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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Bird Apr 07. 2021

이민 2세의 문화

하와이 사는 이야기


나와 비슷한 사람


나와 비슷한 사람을 본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내가 가진 장점을 가진 사람이라면 별문제이겠지만, 나의 단점 특히 내가 가장 아파하는 점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못하니 그 아픈 점을 감싸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즈음이다. 남의 큰 잘못 보다 네 작은 실수를 크게 보라. 남의 실수는 아량으로 감싸고, 나의 작은 실수는 크게 꾸짖어라. 


(2004. 5.26)




누굴 보고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고 느꼈을까? 나의 단점은 또 어떤 점을 말하는 걸까? 자세히 기록해놓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게 마련인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려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뿐 아니다.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물론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자신이 당연히 옳게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옳지 않을 수도 있다. 똑같은 상황을 놓고도 여러 사람이 판단하게 될 경우 여러 가지의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그 의견들은 그들 나름의 판단인 것이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만이 옳고 남들의 의견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 의견은 나의 의견일 뿐 상대가 나와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으며, 내가 틀리고 그들이 옳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남들과의 의견이 상충될 때 현명한 방법은 일단 한 발 물러나 내가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사고방식이 한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다양한 미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는 상대의 사고방식이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되지만, 반대로 상대방은 내 사고방식이 정말로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자라온 환경 때문에 그렇고,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그렇다. 그렇다는 점을 이해하고 남의 사고방식을 존중해주는 마음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 2세를 키울 때도 그런 점을 느낀다. 부모는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교육받고, 한국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이민 1세이고 자녀는 미국에서 교육받은 이민 2세일 경우, 문화적인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자녀가 어렸을 때는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겠지만 일단 대학생 이상으로 성장하고 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모의 문화와 사고방식이 미국에서의 일반적인 그것과는 다른다는 점을 깨달은 아이는 부모를 이민자의 문화로 규정하고 자신은 그것을 닮기보다는 자신이 경험한 미국 문화로 흡수되려 한다. 전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아이들은 그 반대로 미국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 쪽으로 선회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한인사회에서 생활하거나 부모의 영향이 너무 크거나, 친구들이 한국애들 위주가 될 때에 그런 것 같다. 이것도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고 말할 수 없다. 자녀가 성격을 형성하고 문화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느 한쪽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민 2세의 자녀가 나를 닮아 미국 문화와 동시에 한국 쪽 문화를 갖기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건 부모의 바람일 뿐이다.  


04.06.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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