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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KOREA)

by 바람

"밥 먹으러 와라. 선릉으로."


"넵. 필승. 확인했습니다."


여김없이 사촌형 N형이 나를 불렀다. N형은 종갓집 큰고모의 첫째 아들. 나는 종갓집 막둥이 아들의 막내 아들. 78년생과 01년생. 우리 둘은 닮은 점이 많다.


돌아가신 고모부도 음주폭력이 심했다. 고모부는 고모는 때리지 않았지만, N형을 비롯한 삼남매에게 폭력을 가했다. N형네도 가난했다. 하지만, 해양대를 장학금 받으며 졸업하고, 지금은 중국 국영 무역회사의 임원이다. 치열한 사내 정치를 실력으로 뚫어낸 N형. 언제나 가정적이며, 올곧고, 베풀 줄 알며, 유연하며, 틔어있고, 사회적 스펙트럼이 넓은 N형. 형은 안가본 나라가 없고, 안해본 알바가 없다. 지인도 사회의 거의 모든 계층과 관계를 맺는다. 행동력과 추진력도 강하며, 네트워킹 능력은 끝판왕. 나의 멘토. 자산도 많은데, 항상 기부를 한다.


형과 만나면 국제 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히 들을 수 있다. 특히, 중국에 관한 이야기. 중국. China. 동아시아의 강자.


바보가 아닌 이상 내가 진보주의자이고, 민주당 지지자인걸 알 것이다. 애초에 혈연들이 노동자, 성소수자 출신이고, 가난을 피부로 경험했기에 뼛속까지 진보주의자다. 민주당 내에서 우원식과 이탄희를 좋아하고, 김동춘 교수의 좋은세상연구소에 가입되어 있기도 하다. 사회적 스펙트럼도 막노동 노동자와 장애인부터 증권사 이사까지 25살 치고는 좁지 않다.


N형도 나와 정치적 성향이 같다. 우리 둘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끼는 것은 한국의 우경화에 대한 우려다. 한국은 우경화가 심각하다. 반공주의도 너무 심하다. 진보적인 이야기만 하면 빨갱이랜다. 근데, 보통 그런 말 하는 보수주의자들은 부모 빽으로 군대를 안가거나, 미국 시민권자이거나, 조상 중에 친일파가 많더라. 나보고 빨갱이라고 하면 말이 안된다. 나는 무궁훈장 국가유공자 집안이고, 나도 공군 훈련단 병장을 만기전역한 사람이다.


질곡의 역사 한국. KOREA. 조선왕조 500년. 구한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과 친일파. 1945년 광복.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급격한 수입. 제주 4.3. 동족산잔의 1950년 한국전쟁. 새마을 운동. 박정희. 전두환. 광주 5.18. 대학살. 김영삼. IMF와 대량 자살. 2002년 월드컵. 문민정부. 노무현. 이명박. 2008년 금융위기. 박근혜와 촛불. 문재인과 코로나, 부동산. 윤석열과 비상계엄. OECD 압도적 자살률 1위, 압도적 초저출산, 압도적 과시와 물질향락주의. 인스타그램과 디씨 인사이드. 우웩.


2025년과 1945년 80년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압축적으로 일어났다. 중2때 키가 10cm 가까이 커졌다. 갑자기 크니까 무릎이 너무 아프더라. 성장통.


N형과 이야기를 나누며 중국에 관해서 많이 생각한다. 일본 제국주의 시절 난징 대학살. 장제스 시절에는 중국은 조선의 독립운동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마오쩌둥이 정권을 잡고 공산주의의 패착을 걸었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중공군이 국군을 많이 죽였다. 신장 위그루에는 지금도 군인들이 많다.


일본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일본. Japan. 엄청난 우경화의 나라. 포레스트 검프(Forest gump)의 히피의 배경. 세계를 물들인 6.8 혁명 때 대학생 진보세력이 서로 죽창으로 찔러 죽여 자멸한 일본. 아직도 일본에서는 성매매가 공공연히 이루어진다. 아베의 장기집권. 한국전쟁 시기 2차 세계 대전 패전국이었던 일본은 군수물자 대량생산으로 엄청난 호황기를 맞았다. 지브리의 '바다가 들린다'는 1980년대 배경인데, 하와이로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간다. 그들의 발 밑에는 한국 동족산잔의 피가 있다.


엄청난 우경화의 일본(Japan). 공산주의의 중국(China).


할만큼 했다 이제.


"용규야 너에게 항상 말하지만 큰 사람이 되렴. 너가 연세대 로스쿨만 입학하고 졸업하면 솔직히 한동훈보다 꿇릴게 뭐가 있냐."


"네 형."


중국, 일본,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모두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패권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3때 한국지리 이기상 선생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지정학자들이 혀를 내두른다고. 이 지정학적 위치에서 어떻게 이런 강대국이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이 안된다고.

시부럴. 핵 빨리 만든 다음에, 평화통일이든 흡수통일이든 해야 한다. 다 잘될 것이다.


이민 갈 사람들은 미국으로 빨리 떠나길 바란다. 그리고, 한국이 더 살기 좋아졌을 때 독사 새끼들처럼 다시 기어오길 바란다 제발. 난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국제시장의 수많은 광부와 간호사들이 피눈물 흘리면서 독일에서 일하며, 지켜온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거나, 배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구 끝까지 증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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