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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 Jan 05. 2017

남자를 변하게 하는 여자에 관하여

바보는 더한 바보를 만나면 변한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의 실상은 

아마도 이러지 않았을까...


'국대급 바보' 온달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내조의 여왕 평강공주를 만난 터닝포인트가 

환골탈태로 이어진다는 서사

역사길이 남을 장수커플의 영광과 

동시에 신화씩이나 되는 '견우와 직녀'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서민 온달이 왕족 직계 평강공주와 연이 닿아

바보가 장군으로, 흙수저가 금수저로 

신분상 승했다카더라는 

스토리의 중심에 존재하는 평강공주.



우리는 그녀에게 묻고 따지지도 않고, 아무런 의심 없이

킹메이커라는 기사 작위를 수여했고,

근거 불충분에도 불구, 현모양처 타이틀 수여에 내밀히 동조에 한 바 있다.


팩트라는 뼈대에 그럴싸하나 

그릇된 살을 붙인 왜곡된 동화는 

안데르센의 잔인한 우화처럼 

논리적 정황에 맞게 재해석될 필요성을 느껴,

경험에 상상력을 덧붙여 

올바른 ,  디테일을 붙여 

짚고넘어가보자


평강공주가 현모양처?

전혀 아닐 

NEVER


세 살 버릇은 여든까지 가는 법

인문학적이고, 인간관계적 역학을 근거로 
추론했을 

   가출하여 

훗날 현모양처가 될 확률은 희박하다


팩트 1. 온달은 바보다.

미래에 장군이 되긴 하지만

태생은 바보다.


가정 1. 배울 능력이 있는 자를 바보라고 부르지 않는다.

바보는 가르쳐도 몰라야 바보다.

즉, 온달은 누군가의 가르침에 의해 성공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훗날 장군이 되었음을 미루었을 때,

저지능 바보 류는 아니었을 것이다.

  

바보는 더한 바보에 의해 깨닭은 다.

바보를 구제하는 방법은 더한 바보가 나타나서

깨달음을 얻는 것뿐이다.

바보가 생각해도 “저건 아니다” 싶을 만큼

도를 완전히 넘어선 경지의 구제불능의 끝판왕.


바로 평강공주가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평강공주의 얼굴은 이뻤을 것. 팩트 2.

'미'는 관리다. 공주니까 최고의 관리를 받았을 것.

 관리는 돌도 옥으로 만든다.

  

반면 성격은 엿이었을 것.

웬만한 성격으로 가출하여 살림 차리기 힘들며

심지어 부모가 왕, 지금으로 치면 재벌.


상상해보라

10대의 이재용이 가출했을 때, 전성기적 이건희의 리액션

10대의 신동빈이 가출해서 살림을 차렸을 때, 전성기적 신격호의 리액션   


그렇다!

강력한 카리스마의 부모 밑에서 가출하는 거 아무나 못한다.

'시대의 상년' 정유라도 가출을 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반면 평강공주는 가출했고,

덩달아 살림까지 차렸다.

보통내기 아니다. '절레절레'


궁에서 뛰쳐나온 것 펙트 3.

궁에서조차 불만이 많았으니, 삶 자체가 불만인 인간이었을 것.

다 싫고 짜증 났을 듯.


수십 명이 되는 현대의 재벌가도 아닌

당대 국가의 원탑의 딸이자 다 큰 처녀의 가출?


성깔 에징간히 더럽지 않고는 불가능함.


대책 없는 아이.
화나면 물불 안 가리는 스타일.
저질러 놓고 책임 안 지는 스타일.




현모양처는커녕 된장녀, 김치녀의 시초였으리라 본다.


그런 그녀를 선택했기에

온달이 바보 소리를 듣게 된 것은 아닐까?


아마 당시에는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이

'등신 온달' 정도로 불렸을 텐데

후대에 각색이 된 것이 아닐까?


온달은 지능이 낮은 바보가 아니었던 것이다.

저능아의 지능을 높아진다는 공식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설마 무개념/ 된장/ 김치/ 미모의 평강공주가 코 흘리는 바보를 선택했을까?

온달은 애초에 멀쩡하게 생겼을 것이다.

 

(장군이 된 모습을 동화책 그림으로 접했을 때

외모 및 비율 준수했던 기억이 난다.)

고로..

