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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PD Jun 26. 2023

이문식 씨 이 뽑은 사연

2008-04-04

[일지매]에 배우 이문식 씨가 일지매의 양아버지 쇠돌역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문식 씨는 쇠돌역을 위해 멀쩡한 앞니를 뽑으셨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은 아래의 링크로 가셔서 확인하십시오.

http://sports.hankooki.com/lpage/entv/200710/sp2007101707243658390.htm

이문식 발치에 관한 이유는 설이 오가고 있습니다. 얼굴을 생명으로 여겨야 하는 배우가 멀쩡한 이를 뽑았기에 여러 가지 설이 돌고 있는데 제가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치과치료설입니다. 이문식 씨는 평소 앞니에 심한 충치를 앓고 있었는데 마침 일지매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이를 뽑았습니다. 배우로서 신상에 변화(?)가 생긴 이문식 씨는 발치(發齒)의 이유를 [일지매]에 덤터기 씌우기로 작정하고, 치아 관리에 소홀한 책임을 회피합니다. (치과치료설)


둘째, 연출강권설입니다. '연출이 앞니를 뽑는 조건으로 캐스팅하겠다' 해서 눈물을 머금고 이문식 씨는 이를 뽑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주로 배우 본인이 사방에 퍼뜨리고 있는 설입니다. (이문식 설)


셋째, 의욕과잉설입니다. 이문식 씨가 어찌하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까 고민하다 앞니를 빼기에 이르렀고, 이를 수습하고자 연출과 작가는 쇠돌이의 빠진 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대본에 추가했다는 것입니다.(연출요구설)


첫 번째 주장은  발치한 이의 위치가 충치 등 치과질환이 잘 발생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눈에 띄기 좋은 앞니인 것을 감안한다면 낭설로 보입니다. 두 번째 주장도 무명배우도 아니고 잘 나가는 배우에게 연출이 강요했다는 것이 이치가 맞지 않습니다. 이문식 씨 주연급 배우로 몇 작품을 하셨는데 조연 역을 제의했을 때 솔직히 연출자는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정이었습니다. 더구나 저는 배우의 신체를 함부로 훼손하려는 막돼먹은 연출이 아닙니다. 두 번째 주장은 저는 좀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세 번째가 제일 진실에 가깝다고 소리 높여 주장합니다.


캐릭터에 대해 상의하던 중, 저는 이문식 씨에게 다모의 '마축지'와 차별된 뭔가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물론 그 자리를 달 구웠던 막걸리가 분위기를 상승시켰고, 이문식 형이 '한번 이를 뽑아볼까요?' 하고 던지기에 술김이었는지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고개 짓은 취기에 끄덕여진 것이지 이를 뽑으라는 의사 표시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이를 뽑았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 경천동지 할 사실은 SBS 수뇌부에까지 보고되었고 화들짝 놀란 저와 작가는 '이왕 뽑았는데'하며 쇠돌이의 발치(發齒) 사연을 대본에 반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시놉시스에 없던 쇠돌의 이 뽑은 얘기가 대본에 반영된 것이 제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적 증거입니다.


여하튼 이문식 씨 덕에 현장이 아주 즐겁습니다. 캐릭터를 위해 몰입하고 노출 연기까지 몸 사리지 않는 그의 모습은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촬영 짬짬이 끊임없이 대사를 반복해 읇조리며 연습을 하고, 이미 촬영한 대사를 다시 외며 재검토합니다. 그래서 지나간 샷을 재촬영해달라 슬며시 요구해 스텝의 빈축을 사긴 하지만 이 역시 즐거운 과정입니다.


[일지매]를 위해서 많은 캐릭터들이 극 중에서 목숨을 잃는데 쇠돌이 또한 그렇습니다. 이 좋은 배우를 빨리 보내기 아쉬워 작가와 저는 매일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쇠돌이 이문식 파이팅입니다.




아직까지 궁금합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문식형과 격조했는데 연락 좀 드려야겠습니다.(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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