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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PD Aug 20. 2023

피카소의 도둑맞은 그림

2007년 3월 26일에 쓴 글

피카소의 작품 두 점이 지난 2007년 2월 28일 파리에 살고 있는 화가의 손녀딸 집에서 도둑맞았다고 한다.


피카소가 1938년에 그린 [인형을 들고 있는 마야: Maya With Doll 왼쪽]와  [자끌린의 초상: Portrait of Jacqueline 오른쪽] 이란 1961년 작품이라고 한다. 파리의 경찰은 두 작품의 가치가 6천6백만 불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가족들은 그 이상의 가치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림의 가치와 유통에 대한 상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지만 이런 명화의 도난에 대해서 감히 몇 가지 추리를 해보고 싶다. 


첫째, 당연하겠지만 전문가의 소행일 것이라는 점이다.  훔친 작품을 공개적으로 유통시키기 힘들 것이기에 도둑은 전문적인 장물아비를 끼고 있거나 아니면 특정 수집가의 요청으로 미술품을 훔쳤을 것이다. 이미 피카소의 작품은 444개나 도둑을 맞았다니 어쩌면 피카소의 작품만 거래하는 지하의 암시장이 있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둘째, 그렇기에 당분간 위의 두 작품은 앞으로 다시 보기는 힘들 것이다. 지하에서 몰래 거래한 이 장물들은 어느 수집가의 독점욕을 만족시키며 그의 개인 갤러리에서 상당 기간 머물 것이다. 그가 죽은 후에도 이 작품은 비밀리에 상속될 것이기에 아마 더 이상 햇볕을 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피카소의 작품을 도둑맞은 것은 비단 그 가족 만의 비극은 아니다.(19944년 스위스의 갤러리에서 도난당한 피카소의 7개의 유화는 아직도 발견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셋째, 이 절도로 인해 모작의 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인다. 짝퉁 그림을 잘 만드는 선수에게는 이렇게 유명한 작품이 사라졌다는 소식은 그들에게 한몫 단단히 챙겨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위의 두 작품이 다시 발견되었을 때 경찰과 원소유주가 가장 먼저 할 일을 기뻐하며 축배를 드는 것보다는 작품의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일일 것이다.


넷째, 가장 심한 억측이지만 피카소의 가족이 정말 손해를 입었는지 궁금하다. 일단 금전적인 부분은 보험에 의해 보상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따르면 절도범은 완벽하게 보안 장치를 해제하고 작품을 빼나 갔다고 한다. 혹시나 가족이 이 범죄와 공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1944년의 사라진 7개의 작품과 함께 지하 깊숙이 전시된 마야와 쟈끌린을 상상해 본다면... 그리고 그 작품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며 하얀색 고양이를 쓰다듬는 그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과연 누구일까? 요즘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이 글은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토대로 썼음. (2 Paintings by Picasso Are Stolen in Paris)


15년 전에 쓴 이 글을 보고, 과연 위 그림을 되찾았나 궁금해졌다.

다행스럽게도 6개월 뒤 프랑스 경찰이 미술품 절도 전과자를 체포했고 위 두 그림을 회수했다고 한다. 


과거 도난당한 미술품은 판매하려고 시장에 나왔다가 회수되는 예가 많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마약이나 장물거래 등 범죄의 대가나 보증금으로 명화가 쓰인다고 한다. 그래서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아, 사라진 미술품의 환수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이다.


마피아의 전직 보스가 돌아가시면, 그의 집안에서 다수의 명화가 발견되는 것도 그리 황당한 상상은 아닌 것 같다. (2008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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