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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의 이모저모

MBTI 논란 종결 ;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by 바람
KakaoTalk_20250411_200118035.jpg 드라마 '이번생은 처음이라.'

MBTI를 사람들이 엄청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16가지 MBTI로 굉장히 다층적인 사람이라는 존재를 분류하는 것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MBTI 덕분에 사회적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어 그런 측면에서 사회적 효용이 증가되었다는 생각이 들곤 하다.


세계 10대 부자들의 MBTI는 어떻게 될까? 베르나르 아르노,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래리 앨리슨,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스티브 팔머의 mbti는 모두 달랐지만 이 10명의 공통점은 'T'라는 것이다.


'뭐? 그러면 T가 F보다 우월한 거 아니야?'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건 너무 단편적으로 이 정보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데에는 'F'보다 'T'가 유리하다. 애초에 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만든 사람들이 철저한 이성 신봉론자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세상엔 90%가 오른손잡이이다. 이성과 합리적 판단을 발달시키는 좌뇌가 더 발달된 사람들이 인류의 대다수인 것이다.


난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해서 거부하지는 않는다. 더 나은 대안이 아주 먼 미래에는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류사에서 차악적인 시스템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사회는 자본주의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로만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타인과의 관계와 사랑으로도 이루어진 것이다.


난 MBTI가 INFJ이다. 비율도 다 80%가 넘는다. 처음 나온 MBTI는 그 사람의 본질이다. 이후 바뀌는 것은 사회적 경험에 의한 페르소나에 불과하다. 'T'들이 선천적으로 돈을 더 잘 벌 수도 있다. 그들은 공감능력이 선천적이지 않아 'F'보다 이해타산이 잘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이분법적 사고는 지양해야 한다.)


여기 당신 눈앞에 너무 괴로워서 울고 있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어떤 감정이 드는가? 난 앞에 사람이 울면 그냥 같이 눈물이 흐른다. 내가 착해서도 아니고, 그 사람이 슬픈 이유에 대해서 명확히 알고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난 내 앞에서 사람이 슬프거나 고통스러우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한 마디로 공감(共感)하는 것이다.


감성팔이 프레임에 너무 지친다. 선천적 공감능력은 후천적으로 기르기가 너무 어렵다. 그나마 다양한 문학작품을 읽는 게 이 능력을 기를 수 있는데, 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한 마디로 공감(共感)의 빈부격차가 너무 심하다.


반면, 이성과 합리적 판단 능력은 후천적으로 기르기가 수월하다. 수학과 과학 공부, 논리적 글쓰기, 토론이나 독서를 통해서 기르면 된다.


모든 'F'들은 'T'화 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모든 'T'들은 'F'화 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갈등 해결 방안 중에 하나를 이 글로 이렇게 제안해 본다.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판사 문유석은 인간이 존엄한 이유는 타인에게 다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다정하고, 공감(共感)하는 존엄한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매일 밤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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