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용PD Jun 29. 2023

<추격자>

2008-02-19

오랜만에 만난 수작.

유영철 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기에 연쇄살인범을 쫒는 전형적인 얘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극 초반에 범인 지영민을 전직 형사이자 현직 보도방 포주 중호가 경찰에 인계하면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이야기로 펼쳐집니다.  훌륭한 기획은 익숙한 드라마를 비트는 데 있다는 업계의 공식이 있습니다. 바로 그 공식이 흥행의 명제로서 잘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범인이 일찌감치 경찰에 잡혀버린 발상의 새로움이 그러했고, 전직 형사이지만 경찰로부터 따 당하는 중호의 캐릭터도 신선했습니다. 스스럼없이 자신이 범인임을 밝힌 영민의 캐릭터가 결과적으로는 진부했습니다만 극 전체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무리 없었습니다.


달리고 뛰는 장면이 많아 전체적으로 포커스와 조명의 톤이 불안했습니다. 밤 장면에 그렇게 뛰어다니니 포커스와 조명이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아마 기술 스태프의 입장에서는 NG 커트가 영화에 쓰여서 불만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짜임새 있는 연출과 개성적인 캐릭터를 뽑아낸 김윤석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하정우는 연기나 작품 선택은 조금 정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지영민역은 하정우여서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시장의 똥 세례 사태를 들어 묘하게 정치판과 경찰의 관료주의를 풍자하는 것도 별미입니다. 충무로는 나홍진이라는 작가이자 감독과, 김윤석이란 배우를 주연급 연기자로 탄생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특히 타이트 샷과 핸드 핼드, 편집의 템포를 조절하며 관객을 긴장하게 하는 연출의 솜씨는 앞으로도 이 감독의 작품을 기다리게 만들었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수작입니다.


p.s: 이 영화를 보면 흡연이 얼마나 몸에 좋지 않은 습관인지 절감할 수 있답니다. 


작가의 이전글 <요시마타 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