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topian Nov 05. 2023

기억에 남는 사람/브랜드/일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2

매출이나 규모가 큰 브랜드가 되기도 하지만 우주에 남길 수 있는 흔적은 넓고 펑퍼짐해져 결국엔 '그 브랜드가 뭘 했었지?"라는 의문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성공적으로 자신의 성장 루프를 만들기 시작한 작은 브랜드의 경우에도 '소비자 공감 → 브랜드 심화'의 과정에서 대부분 '소비자 공감→ 시장의 확장'으로 가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수많은 작은 브랜드들이 '유혹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우주에 깊은 흔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브랜드의 묘비에 어떤 존재의 이유를 남기고 싶은지 되새겨보라. 그것이 없는 작은 브랜드라면 성장 방식의 흐름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그것이 있다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신중하게 되짚어보길 바란다.


우주에 흔적을 남기고 싶다면 그 출발부터 달라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일을 할 것인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것인가?  61

 우리는 정해진 책상에 앉아 교육받고 선생님의 말을 잘 듣고 부모님을 공경하고 주어진 문제에 정해진 답을 찾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여전히 이러한 기준은 자녀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스스로에게도 회의감이 들 정도로 이 틀을 벗어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현실적인 범위 안에서 공감을 얻기 위해서라도 통용되는 기준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왼쪽에 '보편성'을 두고 오른쪽에 '탁월함(창의)'를 둔다면 그것이 균형을 이루는 중간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수준의 창의를 지속한다면 지금 각광받는 탁월함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한 발짝이 최근에는 조금 더 앞을 내딛어도 될 만큼 발전하고 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그러나 기억에 남지 못한' 것은 나중에 인정을 받지만 그 예지자 본인은 너무 힘든 일이니까요. 최근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무시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던 제안들이 프로젝트화 되고 예산이 투여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물론 설득력이 높아진 것도 있겠지만 그것은 스스로의 위로일 것이고 분명 세상의 관념과 가치관이 미래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빨리 따라가는 자'로서 재미를 봤던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선진국이라는 책임에 동참하면서 뭔가 스스로 해야 함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이야기하는 많은 보편타당하지 않던 그러나 분명 일어날 일은 일어날 계획에 대해서 신뢰를 주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맨 앞에 서있는 자'로 가지 않으면 시장에 기억을 남길 수 없고 그러기 위해 스스로의 공부가 기본이 된 확신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몇 년 전 제시했던 "Do the right things"가 기업의 업의 본질이 되고 가치관이 된 오늘을 보면 스스로의 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얼마나 더 놓은 자리에서 빛이 나는지는 뭐 가지고 싶다고 가지는 일은 아니기에 나의 어깨를 두드리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게 할 용기가 없다는 것은 자신만의 철학이 없다는 방증이다. 자신이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투철한 철학이 있다면 의지와 용기가 생길 것이며, 의지와 용기가 있는 자에겐 새로운 길이 보이게 되어 있다.

사족: 진정성을 갖고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고는 큰 기업에서 일했던 전문 경영인이나 마케터를 영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그런 광경을 여러 차례 목격했는데, “내가○○에 있을 땐 말이야."라는 무용담 이외에 정작 그 브랜드에 도움이 되는 길을 제시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원래부터 존재하는 길은 없다.

누군가 그곳으로 걸어가 길을 낸 것일 뿐이다. 그 길을 따라갈 것인가, 새로운 길을 처음 걸어가는 '누군가'가 될 것인가? 77

 기업에서 일을 하고 많은 경험이 쌓이는 동안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기업이라는 또 다른 사회에 최적화되어 언젠가 저의 교수님이신 '진봉일 교수"께서 말씀하셨던 기업에서는 머리가 똥반 돌상이 된 다는 것 같아 그래서 스스로 벗어나려 애를 쓰셨던 그래서 지금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미국 학생들에게 제가 느꼈던 감동을 주고 계시는 것처럼 각성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것일 수 있지만 이젠 바뀐 가치관에서 바탕이 된 공감대가 개인으로서는 혹은 작은 기업에서는 할 수 없었던 대규모 프로젝트를 이끌어 갈 수 있게 합니다. '전화위복', '고진감래'가 되었습니다. 아직 끝난 것도 아니고 여전히 가고 있으니 앞으로는 더 기대해 볼 일입니다.  

 올바른 가치관과 확신을 가지고 지속하는 도전이 '누군가'의 반열에 오르게 할 것입니다.


속도와 효율을 기준으로 한 기존의 경쟁 패러다임에 머물 것인가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의 판단에 달린 일이며, 토론과숙고의 가치가 있는 일이기도 하다. 어느 길이 옳았는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진정성이 빛을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시간이 쌓여 브랜드의 영혼이 된다.

