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이태리 여행 11

by Blu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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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일정은 로마다. 플로랜스에서 로마까지는 기차로 1시간 20분 거리다.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에서 예약해둔 프랜 치아 로사를 타고 로마의 테르미니역에서 내렸다. 역에서 호텔까지는 택시로 가기로 했다. 20분 거리다. 택시는 복잡한 곳을 금세 빠져나가더니 언덕으로 올라간다. 마치 산을 오르는 도로처럼 좌회전 우회전을 여러 차례 반복하더니 언덕 꼭대기 근방에 내려준다. 로마 까발리에리 월돌프 아스토리아 호텔(rome cavalieri waldorf astoria hotel)이다. 힐튼 최고의 브랜드인 월돌프 아스토리아에서 숙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서자 눈앞에 펼쳐진 전경이 멋지다. 로마 시내인지 어딘지 모르겠지만 언덕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좋았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호텔의 정원과 수영장 풍경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세라는 내일 새벽에 보스턴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라 이 호텔에서 새벽에 나가야 한다. 아침이 어떻게 나올지 몹시 궁금해하는 세라. 하지만 일정이 그러하니 할 수 없다. 일단 짐을 방에 던져 넣고 호텔 셔틀을 타고 로마 시내까지 나왔다. 소피와 나는 로마에서 5일, 세라는 오늘 하루에 볼 것 다 봐야 한다. 로마에서의 하루는 너무 짧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세라가 여행에 뒤늦게 합류한 것이고 휴가를 그 이상 내기가 어려운 모양이니 할 수 없다. 그래도 세라는 22살에 로마에 와본 것이고, 앞으로 또 올 기회가 많을 것이다.


로마에 처음 간다면 어디부터 가고 싶은가. 유명한 곳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딱 하루밖에 시간이 없다면 과연 어디를 가야 하는가? 나는 콜로세움(Colosseum)을 선택했다. 콜로세움은 서기 72년에 시작해 80년에 완공된 원형경기장이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나오는 검투사들의 경기가 바로 이곳에서 그 옛날 펼쳐진 것이다. 네로 황제가 여기 경기장 어딘가에 앉아서 검투사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가 엄지 손가락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에 따라 검투사의 생사가 오갔던 곳이다. 영화에서처럼 진짜로 그랬을까? 그 여부는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에게서 확인해봐야 하는 것이겠지.


호텔 셔틀은 우리를 바르베리니 광장에 내려주었다. 거기서부터 콜로세움까지 가는 길에 우연히 스페인 계단(Spanish Steps)을 잠시 들리게 됐다. 많은 관광객, 특히 젊은 사람들이 계단에 앉아있다.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젤라토를 먹는 장면으로 유명하기도 한 곳이다. 지금은 하도 그걸 따라 해서 계단에 앉아 젤라토든 음식물이든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세라는 이 근처에서 테이크 아웃해서 먹는 파스타가 유명하다며 열심히 찾는다. 결국 긴 줄을 발견했고 파스타를 샀다. 스페인 계단에 앉아서 먹기에 딱 좋은데 금지됐으므로 근방의 앉을 곳을 찾았다. 파스타 맛은 괜찮았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태리에 와서 최소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젤라토를 먹은 것 같다. 그래도 질리지 않는다.


다시 또 콜로세움 쪽으로 가다가 분수를 발견했는데 이게 트레비 분수(Trevi Fountain) 다. 로마에서는 이런 식이다. 걸어가다가 보면 명소들이 "나 여기 있지" 하고 툭 나타난다. 로마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그만큼 로마 곳곳에 둘러볼 만한 명소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로마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래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트레비 분수에서는 동전을 던지는 것이 유명하다. 이 분수에 던져지는 동전이 하루 평균 3,000 유로 정도라고 한다. 2016년 한 해 동안 모은 동전을 세어보니 140만 유로였다고 한다. 엄청나다. 로마는 이 동전으로 불우이웃 돕기 등에 사용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동전을 던지는 것은 괜찮지만 가져가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 동전을 던지는 것도 방법이 있다.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너머로 던져야 한다. 하나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오게 되고, 두 개를 던지면 로마인과 사랑을 하게 되고, 세 개를 던지면 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다는 썰이 있다. 그걸 믿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그걸 즐기는 사람은 아주 많다. 로마에 다시 오는 것은 좋지만, 로마인과 사랑을 하거나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그러면 하나만 던져야 할까. 이런 썰은 영화 "Three Coins in the Fountain" (1954)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쨌든 이 영화로 인해 로마는 가만히 앉아서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상당한 기부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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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오후 세시에 콜로세움에 도착했다. 콜로세움 근방은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혼잡했다. 티켓을 사야 하는데 투어 시켜주는 사람들은 입장료에 가이드 명목으로 웃돈을 받는다. 빠른 입장을 내세운다. 하지만 그냥 입장만 하면 될 것 같아서 온라인으로 잠시 찾아보니 우리는 인근 건물에서 파는 로마패스를 사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았다. 하루, 이틀, 사흘 식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여러 곳의 유명한 곳을 입장할 수 있는 것이다. 세라는 하루만 있을 것이라 하루치를 살려고 했는데, 지금 여기 콜로세움 앞에서는 48시간권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냥 이틀 치 세장을 사서 콜로세움에 입장했다.


안으로 들어선 첫 느낌의 여운이 진하게 남지 않은 것을 보면 콜로세움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지는 못한 것 같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걸까? 어렸을 때부터 역사교과서나 이런저런 책에서, TV 등에서 많이 보아온 모습 그대로지만 내 기억 속에 있던 그렇게 거대하고 감동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나에겐 그냥 옛날의 원형경기장에 불과한 것이다. 이게 뭐라고 사람들은 이것을 보러 이렇게 멀리도 마다하지 않고 올까. "나 여기 왔다" 하는 인증숏을 남기러 오는 것일까. 콜로세움 안쪽을 빙둘러보고 한 시간도 안돼서 나왔다.


근방에서 저녁을 먹고 거리를 좀 돌아다니다가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버스를 탔다. 로마패스는 버스 등 교통비도 포함되어 있다. 한 정류장을 막 지나가는데 뭔가 상당히 큰 유적지가 보여서 얼른 내렸다. 포로 로마노(Roman Forum)다. 로마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다. 카피톨리노 언덕과 팔라티노 언덕 사이에 위치한 이곳, 여기서 그 옛날 로마의 집정관, 원로원 의원들은 대중 연설을 했을 것이고, 전쟁의 승리를 자축했을 것이다. 당시 전 세계의 중심지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정치적으로는 미국의 워싱턴, 경제와 문화적으로는 뉴욕의 맨해튼, 타임스퀘어와 비교할만하지 않을까. 물론 이는 현재 미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라는 가정하에서다. 어쨌든 포로 로마노는 감동이었다. 특히 언덕에 올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포로 로마노는 장관이었다. "아~ 여기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겠구나"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오래전에 읽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의 장면들이 하나둘 떠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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