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이태리 여행 9

by Blu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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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마지막 날이다. 베니스는 크지 않은 지역이라 이틀 정도면 대충 들러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면 마지막 날에는 뭘 할까. 바포레토를 타고 갈 수 있는 곳, 무라노와 부라노를 가보기로 했다. 무라노는 배로 20분 정도 거리이고, 부라노는 거기서부터 40분 거리에 있는 섬이다. 일단 무라노에 갔다가 둘러보고 부라노는 시간이 되면 가고, 안되면 그냥 돌아올 생각으로 배를 탔다.


무라노는 유리공예품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때마침 유리공예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었다. 곳곳에 행사 포스터가 붙어있고, 한 호텔 같은 곳에서는 안마당에 등록데스크 같은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하와이에서도 노스쇼어에 가면 유리공예품 공방이 있다. 긴 관을 통해 입으로 바람을 불어서 공예품을 만들어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원조격인 무라노에서는 그런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집으로 가져가고 싶은 그런 예쁜 것들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유리제품이라 선 듯 손이 가지는 않았다. 섬은 아주 작았다. 끝에서 끝까지 대각선으로 걸어가면 20분 정도 걸릴까. 작은 운하를 사이에 두고 지어진 원색의 집들이 파란 하늘과 멋지게 어울린다. 이런 풍경, 동화 같은 마을이다. 그 집 안에 사는 사람들이 동화같이 살지는 않을 터이지만.


더 이상 지체하는 것보다는 이왕 나선 김에 부라노까지 가보기로 했다. 지금 안 가면 언제 또 올 수 있을 것이냐는 생각이다. 부라노까지는 한참 가야 했다. 가면서는 바다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자연스레 한다. 시오노 나나미의 책에서 읽었던 옛날의 베니스, 두고 온 하와이에서의 일상, 내일은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저녁은 어디서 먹을까, 나는 언제 여기 또 올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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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을 하는 가운데 섬이 보였고 부라노에 도착했다. 부라노는 레이스로 유명하다. 무슨 레이스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바포레토가 도착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독립심이 강한 세라가 뒤도 안 돌아보고 먼저 간다. 세라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기 싫은 나는 "그럼 이따가 여기서 다시 만나자"라고 한 뒤 소피와 함께 다른 길로 들어섰다. 세라는 내린 곳에서 그냥 왼쪽으로 돌고, 소피와 나는 직선으로 섬의 반대편까지 작은 다리를 계속 건너며 끝까지 가는 것이다. 섬이 그리 크지 않으니 분명 어느 순간에는 다시 만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냥 작은 마을 하나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소피와 나는 10분도 안돼서 선착장 반대편에 도착했다. 다시 돌아오면서 가는 길에 봐 둔 작은 가게에 가서 잘 익은 체리를 샀다. 주인에게 좀 씻어달라고 했고 작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먹었다. 공원을 둘러싼 집들의 창에는 빨래가 휘날렸고, 쓰레기 치우는 배가 수로를 따라 조금씩 이동하며 쓰레기를 수거해갔다. 차가 없으니 쓰레기도 배로 치우는구나.


내렸던 선착장으로 가는 중에 세라를 다시 만났다. 함께 점심을 먹으러 근처에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세라는 또 전화기로 음식점을 찾는다. 아무거나 먹자고 가까운 곳에 그냥 들어갔다. 얼굴에 뾰로통함이 역력한 세라, 배고픈 나, 중간에서 어쩔 줄 모르는 소피. 그렇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해물파스타, 오징어 먹물 파스타로 점심을 먹었다. 결코 맛있을 수 없는 분위기인데 배고파서인지 의외로 맛있었다. 오래 기다려서 베니스로 돌아오는 배를 겨우 탔다.


베니스 본섬에서는 아직 시간이 있어서 세라에게는 자기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나와 소피는 발길 가는 대로 그냥 걷기로 했다. 호텔 셔틀이 오는 시간까지 차 타는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서. 사실 소피는 누구와 함께 가도 상대편의 의도에 맞추어 주는 편이다. 문제는 세라와 나다. 세라는 나를 닮아서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한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런 세라의 행동이 내 눈에 자꾸만 거슬리면서도 바로 그런 행동이 내 행동을 그대로 닮은 것임을 잘 아는 나는 결국 속으로만 내 탓을 하게 된다. 내 탓이오!


소피와 나는 바포레토를 타고 때마침 시작된 석양을 감상했다. 붉게 물드는 하늘과 그 빛에 반짝이는 바다. 갈매기가 동에서 서로, 남에서 북으로, 천천히 물살을 거스르는 배를 향해 유유히 난다. 바포레토는 이쪽 선착창에서 몇 명을 태우고 저쪽 선착장에서 몇 명을 내린다. 해가 지면서 숙소로 돌아가는 주민과 관광객, 아침에 나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며 하루를 마감하는 사람들. 여기는 베니스다. 중간에 이태리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카지노가 있길래 잠깐 내려서 들어가 보기도 했다. 여기 카지노는 라스베이거스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크기는 아주 작고, 층마다 작은 테이블이 있다. 대부분 정장을 차려입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들어갈 때 여권이 필요하다고 해서 호텔에 여권을 두고 온 소피는 못 들어가고 나만 잠시 구경하고 나왔다. 테이블에는 섞이기가 상당히 어색해서 1층의 기계에서 익숙한 게임을 찾아 20유로를 넣었다. 금세 다 잃은 후 미련 없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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