진정한 영혼을 가진 브랜드가 승리한다.  86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 라고 하지만 결국 자기 개발서입니다. 브랜드의 이야기가 작게는 스스로를 위한 이야기이고 나의 삶의 태도에 대한 조언입니다. 옳은 일을 하는 스스로를 지켜낼 힘이 얼마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cTUnfHyj8k

이제 소비자가 달라졌다. 그들의 소비 감성은 놀라울 정도로 진화했다. 환경과 공동체 그리고 지속 가능성 등의 개념을 장착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 제품이나 서비스로부터 기대하는 가치의 범위 '나'에서 공동체나 환경까지 포괄하는 '우리'로 넓어졌다. '나'에게 도움이 되더라도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기도 하고, '나'에게 조금 손해가 되더라도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그 대가를 흔쾌히 지불하기도 한다. 공정무역, 친환경, 동물 복지, 사회적 약자 지원 등을 내세우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동의는 물론이고 소비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99


이상적인 사회의 기반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도 아니고 주변에는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치는 이러한 사람들의 의견보다는 일부 그들 주위를 맴도는 유권자라는 이름의 몰지각성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세상의 변화를 가져오는 이들은 유권자가 아닌 세대들도 많기 때문에 그들의 삶의 가치는 여전히 사회적 기반을 개선시키는 데는 기득권의 입김이 너무 강합니다. 하지만 오늘 우니가 느끼는 변화처럼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옳은 일들이 반복되는 결국 우리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나만 소외되는 것 같음은 같은 기준을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같은 기준만 반복되었기 대문인데 모두의 가치가 의미를 인정받는 다면 소외보다는 자립이 가능합니다. 자립은 중앙권력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주고 각자의 존엄을 인정받는 계기도 됩니다. 우리 스스로 모두가 가치 있도록 그래서 서로 존중받고 서로 헤치지 않도록.


엄밀히 이야기하면 ‘우리를 위한’이라는 개념은 '나를 위한'의 확대된 개념이다. '우리를 위한다는 것은 '내가 뭔가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라는 정신적 만족감을 주는 것이기에 그 역시도 '나를 위한' 혜택의 일부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 만족감의 지속 여부가 '우리를 위한'이라는 개념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나를 위한' 직접적인 혜택은 항시적으로 필요한 요소이지만, '우리를 위한'에 해당되는 요소는 불편함이나 부가적 비용을 수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유행처럼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착한 소비의 대명사라 할 만한 탐스 TOMS 슈즈의 몰락은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탐스는 2006년 이후 1억 켤레 이상의 신발을 개도국에 기부했지만, 경영 악화로 2019년 채권단 공동 관리에 들어갔다. 이러한 탐스의 몰락은 '우리를 위한'이라는 명분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의 혁신이 반드시 따라줘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우리를 위한'이라는 패러다임으로의 변화 역시 작은 브랜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환경이나 공동체에 대한 배려는 단기적으로 브랜드의 성장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큰 브랜드의 성장 방식이라는 관점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 분명히 있다. 또한 브랜드 창업자나 최고 경영자의 철학이 그 중심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진정성 없는 명분 마케팅의 수단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장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 구조)를 너도나도 외치고 있는 현실이 그 단면이다.)


소비자는 '내'가 아닌 '우리'에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브랜드의 의식 수준도 그렇게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100/101


선언적인 이야기이지만 과연 업을 지속해야 하는 기업이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고 경영권도 유지해야 하고 직원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하는 기업들이 가능한 일일까? 한편으론 지금의 기업을 유지하는 환경이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그 안에서 얕은 수로 돈을 불려 가는 인간들도 있습니다만 가치를 가지고 지속하는 기업들은 이제 사명감 같은 것도 어느 정도 느끼지 않을까 합니다. 

 기업을 운영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법적인 문제가 연관되고 위렵적인 상황에 놓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절대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옹호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업의 운영진이나 직원이나 옳은 일을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이미 지속하는 것이 의미 있는 것입니다. 자연의 생태계가 계절에 따라 움직이고 생과 사가 있고 그것은 진정 지구를 위한 일이라는 것처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도 자연의 일부이니 기업 활동이나 개인의 활동모두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고 연관된 환경에 대한 이식을 확고히 한다면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일부 타인을 혹은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알면서 의도적인 해를 끼치는 그 일부가 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합니다. 책임이 무거운 만큼 피해는 적어집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교육이 필요합니다. 지식을 위한 교육이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 수학 공식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공식.




작가의 이전글 새로운 세계의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