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이태리 여행 10

by Blu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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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랜스로 이동하는 날이다. 어제저녁,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서 메스트레 역까지 가는 차를 예약해놓았다. 셔틀이라고 했는데, 기다리는 차는 버스가 아니라 개인 승용차였다. 메스트레 역에서 트랜 이탈리아 프레 치아로 사 (frecciarossa)를 탔다. 일찍 예약한 덕분에 프리미엄석을 저렴하게 탈 수 있었다. 프리미엄석이나 일반석이나 크게 다른 것은 없는 것 같았다. 좌석이 가죽 시트라는 것과 음료와 과자를 준다는 것 정도 밖에. 옆좌석에 비즈니스 슈트 차림의 남자 두 명이 있었는데 좀 수다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정도 가다 보면 조용해지겠지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이태리어로 말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도대체 모르겠지만 잠시도 쉬지 않았다. 잠시 뜸해져서 이제는 좀 조용하겠구나 싶었는데 어느새 또다시 대화가 이어졌다. 플로랜스에 도착할 때까지 그들의 수다는 2시간 동안 지속됐다. 아옹다옹 두 마리 참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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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짐을 풀고 호텔 셔틀로 플로랜스 시내로 나왔다. 플로랜스에서는 1박만 하는 일정이라 바쁘다. 그래서 미리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y)과 아카데미아 갤러리(Accademia Gallery of Florence)의 표도 인터넷으로 사두었다. 우피치 미술관은 은행업으로 시작해 플로랜스의 최대 부호가 된 메디치 가문이 수집한 예술품을 모아둔 곳으로, 이태리 르네상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Birth of Venus)을 비롯 르네상스의 진품들이 모인 곳이다. 미술에 조예가 깊다면 하루 종일, 며칠을 두고두고 봐야 할 터이지만 나는 그냥 쓱 지나가면서 봤다. 음~ 이게 그 유명하다는 그건가, 왜 유명한 걸까. 많은 유명 작품을 계속 이어서 보니 눈도 무감각해진다. 비슷비슷하다.


아카데미아를 찾는데 좀 고생했다. 게다가 비까지 조금씩 내렸다. 아카데미아에서는 다비드(David)가 볼만하다는데, 그거 하나 보러 이렇게 힘들게 찾아가야 하나, 생각하면서. 그런데 눈앞에 우뚝 선 다비드상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든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보니 '군계일학'이라는 한자성어가 떠오른다. 구경하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커다랗게 우뚝 선 다비드는 역시 명물이다. 다른 조각상들도 둘러봤지만 생각나는 것이 거의 없다. 다비드 이외엔.


플로랜스에서는 일정이 짧아 위의 두 곳만 볼 생각이었다. 그래도 좀 섭섭하다. 아르노 강의 베키오 다리(Veccio Bridge)는 우피치 미술관 통로에서 창문을 통해 멀리 보기만 했다. 플로랜스 두오모 대성당(Florence Cathedral)은 들어가 보려 했더니 문을 닫았다. 아쉬움을 느끼며 성당 둘레만 빙 둘러 걸어봤다. 돔이 마치 가분수처럼 상당히 크고, 겉에서 보이는 건물의 벽면 장식은 종이로 만든 성냥갑을 세워놓은 듯한 느낌이다. 조니워커 포장박스 같다.


베키오 다리는 시오노 나나미의 3부작 '주홍빛 베네치아' '은빛 피렌체' '황금빛 로마'에서 주인공 단돌로가 올림피아를 만나러 한걸음에 달려가던 바로 그 다리여서 한번 가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다. 현실은 저녁 먹을 적당한 식당을 찾아야 하고 그 후에는 호텔로 들어가야 한다. 미켈란젤로 언덕(Michelangelo Plaza)에서 보는 경치가 멋지다던데 그것도 생략해야 할 것 같다. 세라는 플로랜스에서는 스테이크를 먹어야 한다며 전화로 열심히 찾더니 우리를 한 고급식당 앞으로 데려간다. 식당은 훌륭해 보이지만 한참 기다려야 한다. 가격도 셋이 먹으면 300유로 가까이 나올 것 같다. 맛있는 것 먹는 것도 좋지만 매일 그렇게 먹다간 경제 파탄 난다. 플로랜스에 왔으니 스테이크를 먹는 건 좋지만 프리미엄은 빼고 퀄리티는 좋은 알짜 식당을 가고 싶다. 그래서 찾은 곳은 파올리 식당(Ristorante Paoli). 우연히 찾아온 식당치곤 만족스러웠다. 스테이크도 좋았고, 역시 하우스 와인도 좋았다.


너무 늦어져 해지는 미켈란젤로 언덕을 못 가고 호텔로 돌아가야 했다. 아무래도 하루 일정은 너무 짧다. 못 가본 곳이 너무 많다. 플로랜스 시내 말고도 근교에도 멋진 곳이 아주 많은데. 아무래도 꼭 다시 와야 할 것 같다. 다음에는 다른 곳보다 플로랜스를 포함한 투스카니 지역에서 더 오래오래 있어야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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