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배움터 강사로 일하며 고령층 스마트폰 강의를 하다 보면, 때로는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힘들 때가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이 살아온 세월만큼 쌓인 고집과 습관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벽이 되기 때문이다.
4050대 수강생들이 강의 내용을 튕겨낼 때는 '강사보다 내가 더 잘 안다'는 마음이 보인다. 반면 6070대 어르신들이 그럴 때는 '나는 늙어서 이해할 수 없다'는 체념이 느껴진다. 두 경우 모두 새로운 변화 앞에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는 점에서는 같다.
강사 일을 하기 전에는 몰랐던 것이 있다. 오늘 알고 있는 것이 내일 구식이 되어버리는 세상에서, 배움에 대한 폐쇄적인 마음은 곧 세상으로부터의 소외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혹시 나도 겸손함을 잃고 자만에 빠져 있지는 않을까?
고령층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마다 다른 '기품'이었다. 어떤 분들은 마치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듯 작은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입바른 소리를 계속한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어떤 분들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상대를 대한다. 강의 내용도 여유롭게 받아들이고, 실수해도 웃으며 다시 도전한다. 놀랍게도 이런 분들은 금전적 여유가 있고, 자녀들도 탄탄하게 잘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가난한 삶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 삶도 그렇게 여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다만 삶을 대하는 태도와 물질적 풍요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삶의 풍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
어른들을 보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나이가 들어서도 티가 나는 기품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함, 그리고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 너그러움이 아닐까.
진정한 기품은 외적 조건보다는 내적 태도에서 나오는 듯하다. 경제적 여유가 마음의 여유를 만들 수도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타인을 대하는 태도다. 배움에 열린 마음, 실패를 받아들이는 포용력, 그리고 끊임없이 성장하려는 의지가 진짜 기품을 만든다.
나도 언젠가는 나이가 들 것이다. 그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과거에 갇힌 채 불평만 늘어놓는 어른이 될까, 아니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열린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될까.
나이 듦이란 단순히 시간의 경과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결과이다. 그리고 진정한 기품은 재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마음의 너그러움과 배움에 대한 열린 자세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