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규모 연극사회와 인스타그램, 그리고 자살'
일본의 사회학자 후루타니 노리마사는 자신의 저서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에서 한국 사회에 대한 진단을 '대규모 연극사회'라고 진단했다.
나는 이 지적이 굉장히 예리한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만큼 연극에 능한 사람들이 있을까?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인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행복한가? 설령 당신이 행복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진정으로 행복한지 묻고 싶다.
한국 사람들은 지금 불행하다. 근데 인스타그램에는 이상하게 좋은 일만 가득하다. 어디 맛있는 거 먹은거, 어디 좋은 곳 가는 것, 좋은 명품, 시험에 통과한 일, 좋은 직장, 좋은 인턴들로만 가득하다. 이 인스타그램이 지금 한국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인플루언서가 아닌 이상 3000명을 넘기기 힘들다. 그리고 개인 대부분의 한국사회의 비교 집단이 이 인스타그램 내부에서 국한되어 버린다. 하지만, 한국에는 5000만명이 살고 있다. 왜곡된 표본이 왜곡된 시선을 만든다. 인스타그램에 장애인과 빈자, 사회적 약자가 설 자리는 없다.
그리고, 이 인스타그램의 왜곡은 익명 커뮤니티에서의 만행으로 이행된다. 차마 눈 뜨고 지켜보고 힘든 혐오 표현들, 해괴한 생각들. 우리는 이 스마트폰 세상 밖으로 나와서 서로를 직접 마주해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한국 자살률이 너무 심각하다. 애를 안낳는 것은 괜찮다. 그치만 적어도 사람이 스스로 목숨 끊는 것은 막는게 정상이 아닐까? 여기에 문제의식을 가지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다들 인스타그램에 빠져 있어, 죽는 사람들을 기억조차 못한다. 나랑 상관 없는 일이라고? 당신에게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자살을 막지 못하는 사회에서 우리끼리 히히닥 거리고 있는 것을 보면 가끔 소름이 끼친다. 사람일까? 괴물일까? 이미 늦은건가.
그래도 언젠가는 이 땅에 행복이 가득할 일이 오길 고대한다. 냉소주의자가 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다. 담대한 낙관주의자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