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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PD Jun 16. 2023

<KICK ASS>

2010/04/29

초등학교 시절 저는 '육백만 불의 사나이'와 '007'의 대단한 팬이었습니다. 멀쩡한 길을 놔두고 '철조망'을 넘어 다니는 '육백만 불 사나이' 짓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특별한 능력이 제게 있고, 어느 날 그것이 여자들에게 발견되는 '즐거운 상상'을 자주 했었습니다.  철이 들었는지 세상과 타협했는지 저는 특별한 능력을 찾는 것은 어느 날 포기했고 그저 학교와 집을 오가는 범생이가 되었습니다. 만약 그때 제가 '철조망을 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영화 속의 영웅들처럼 사람들을 도우려 나섰다면 저의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왜 모든 슈퍼 히어로우는 '슈퍼'해야만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혀' 특별하지 않은 한 고교생이 '슈퍼 히어로우'가 되길로 결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했고, 그 결과 우리는 즐거운 영화 한 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데이브는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평범하다 못해 덜 떨어진 고교생입니다. 만화책을 좋아하고 두 친구와 야한 농담을 시시덕거리는 것이 생활의 전부인 평범한 학생입니다. 그의 유일한 초능력이 있다면 여학생들 앞에서는 '투명인간'이 될 정도로 무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정도입니다. 어느 날 데이브는 슈퍼 히어로우가 되기로 작정합니다. 물론 그에게는 특별한 능력도 없고, 훈련을 받은 것도 없습니다. 인터넷에 라텍스 의상을 주문하는 것으로 시작한 그의 슈퍼 히어로우 질은 그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특별한 재주'없는 슈퍼 히어로우라는 발상의 전환이 이토록 유쾌하고 재밌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80년대의 청소년 에로물 Porky's를 보는 듯 평범하고 촌스러운 영상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하지만 데이브가 'Kick Ass'라는 녹색 고무의상을 입고 설치기 시작하면서 관객들은 주인공의 삶에 빠져들고 유쾌한 미소를 입가에 짓기 시작합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반드시 본인의 선택과 행동에 의해 결정 나지 않듯, 'Kick Ass'의 스토리도 현실 세계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히어로우'들과 조우하면서 꼬이기 시작합니다.


코미디도 있고, 액션도 있고, 사랑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권하기에는 심할 정도로 잔혹한 액션이 나오긴 하지만 여성분들도 이 영화에는 찬성표를 던지리라 생각합니다. '콜럼버스의 달걀 세우기'처럼 산뜻한 발상의 전환에 '허를 찔린' 느낌입니다.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Kick Ass'는 막바지에 거의 슈퍼 히어로우가 됩니다. 그래서 '진정 원하는 것은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줍니다. 그 위안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의 마음은 크게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Hit Girl은 아주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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