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인 내가 예순의 삶에서 배운 것들
처음 고령층 수업을 맡았을 때, 솔직히 긴장됐다. 배움에 대한 의지가 있을까? 디지털 기기를 따라오실 수 있을까? 그런데 수업이 시작되고, 그 생각은 금세 바뀌었다.
"선생님, 나는 지금이 제일 재미있어. 젊을 땐 가족 챙기고, 회사 챙기느라 정신없었거든. 이제야 나를 위한 시간을 써보는 거야."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60대를 상상하게 되었다.
수업을 거듭할수록, 내가 가르쳐드리는 건 스마트폰 사용법이지만, 나는 그분들에게 인생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흔의 내가 예순의 삶을 미리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손자를 돌보면서도 자기 계발을 놓지 않는 분들,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배우려는 태도,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고 매주 출석하는 성실함.
그분들을 보며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은 70대 초반 수강생이었다. 항상 작은 노트를 들고 와 수업 내용을 빠짐없이 적으셨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나는 언제부터 배움에 대한 간절함을 놓고 있었나 돌아보게 됐다.
다른 지역에 사는 엄마도 60대 중반이 되는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하다고 말한다. 요즘 엄마는 문화센터에서 서예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수영장에서 친구들과 운동도 한다.
"이제야 내 인생을 좀 사는 것 같아." 엄마가 종종 하시는 말이다.
젊었을 땐 아침부터 밤까지 집안일과 가게일로 하루를 보냈다. 엄마 자신을 위한 시간은 없었다. 허리도 아프고, 무릎, 손목, 어깨... 안 아픈 곳이 없었지만 일을 쉴 순 없었다. 그러다 이제야 취미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엄마가 되고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 되고 보니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경제 활동이 아닌 취미 활동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사는 삶의 시작이다.
누군가는 40대 초반을 두고 "이제 늦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나 또한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이 가장 빠를 수 있는 때다. "
인생 2막은 60대부터라고 말하지만, 60대가 되었다고 바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60대에 인생 2막을 시작하려면 그 준비는 지금부터 해야 한다. 그러니까 지금 내 나이, 40대는 그 2막을 계획하고 설계해야 하는 나이인 것이다.
남은 인생 내가 정말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수업에서 만난 60대분들을 보며 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대신, 기대와 준비의 자세를 배우고 있다.
이분들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이는 건 여전히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고 자신의 삶을 활기차게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엄마의 삶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든다. 지금의 이 선택들이 언젠가 나에게도 좋은 인생 2막을 만들어줄 거라고. 엄마가 웃으며 수영을 배우는 것처럼, 나도 언젠가 그렇게 웃으면서 취미로 내 삶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