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력의 실체
휴대폰을 쓸어 올리다가 보인 어쩌면 괘변일지 모르는 MBTI특성별 게으름의 피라미드입니다.
최상단에 위치한 형질의 특징. 게을러서가 아닌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을 까먹어서 하지 않게 되는 게으름을 넘어선 망각의 실체.
분명 머리가 나빠서 일거야 아니면 건망증 혹은 관심이 없어서라는 여러 가지의 핑계를 찾아보지만 늘 어떤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의 앞에는 늘 하지 않았던 지난 시간에 대한 불안과 후회 그리고 자책이 서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쩌면 이상향을 꿈꾸지만 다다르지 못하는 무기력함 일지도 모릅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영어학원을 다니기를 꼬박 4년 대학 생활 동안 지치지 않고 꾸준했던 지난날. 또다시 새벽 5시쯤에 일어나 산본에 차를 세우고 서울에 있는 회사로 셔틀버스를 타고 다니던 1년여 그리고 아예 차를 몰고 바로 서울고 가서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니던 2년 그 이후로도 20년이 넘게 아침 8시까지 가야 하는 회사를 최소 1시간이 걸리는 거리에서 출퇴근하던 스스로를 보자면 그리 게으르지는 않았던 시간이었다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게으름의 계급도는 마치 이 지난날을 부정하는 것처럼 나의 삶에 말도 안 되는 편견을 만들어 버립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것을 믿는 내가 바보인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은 성격이 주는 선입견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먼 생각이 그렇게 많은 것인지 생각을 즐기는 프로생각러입니다.
사실 이런 성격을 가지고 지금의 세상을 살아가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주변의 말을 신경 쓰고 스스로의 생각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며 그 안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가면서 이루고자 하는 이상향을 위해 누구 알아주는 사람도 없이 걸어가는 것은 외롭고 고된 일입니다. 그러면서도 그 가는 길이 목적지를 잃은 듯하면 여기서 나오는 “노오력”이 부족했나 하는 자기반성은 반성을 넘어 오히려 채찍과 같습니다.
왜 이런 생각들이 잡혀 정작 해야 할 실천들에서는 머뭇거릴까요?
그래서 저 피라미드에도 가장 높은 곳에 있나 봅니다.
즉 게으르다기보다 생각이 많아 지쳐서 무언가를 하지 않으려 한다가 더 맞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노력의 양이 많아도 생각 이후에 따라갈 실천의 양이 적어져 결국 게으름의 수준이 높아집니다.
생각에 생각을 끊임없이 회전수를 높여 달려가다 보면 엔진이 과열되듯 머리는 과열되고 판단의 정확도도 떨어집니다.
노력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생각을 조금 내려놓고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너무 성급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조금씩 실천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