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18일 쓴 글
마케팅에서 후발 주자가 선두 주자를 물리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선두주자는 이미 소비자의 마음속에 가득 자리 잡고 있기에, 그곳에 빈틈을 차지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구글이 야후를 젖혔습니다. 구글은 수작업을 통해 데이터를 정리하는 과거의 검색 엔진과는 달리 한 웹 페이지를 링크한 페이지의 수, 접속빈도를 통한 유명세(Popularity), 검색어가 그 페이지에 몇 번이나 반복되었나, 찾고 있는 검색어는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는지를 자동으로 조사해 검색의 정확성을 올렸습니다. 그리하여 2004년 5월 현재 미국에서는 야후와 MSN을 젖히고 36.4%의 점유율을 올리는 최고의 검색엔진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글은 광고로 검색되는 사이트는 별도로 “Sponsored Link”라고 구분했습니다. 이용자들은 구글의 광고와 검색결과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구글은 “Good guy”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사람들 사이에 심었습니다. 그들은 이러한 company motto를 “Do no evil” 정책이라 부릅니다. 이 Good Guy들은 그들의 주식을 상장할 때도 특별한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많은 IT업계에서 주식을 상장해 경매의 방식으로 한몫을 잡으려 할 때, Google은 Dutch Auction이란 경매 방식을 통해 주식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이 방식은 우선 모든 주식을 다 살 수 있는 가급적 많은 경매참여자를 찾습니다. 그래서 만약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1등부터 10등까지 10명이고, 이 10명을 모아 모든 주식을 다 팔 수 있다면, 그 10명 중 꼴찌가 제시한 가장 낮은 금액으로 그들의 주식을 팔아버린 것입니다. 이 방식은 네덜란드에서 꽃을 팔 때, 재고를 남기지 않을 수 있는 가장 큰 경매가를 찾는 방식으로 시작되었는데, 구글이 이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주식을 갖길 바란 겁니다. 이 방식을 통해 그들은 거대 자본이 구글의 경영권을 침탈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 또 그들이 “Good Guy”란 이미지를 확고히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눈여겨볼 것은 IT 업체로서 구글이 갖고 있는 그들의 철학입니다. 기업 문화라고 달리 말할 수 있는 구글의 철학은 창의력이 기업 생존에 필수적인 IT산업이니 미디어 산업 종사자에게는 관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이 철학은 2004년 2월 Info World 매거진에 소개되었습니다. 다음의 다섯 가지의 원칙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중요한 것들을 다루자.(“Work on things that matter”) 둘째,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라.(“Affect everyone in the world” ) 셋째, 가능하다면 알고리듬(Algorithms)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라.(“Solve problem with algorithms if possible”) 넷째, 명석한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들에게 많은 자유를 주어라.(“Hire bright people and give them lots of freedom”) 다섯 번째, 새로운 것을 시도하길 두려워하지 마라.(“Don’t be afraid to try new things”) 첫 번째와 두 번째는 Google의 소비자들과 직원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를 찾아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력을 기울이자는 것입니다. 세 번째의 경우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인데, 그때그때의 임기응변으로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규칙 같은 것을 적용하여 해결하는 훈련을 하자는 것입니다. 즉 문제 해결 능력을 Business process화 하자는 것입니다. 조직의 체질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강화하자는 그들의 철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 것과 다섯 번째의 것은 또 다른 교훈을 줍니다. 즉, 재능 있는 인재를 찾아내 그들이 능력을 발휘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자유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구글은 직원들에게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의 20%를 주 업무와 관련 없는 개인적인 프로젝트에 사용하라고 권한다고 합니다. 이 기사의 저자 Chad Dickerson은 이 철학이 주는 장점으로 다음을 지적합니다. 즉, 어떤 조직이 망할 수밖에 없는 길로 전력 투구할 때, 한 조직원이 자유롭게 연구한 20%의 샛 길은 의외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월급쟁이로 조직생활을 해보면 정말 사소한 일에 많은 사람들이 매달려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매년 비슷한 문제가 터지는데 여전히 제대로 대응을 못해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경우도 봅니다. 인재를 뽑아놓고, 그들의 재능을 키워주기보다는 조직의 틀 속에 가두어 인재를 범재로 바꾸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Google의 철학은 제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사실 Google의 영악함을 저는 이곳에서 방송되고 있는 CBS의 [60 minutes]란 프로그램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한 가지 예가 구글의 빌딩(Googleplex)의 카페테리아입니다. 구글의 식당에선 전 세계의 각종 요리를 모든 직원에게 공짜로 제공합니다.
60 minutes는 전문가의 말을 빌어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합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공짜로 음식을 주어 사실 돈을 법니다. 왜냐면 직원들은 회사에 남아있고, 밖에 나가질 않습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거죠. 직원들은 음식을 받은 다음 자신의 책상에 돌아가 일하는 거죠”
구글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최소 14번의 인터뷰를 거쳐야 합니다. 일단 채용이 되면 회사는 직원을 행복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행복한 직원들이 지금 IT업계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혁신은 구글의 직원과 함께 구글을 접속하는 세계인 마저 행복하게 할 것처럼 보입니다. 참, google의 직원들은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천명 이상의 직원이 주식의 상장으로 백만장자가 되었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