만, 한국만큼 심하지 않다. 이 사람들은 독서를 많이 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지금 사교육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이 10대 청소년들에게 고전 독서 교육, 토론 교육, 세계 여행 교육, 스포츠 교육, 금융 투자 교육으로 지출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