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자에 대한 나의 생각
주변에서 보수주의자들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연세대학교와 공군 훈련단 사람들은 소득분위가 높거나 서울, 영남 출신 사람들이 많아서 유독 심한 것 같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휴머니즘(humanism)적 가치가 자신의 가치체계의 우선 순위인 사람은,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친구(friend)가 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일단, 나의 아버지는 중도 우파이고, 나는 중도 좌파인데 우리 부자 지간에는 큰 대립이 없고, 정치적으로 통용되는 공감대도 많다. 둘 다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 칼럼을 쓰기 전과 후의 나는 변한게 없다. 하지만, 나의 모든 포스팅에 무조건적으로 좋아요와 응원, 댓글을 해주던 보수주의자들이 칼럼을 쓰기 시작한 뒤로 침묵하기 시작했다. 이빨 꽉 깨물고 스토리도 보지 않는다. 내 글이 불편한 것이다. 내 글이 아니꼬운 것이다. 가치체계의 꼭대기에 정(情)이 아닌 이데올로기(ideology)가 있는 것이다. 괴물들이다. 돈과 성공에 눈이 먼 것이다. 소인배인 것이다.
이런 보수주의자들 혹은 별 생각 없이 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있었다.
1. 부자(richer)
부자들은 가진게 많다. 보수를 지지하는게 유리하다. 그럴 수 있고, 그러는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강남좌파들이 특이한 것이다.
2. 가족(Family)
보통, 정서적으로 안정된 대학교육을 받은 부모가 보수를 지지하면, 자녀도 보수를 지지한다. 종교도 비슷하다. 교회의 신자 대부분이 모태신앙이다. 정치적 성향이든, 신앙이든 메타인지 능력 없이 타성에 젖어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에 대해 읽어보지도 않았고, 존 로크, 장 자크 루소, 홉스의 저서도 읽어보지 않았다. 무지하다. 세계 연구 역량 Top 100에 속해 있고, 경제 10개 대국 내에서 두번째로 좋은 대학교인 '연세대학교'(Yonsei University)에 다니지만, 어떠한 사회적 책임 의식도 없다. 그냥 콜드 플레이 내한 공연 간거 포스팅에 올리거나, 카페나 오마카세 가는거 자랑질 하느라 바쁘다. 암담하다, 너무. 지금도 누군가는 생활고로 자살하고 있는데. 지금 이 순간에는 어떤 가족들은 동반 자살을 하고 있는데.
3. 협소한 세계관
이전에 상경논총에서 어떤 형이 이런 말을 했었다.
"적어도 우린 부모가 우리의 발목을 잡진 않잖아."
어떤 누나는 이런 말을 했었다.
"법조인은 사회의 하방을 만나야 하잖아. 그래서 꺼려져."
이 말을 들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더라. 도대체 이 사람들은 대학에 들어와서 책을 500권은 넘게 읽었을까? 이 사람들은 상하차 알바나 배달 알바는 해보았을까? 이 사람들은 장애인과 직접적인 인간관계는 맺어 보았을까? 이 사람들은 판자촌에 가서 연탄봉사를 몇번이나 해보았을까? 이 사람들은 호스피스 병동에 가보긴 했을까? 이 사람들은 요양병원에서 할머니들 발마사지는 해보았을까?
20년 뒤면 사회에서 중추적인 자리를 잡을 사람들이다. 제 2의 한덕수, 김병환, 최상목, 한동훈이 생기는 것이다.
4. 보수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
사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개방적인 보수가 폐쇄적인 진보보다 건설적인 역사를 훨씬 더 많이 일구어 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보수는 진보와 마찬가지로 인류사에서 위대한 가치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와 정치성향은 다르지만 연세대학교 철학과 김형석 교수를 존경하는 이유도 그와 같기 때문이다.
보수라는 가치는 분명 소중한 가치이지만, 제대로 된 보수가 한국에 없다. 누가 총대 메고 개혁해 주었으면 하는데, 다들 겁이 너무 많다. 난 진보주의자이지만, 건강한 보수주의자도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발 정서적, 물질적, 외모적 금수저분들은 보수 좀 개혁해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
"이러다 다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