올바른 순서는


평소에도 어리석은 선택을 많이 하던 온달이

그녀를 만난 후에 본격적으로 바 보이 타이틀을 달았을 것.


현재에 적용해보면 여자 친구한테

이용만 당하는 호구 케릭.


호구 잡힌 온달이라는 사지 멀쩡 한 사내는

결론적으론

이 여자를 만난 뒤로 인생역전을 하긴 한다.


그러나 그의 운명을 바꾼 것은

그녀의 훌륭한 교육체계 커리큘럼이 아닌

그녀의 만행을 관찰하고

직, 간접적으로 얻은 피해로 인해 비로소

 성장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살다 간 죽겠구나. 내가 정신 차려야지.


싶은 순간을 수십 차례 느끼고 목숨의 위협을 주는 순간을

수십 차례 경험한 뒤에

비로소 각성하게 되는 것이다.

과정은 매우 길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무직인 온달의 수중에 100만 원 밖에 없는데,

어느 날 평강공주가 색동저고리를 한벌 뽑았다 치자.

어제도 색동저고리를 샀다고 치자.

 결국 100만 원도 날리고..

당시로 치면 청담 갤러리아 백화점의 명품 옷 구입과 같은 씀씀이라고 치자.

 

만약 색동저고리의 가격이 100만 원 이상이었다면?

 500만 원이었다면?

막막해하는 온달의 고민할 틈도 안 주고

또 한벌 뽑았다면?

돈 없는데 빚을 내고 뽑았다면?

싼 금리에? 비싼 금리에 대출을 빌렸다면?

사채를 썼다면?

무개념 평강공주가 금리를 우째알고 싼 곳을 찾나?

그냥 생각 없이 지른 것.

이 정도 클래스의 무개념을 만나면

바보도 정신이 들지 않겠는가?


인간이 느끼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은 두려움이라고 한다.

그것은 생존 본능인 것이다.

그래서


인생에서 가장 큰 스승은 바로 위기의식인 것이다.


위기의식만큼 인간을 각성시키고, 성장시키는 것은 없다.

누군가 크게 성공했다면 그전에 큰 위기를 만났을 것이다.


두려움을 자극하는 것만큼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은 없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과소비가 만나는 순간…

두려움을 동반한 그 만남은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위기의식은 성장으로 이어지고 성장한 바보 오달은

환골탈태의 결론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평강공주는 왜 필요도 없는 색동옷을 왜 질렀을까?

버릇 때문이다. 과소비하는 버릇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왕궁에서 서민의 삶으로 환경이 바뀌었다고 습관까지 바뀌진 않는다


최순실이 깜빵 가면 가장 힘든 것이 과거의 습관 때문일 것이다.

관성의 지배를 받는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시간도 필요하지만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위기를 느낀 인간은 변한다.

위기를 느낀 사람은 바로 덜 바보인 온달.


두 번째 색동저고리 이후의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시간이었을 것.


마윈이 사기꾼에서 세계 부호에 이름을 올리는 그 사이의 시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순간부터 다시 애플로 복귀한 사이의 시간

김대중이 정계에 진출한 뒤로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사이의 시간  


이런 수준의 고통의 시간들은

이런 수준의 위인을 만들어낸다.

 이런 시간들을 책으로 냈을 때 베스트셀러가 되며

소설 혹은 영화로 탄생하기도 한다.


온달의 그 시간은 전래동화가 되어

구전에서 인쇄로

인쇄에서 이렇게 온라인으로

퍼져 퍼져

사라지지 않는 스토리가 된 만큼,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 열매가 얻을 수 있는지,

좌절해도 일어나는 것이란 어떤 것인지

칠전 팔기의 귀감이 되는

힘든 이에게 위로가 되는 스토리에 앞서 반드시...

공자의 악처처럼

소크라테스의 악처처럼

정체를 밝혀야만 한다.


어떤 복서가 카운터를 맞고 다운된 뒤 다시 일어났을 때

관중들은 가장 큰 환호를 보낸다.

다시 카운터에 맞고 쓰러지면, 애징간해선  못 일어나지만

일어나면 기적이을 떠올린다.


바보 온달이 온달 장군이 된 스토리는 타의 귀감이

될 정도의 업적이며,

또한 평강공주가 온달에게 준 것은

교육이 아닌 위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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