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태도로 살아갈 것

by 나디아

중학교 시험 기간이다.

1학년 시험은 성적에 반영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할 수는 없다. 시험 점수에 대한 부담은 적겠지만 시험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을 긴장시키니까 공부를 안 하고 마음 편할 수는 없다.


시험 공부를 하던 아이가 물었다.

"이걸 왜 공부하고 있어야 해?"

"이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해?"


학교 다닐 때 배운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지 묻는다면, 전부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수학만 해도 사칙연산이랑 돈 계산만 잘해도 살아가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하니까 말이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모두 직접적으로 삶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학교 생활은 인생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는 없다.


최선을 다해본다는 것


공부를 잘한다고 꼭 잘 사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못한다고 못 사는 것도 아니다. 세상에는 공부와 무관하게 자기 자리를 찾은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자기 위치에서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해본 사람은, 인생을 허투루 살지 않는다는 것.


살아가면서 중요한 건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경험해 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열심히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어디서든 다시 시작할 힘을 가진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줄 알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자기 방식을 찾아낸다.


중학생 때는 이런 말이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당장 눈앞의 시험이 의미 없어 보이고, 억지로 외우는 공식들이 쓸데없어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내용이 아니라, 해내려고 애쓰는 과정이다. 지루해도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 이해되지 않는 문제를 붙잡고 있는 시간, 그 시간들이 모여 결국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는 사람을 만든다.


10대를 돌아보며


지금 돌이켜 보면 나는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한 게 아쉬운 게 아니라, 가장 중요했던 10대에 열심히 살지 않았던 시간이 후회된다.


물론 그때는 지금보다 모든 면에서 제약이 많았다. 자녀 교육에 신경 쓰던 시절도 아니었고, 우리 집은 동네에서 멀어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도 했다. 마음대로 하기도 어려웠고 선택지도 많이 없었다. 그때로 돌아가 다시 열정적으로 살 것인지 생각한다면 꼭 그럴 수 있으리라 자신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상황에 안주한 사람의 변명에 불과하다.


이제야 깨달은 거지만, 누구나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 환경이 완벽하지 않아도,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다. 문제는 환경이 아니라 태도이다. 내가 그때 필요했던 건 더 나은 상황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보는 마음이었다.


그 시절 나는 나 스스로 잘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을 열심히 해서 잘해낼 자신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내가 만드는 한계였다. 주어진 환경에서 해볼 수 있는 일들이 있었는데, 내가 하지 않았던 일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간다. 어떤 사람은 현실에 굴복한다.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의 한계에 부딪혔을 때, 거기서 멈추느냐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느냐가 인생을 갈라놓는다.


나는 아이들이 이 사실을 좀 더 빨리 깨닫게 되기 바란다. 나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가 나를 만든다는 것.


왜 공부를 해야하냐는 아이의 물음에 이렇게 답하고 싶다.

학생으로서 공부에 최선을 다해보라고. 시험 점수가 인생의 전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지금 이 순간을 성실하게 살아내는 연습은 분명 쓸모가 있을 거라고.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그 순간들이 모여 결국 내가 되는 것이라고.


점수는 결과일 뿐이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얼마나 진지하게 임했느냐이다. 어려운 문제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해본 경험, 하기 싫어도 책상 앞에 앉아 시작해본 경험, 그런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결국 자신이 된다는 것을 아이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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