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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용석 Yongsuk Hur Jun 07. 2020

월비스 베이
Walvis Bay

사막이 바다를 만났을 때 (Sandwich Harbour)

여행의... 목적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막이 바다를 만나는 곳에 가보자


여행의... 이유

나미비아는 아무래도 듄 45(Dune 45)가 있는 소수스블레이(Sossusvlei)라고 불리는 걸출한 나미브 사막 (Namib)이 있다. 보통의 여행은 소수스블레이와 데드 블레이를 거쳐서 에토샤 국립공원 (Etosha National Park)으로 사파리를 가던지 나미비아 종단을 하면서 피시 리버 캐니언(Fish River Canyon)을 경유해서 남아프리카 공화국(South Africa)으로 들어간다. 스와코프문트 (Swakopmund)는 해변에 있는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여유로운 일정이 아니면 보통 건너뛰는 것 같다. 일반 여행 책자에서는 나미브 사막 중에 샌드위치 하버(Sandwich Harbour) 소개하면서 스와코프문트를 언급하지만 실제로는 아래 지도와 같이 월비스 베이(Walvis Bay)에 더 가깝다. 그러나 월비스 베이는 스와코프문트보다 더 작은 마을이라서 보통 시작을 스와코프문트에서 시작한다. 필자가 굳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월비스 베이 공항이 지척에 있어 샌드위치 하버 여행 후 남아공으로 돌아가는 가장 짧은 코스였고, 숙소로 지낸 호텔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여행의... 기록

월비스 베이는 세계 최대 플라밍고 서식지 중의 하나이다. 10만 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플라밍고 라군이 있다. 베이 전체에 플라밍고로 그냥 가득 차있다. 펠리컨도 함께 있지만 개체 수는 훨씬 적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플라밍고 베이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필자가 지냈던 숙소 이름은 Protea Hotel by Marriott Walvis Bay Pelican Bay이다. 왜 플라밍고 베이가 아니고 펠리컨 베이일까? 이름이 더 멋있나?

돌고래 크루즈 투어를 하러 가면서 잠시 들린 플라밍고 라군. 여기서 펠리칸은 소수다.

샌드위치 하버 투어에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돌고래 투어이다. 야생에서 돌고래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 복불복이다. 2-3시간 투어를 하는데 돌고래 무리를 딱 한번 봤다.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어항에 갇힌 돌고래를 100% 보는 것보다 내 마음은 편했다. 아프리카에서 사파리를 경험 한 후에는 동물원이나 수족관에 가면 괜히 죄책감이 든다. 우리가 과연 동물, 해양동물들을 가두고 관찰하고 즐길 권리가 있을까?

(좌) 돌고래 찾는 다른 보트 관광객들 (우) 우리 보트 안 바다 날씨가 안좋아서 잠시 들어왔다. 엄청 크다 화장실도 있고...
(좌) 버려진 배들 (우) 넘치는 아생 동물들.. 완전 천국이다 천국... 여유로워 보이기도 하고...
얘들은 야생이지만 먹이를 준다는 것을 알아서 보트를 따라온다.

월비스 베이는 나미비아에서 유일한 천연항이면서 굴 양식이 유명하단다. 항구로 돌아가는 중에 굴과 화이트 와인을 준비해 주었다. 굴은 사람에 따라 두 가지 맛으로 나뉜다고 한다. '바다의 비린내"라고 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바다의 향기"라고 하는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필자는 전자에 속했다. 한국에서 굴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았고 찾아서 먹는 음식도 아니었다. 그런데 저번 아프리카 여행 때 나이스나(Knysna)에서 자연산 굴을 먹어본 다음에 후자가 되어버렸다. 때마침 같이 간 외국인들 중에 생굴을 안먹는 사람들이 있어서 신나게 먹을 수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굴 먹는 방법은 한국과 다르다 (당연하겠지만...). 레몬즙에 후추를 뿌려 먹는다. 타바스코도 살짝 곁들여 먹으면!! 캬.. 입에서 녹는다!! 코로나가 끝나면 싱가포르에서 Oyster Bar라도 가야겠다.

