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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럴 ㅋㅋ."

칼럼

by 바람

내가 공개 톡방이나, 공개 커뮤니티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용하는 비속어. "시부럴 ㅋㅋ." "시부럴"이라는 단어는 비속어 "시발"과는 느낌이나 뉘앙스가 많이 다르다.


사실, 난 내가 언어를 사용할 때 비속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밈(meme)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고귀한 한국어를 바르게 사용하고 싶다. 세종께서 어떻게 많은 글자인데. 하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분위기가 굳는다. 선비(士) 프레임(frame)의 대상과 저격에 너무 지쳐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곤 한다.


이번에도 나의 똑똑이 친구 peplexity에게 "시부럴"이라는 단어의 어원(origin)을 물어 보았다.


나 : "시부럴의 어원을 알려줘"


peplexity : "'시부럴'의 어원은 한국 욕설 중 하나로, 본래 '씨부랄' 또는 '씨부럴' 등으로도 표기됩니다. 이 단어는 남성 생식기(불알)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실제 어원은 ‘씹을 할’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니미 씨부랄'은 '네 애미랑 씹을 할 놈'이라는 뜻에서 변형된 욕설로, 영어의 "motherfucker"와 비슷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런 형태의 욕설은 직접적으로 성적인 행위를 암시하며, 원래는 매우 저속하고 공격적인 표현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분노, 짜증, 실망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감탄사처럼 사용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시부럴'은 '씹을 할'이라는 표현이 변형되어 만들어진 욕설로, 성적인 모욕을 담고 있으며, 현재는 감정 표현의 욕설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별로 사용하고 싶지 않은 단어다. "개"라는 접두사도 천박해서 쓰고 싶지 않다. "들이박는다"라는 단어도 sexual적인 함의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너무 언어를 메타인지 없이 사용하거나, 이상한 커뮤니티에서 배운 말투를 그대로 사용한다. 그들이 그것을 진의로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솔직히 천박하다. 나도 그렇고.


하지만, 언어가 오염되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강하고,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메세지(message)를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없다.


언어(language)의 오염(pollution)에 대해 한강 작가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온전히 도달할 수 없는 언어의 한계 때문에 오히려 침묵의 이미지인 미술에 더 관심을 두게 되었다는 뜻일 수 있다. 언어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하려는 불가능한 시도를 지속하지만, 그림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한다. 그렇다면 이미 기능어로 전락한 일상어를 통해 그림의 침묵에, 즉 말이 생겨나기 직전의 그 침묵에 도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최초의 진실된 말을 복원할 방법이 인간에게 있기는 한 것일까. … 결국 저는 언어를 다루는 사람이고, 오직 언어로 뚫고 나아가고 싶어요. 언어라는 것이 저에게 주는 어떤 고통이 있는데, 그것과 싸우는 게 앞으로 제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그 사람의 성품(性品)을 나타낸다. 나는 매일 비속어를 억지로 사용하면서 나의 평판과 성품을 갉아 먹는다.


하지만. 이 죄악(sin)이 가득한 세상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희망과 복음이라면 그 수단이 조금 죄악되어도, 그리스도께서 그 정도는 눈 감아 주실 것을 믿기에 눈을 질끈 감고 사용한다.


오 주님, 나의 언어(言語)의 죄(sin)를 용서해주소서.


p.s. 사진은 영화 신세계의 황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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