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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靈)

by 바람

영적이다. (soul). 영(靈). 영혼에 관한 몇가지 이야기를 적는다. 재미로 읽어보길 바란다.


사건 1.

미취학 아동일 때의 일이었다. 아파트 복도가 개방형이었는데, 거기서 맨날 개구쟁이처럼 놀았다. 엄마 따라서 교회도 몇번 나갔었다.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뭔지는 잘 몰랐다.

여느 여름날 오후, 뭉개 구름이 아파트 주위를 맴돌았다. 구름 모양이 이상하다. 어떤 남자가 웃으면서 지팡이를 들고 양떼를 치고 있다.


'어 얼마전에 목사님이 말씀하셨던 내용인데.'


엄마에게 예수님을 보았다고 말씀드렸다. 엄마가 거짓말하면 못쓴다고 하였다. 지금 생각으로는 그냥 구름 모양을 착각한 것 같다.


사건 2.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중2 아빠 사업이 망할 때까지 럭키아파트에 살았다. 그 집에서는 안좋은 일만 가득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중간고사가 끝나고 놀다가 밤늦게 집에 왔다. 엄마는 이모네 놀러갔고, 아빠는 미팅이 있고, 누나는 고등학교 야자다.


하필 그날 컨져링을 봐서 무서운데, 집에 혼자다.


'아 시부럴 죤내 무섭네.'


피곤해서 이불 깔고 거실에서 드르렁 드르렁 자는데 가위에 눌렸다. 몸이 안움직인다. 눈을 살포시 떴는데 여자 귀신이 있다.


접귀(接鬼)를 원하는 것 같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야, 좋은 말 할 때 저리가라. 짜증나니까."


가위는 이내 풀렸고, 집에 있는 불을 다 켜놓았다. TV를 틀어 투니버스 원피스나 보았다. 불쾌했다.

몇 개월 뒤에 안방에서 거울을 보는데, 전에 보았던 그 여자 귀신이 날 훔쳐보고 있더라. 내가 쳐다보니까 사라졌다. 얼마 뒤에 옆동에서 투신 자살한 사람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헛것을 본 것 같다고 여기지만, 뭔가 기분은 좋지 않다.


사건 3.

중학교 때 강원도 평창 본가에 놀러갔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조용한게 좋아서 눈치껏 혼자 빠져나와 산책을 한다. 걷고, 또 걷고. 걷다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하수구를 보았다.

잘린 강아지의 앞발 2개가 놓여있었다. 옆에는 한국전쟁 때 쓰던걸로 유추되는 수통이 놓여져 있었다.

기분이 좋지 않아, 화투치는 본가로 길을 돌아섰다.


사건 4.

진주 교육사령부에 있을 때의 일이다. 토요일로 기억하는데, 동기 놈들은 다 쳐 자고 있다. 그날은 이상하게 눈이 일찍 떠졌다. 6시 즈음이었나. 숙소를 나와서 훈련쉼터 근처를 산책하며 걷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사슴(Deer).


엄청나게 큰 사슴이 눈 앞에 있었다. 아름답다. 영롱하다. 영(靈)적이다. 엄청난 광경을 보면 말이 나오지 않더라. 사슴을 배려해주기 위해 먼저 자리를 떠났다. 눈과 뿔이 참 예쁘더라.


사건 5.

고양이(cat). 고양이는 음(陰)기가 가득하다. 항상 차 밑이나 그늘에 숨어 있는다. 길 가다가 보면 계속 쳐다본다. 사실 별로 안좋아한다. 싸가지 없다. 강아지는 헤벌레 귀여운데, 고양이는 뭔가 cynical해 보이고, 차가워 보인다. 가끔 고양이가 쳐다보면, 승부욕이 발동해서 나도 계속 쳐다본다. 쳐다본다. 쳐다본다. 3분 정도 지나면 고양이가 자리를 뜬다. 모든 고양이가 그렇더라. 내 양(陽)의 승리(Victory).


유물론자들이 많다. 사실 무신론도 하나의 믿음 체계이다. 신의 존재 증명은 불가능하다. 무신론 또한 믿음이다. '신이 없다는 믿음'. 다들 무언가 믿고 있다.


어떤 이들은 무당을 찾아가고, 어떤 이들은 사주팔자를 믿는다. 어떤 이들은 명리학을 믿고, 어떤 이들은 부처를 믿는다. 어떤 이들은 공자와 논어를 믿고, 어떤 이들은 자아(自我)를 믿는다. 어떤 이들은 태몽을 맹신하고, 어떤 이들은 풍수지리를 믿는다. 어떤 이들은 샤르트르의 철학을 믿고, 카뮈와 니체를 추종한다. 어떤 이들은 이성(理性)과 합리(合理)만을 추종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이성적이었던 독일인들은 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와 나치를 믿었고, 홀로코스트로 유태인들을 참혹하게 대량 학살했다.


당신을 무엇을 믿고 있는가? 돈, 명예? 외모? 가족? 친구? 학벌? 부모? 평판? 과학?


그리스도께서는 자신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참뜻을 깨우치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매일 밤 기도한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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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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