보트에서 즐기는 굴(석화)과 화이트 와인 만찬

오전 돌고래 투어를 끝내고 바로 샌드위치 하버 투어에 나섰다. 사막 전용차가 있는데 토*타 자동차였다. 사막은 변화무쌍해서 위험하기 때문에 두 대가 한 조를 이루어 투어를 하는데 가이드에 따르면 다른 유명 브랜드의 차도 있지만, 사막에서 타기에는 이 차가 최고란다. 사막에서 주로 쓰여서 수요가 많이 없을 것 같은데도 이런 차를 생산한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미비아에 있는 염전
(왼) 보기 힘든 동물인 자칼 (중) 귀여운 뒷태의 바다표범 (우) 이름모를 바다새

사실 이 투어에 참가하기 전에는 차가 사막 위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스와코프문트에서 사륜오토바이를 타본 적이 있지만 일반 SUV 같이 생긴 차들이 부드러운 모래 위를 이렇게 빨리, 자유자재로 다닐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투어 내내 사막 위, 사막과 바다 사이를 신나게 달린다!! 이번 투어를 잘 알지도 못했고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았었지만 투어가 끝난 후에는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투어 회사를 니미비아 비자 만들 때 도움을 받았던 여행사에서 추천을 받았는데 Sandwaves라고 작은 회사지만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시 간다면 또 이용하고 싶다.

이 해안도로를 따라 달려야 하는데 길에 바닷물이 많이 들어와서 위험한지 가이드들이 확인하러 간다. 파도가 생각보다 세다.
드라이브 중에 파도가 생각보다 빠르게 밀물이 되어서 뒤차가 잠시 멈췄다가 따라왔다. 우리 차도 마지막에 바다에 일부 잠겼다.
자동차가 듄 아래로 내려가는 중이다. 거의 45도 보다 더 급격한 경사를 내려간다.
바다를 만나는 사막의 끝에 있는 듄의 정상에서.. 자동차를 타고 이 듄을 따라 해안선을 이동한다.
기존 나미비아 국경 위치

1487년 12월 8일 포르투갈의 탐험가인 바르톨로메우 디아스가 월비스 베이를 발견했으며 1910년 남아프리카 연방의 영토가 된다. 1977년 월비스 베이를 전략적 요충지로 여긴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나미비아 독립 지지 세력에 점령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자국 영토에 병합했다.

1990년 나미비아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월비스 베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나미비아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월비스 베이의 반환을 요구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1994년 3월 1일을 기해 나미비아에 월비스 베이를 공식적으로 반환하게 된다. (출처 : 위키피디아)

여기도 기존에 나미비아에 속해있지 않았던 지역이었다가 지금은 나미비아에 편입되어있는데, 왼쪽에 보이는 말뚝들이 그때 지역을 나누는 표시라고 한다. 근데 표지판은 그냥 캠핑 금지, 낚시 금지라고...

(좌) 햇빛이 너무 세서 눈을 뜰 수 없었다. (좌) 같이 투어한 사람들 내 왼쪽에 있는 친구가 드라이버다.
잠시 쉬면서 다과중
드론을 날려서 본 샌드위치 하버 전경이다. 모래 바람이 너무 세서 오래 날리지는 못했다.
오릭스 친구들

투어 후에 다른 친구들은 모두 스와코프문트로 돌아갔고 나만 월비스 베이에 남았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월비스 베이 워터프런트를 잠깐 구경했다. 늦은 오후였기 때문에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았다. 다음날 오후 비행기로 남아공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아침에 다시 구경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호텔로 돌아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완벽한 계획에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있었다.

(좌) 아프리카 가성비 갑 호텔 브랜드 (우) WALVISBAAI는 아프리카어로 Walvis Bay란다. 필자는 이런 사진 만드려고 뛴다.

