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 경험이 좋은 팔로워를 만든다
당신은 리더 경험이 있는가? 나는 솔직히 말해서 많다. 호원초등학교 1,2,3,4,5, 6학년 모두 반장이었다. 6학년 때는 전교부회장을 겸하기도 했다. 호계중학교 1,2, 3학년 때도 모두 반장이었다. 신성고등학교 2, 3학년 때는 2년 연속 부반장이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상경 경영 대학 공식 교지편집위원회 '상경논총' 94호 편집장이었다. 1년 동안 활동한 기독교 선교단체 JOY에서는 서지부 회계를 맡기도 하였고, 연세 JOY에서는 가족모임 리더를 맡기도 하였다. 또한, 대한민국 공군 826기 대표 병사로 수료 연설을 하기도 했고, 교육사령부 훈련단 교육지원대에서 병장으로 만기 전역을 했다. 아직도 후임 두 놈이 연락 온다. 두 사람 다 98년생으로 나보다 3살이 많지만, 우리에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내가 내 이력을 적는 것은 내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리더 경험이 없이는 어느 조직에서 좋은 팔로워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리더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리더의 자리는 고통스럽다. 흔히들 리더를 권력욕에 미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막상 리더의 자리에 서면 그 고통과 책임감은 너무 크다.
한국의 위대한 작가 '황석영'은 근대를 기억과 망각의 갈등이라고 했던가. 나에게 있어서 조직과 타인은 기대와 실망의 갈등이다. 조직에 부조리가 있어 보이거나, 시스템이 비효율적이거나, 약자가 보인다. 기대를 갖고 리더 임무를 수행한다. 나보다 조직이 더 중요해진다. 하지만,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이내 조직과 사람에 대한 실망과 회의가 찾아온다. 이 과정의 무한반복의 삶을 살아왔다.
나는 리더 경험이 없는 사람은 좋은 팔로워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안다. 공동체를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독하고, 힘든 일인지.
수많은 조직과 사람 속에서 실망하고 좌절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계중학교 3학년 2반 아이들만큼은 내 마음속에 너무 깊이 남아있다.
가난하고, 집안사정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았지만 오로지 사랑으로 담임 선생님과 반장인 내가 1년 동안 헌신했다. 우리 반은 다른 반에 비해 압도적인 반 평균 1등, 체육 대회 1등, 합창 대회 1등을 기록하였다. 지금은 연이 거의 다 끊겼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 항상 잘 살아갈 것을 믿고 항상 기도한다.
윤석열도 사실 좋은 리더감이었다. 다만, 대통령이 너무 빠르게 되었고, 검찰이라는 수직적 구조에서 탈피하기 전에 너무 큰 권력을 쥐어버렸다. 여당인 국민의 힘도 윤석열을 보호했어야 했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구든 공동체에서 크든, 작든 리더 자리에 서보길 권한다. 그것은 민주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주 큰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To. 3학년 2반 아이들에게
"항상 기억하고, 기도하고, 사랑한단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