나미비아에서 마지막 저녁으로 호텔 근처에 있는 The Raft Restaurant를 갔다 멀리서 플라밍고 무리들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우아하게 새우 요리를 주문을 했다. 비수기여서 그런지 사람은 많이 없어서 음식은 빨리 나오는 편이었다. 주문한 요리를 막 먹으려는데 이메일이 한통 왔다. 제목은 Cancellation blah blah blah. 으악!! 먹기도 전에 이메일을 확인했는데 내일 월비스 베이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결항이란다. 그러면서 나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었다.

하루 더 있다가 다음날 비행기를 탄다.

10분 거리의 월비스 베이 공항을 두고 5시간 반 떨어진 빈트후크 국제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탄다.

여기가 바닷가 근처라서 날씨가 안 좋아서 그런 거 같긴 한데 남아공에서 사파리 투어를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더 있기도 애매하고 하루 더 있는다고 날씨가 좋아져서 출발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어서 다시 빈트후크로 돌아가기로 결정을 하였다. 문제는 여기서 어떻게 5시간 떨어져 있는 빈트후크로 돌아가느냐였다.

빈트후크에서 출발은 낮 비행기라서 늦어도 아침 7시에는 출발해야 했다. 먹는 둥 마는 둥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The Raft Restaurant에서 보이는 플라밍고 무리와 저녁 식사 메뉴, 식전 빵도 따뜻하니 맛있었다.

느지막이 돌아온 고객 한 명이 호텔을 발칵 뒤집었다. 내일 아침에 빈트후크에 가야 한다고... 우선 항공사에 연락해서 빈트후크 출발 비행기로 재발행 요청을 하고, 호텔 직원과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보통은 빈트후크로 가는 택시나 차량이 있는데 출발 시간이 너무 일찍이고 대부분 이미 만석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한국에서 보기도 힘든 두꺼운 전화번호부를 펼쳐서 있는 택시회사 다 전화를 걸었다. 한 20군데 전화했을까 한 군데에서 가능하다고 하는데 비용은 USD 100불 정도란다. 항공사에 물어보니 택시비는 나중에 청구하면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예약을 하였다. 그런데 호텔 직원도 이 회사를 이용해 본 적이 없어서 택시 드라이버 연락처, 드라이버 라이선스 그리고 회사 등록증 등의 원본을 다 가지고 오라고 해서 확인을 하고 복사본을 만들었다. 필자도 불안하기는 했지만 다른 선택이 없어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여행을 다니면서 좋은 사람 만나는 운이 있다고 믿는데, 이번에도 운이 좋았다. 드라이버가 친절하고 가면서 이런저런 대화도 하고 휴게소에서 음료수도 같이 마시면서 공항에 도착할 때쯤에는 "브라더 brother"가 되었다. 하하!! 아침에 워터프런트에 가지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 다행히 빈트후크에서는 비행기가 정시에 출발했다. 

(좌) 나미비아 역시 활주로 걸어서 탑승 (중) 남아공 항공 기내식 (우) O.R. Tambo 국제공항에 도착하다.

이제 다시 친구가 있는 요하네스버그로 간다~


사족으로 택시비 미화 100불은 끝내 받지 못했다. 이건 아프리카 스타일 같았다 메일에는 답도 없고 전화하면 알아보고 연락 준다고 하고 연락도 없고... 몇 달 고생하다가 포기했는데 갑자기 여행자 보험이 생각났다! 혹시나 해서 보험금을 청구했더니 택시비 미화 100불은 돌려주었다!! 아싸!! 처음 받은 보험금이다! 그런데 5시간에 대한 내 여행시간은 보상해 줄 수 없단다... 쩝... 


여행의... 정보

나미비아 (Namibia)

Sand Waves

Protea Hotel by Marriott Walvis Bay Pelican Bay

The Raft Restaurant

South African Airways 남아공 항공 

(Windhoek, Namibia - Johannesburg, South Africa)



여행의... 다음 목적지 (버킷리스트)

모로코 사막 투어 (Morocco Desert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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