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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Bird Jul 10. 2021

얼마나 감사한가

하와이 사는 이야기

Pali Lookout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서 얼마나 감사한가. 세상에는 신체의 기능이 잘못되어 태어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뇌, 심장, 감각기관, 손, 발, 어느 하나 잘못되어 태어나지 않았음을 너무나 당연히 생각했거나 생각조차 못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가.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사회생활의 시작조차 어려운 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을 진정으로 감사하고 있는가.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가. 교육을 받았음에도 직장이 없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대학을 졸업하면서 바로 기업에 입사해 근무할 수 있었음은 행운이 아닌가. 

꿈을 찾아 이주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가. 외국생활과 이국적인 문화에 대한 관심을 실행에 옮겨 미국으로 이주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던 것. 

미국에서 직장을 잡아 이제껏 살아온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마음씨 좋은 아내를 만나서 얼마나 감사한가. 내가 하는 일을 묵묵히 따라주고 엄마 역할, 아내 역할을 잘하며, 조언자, 응원자,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아내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가.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가. 가르치는 대로 열심히 따라 해서 좋은 학교에 장학금까지 받고 들어간 아이가 있어 얼마나 감사한가. 

집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가. 저 많은 빌딩 가운데 내 집이 하나도 없다며 한탄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 빌딩 가운데 한 곳에 보금자리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음이 얼마나 행운인가. 


생각해보면 감사할 일이 이렇게도 많은데 나는 왜 내가 서있는 발을 쳐다보지 않고 저 위만 쳐다보고 있는가.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는가.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없는 것이 인생인데... 채워도 채워도 가득 차지 않는 것이 인생인데... 100년도 못 사는 인생인데. 


(2010. 10.01)




나는 어떤 일을 앞두고 무언가가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돌아보면 어떤 어려움에 처한 경우 많은 걱정을 했지만 어느샌가 해결책이 나타나 그 어려움에서 잘 벗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일들을 여러 번 겪다 보면 누군가 나를 돌봐주는 수호신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확률로 따지고 보면 잘못될 수 있는 확률이 잘 해결되는 확률보다 훨씬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걱정하고 마음을 졸이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런 과정을 겪다 보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기도 전에 크게 걱정하고 마음 졸이는 것이 결코 나에게 이득 될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걱정하고 마음을 졸이는 것이 그 일을 잘 해결해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기간만큼 내 마음이 행복하지 못했으니 그만큼 손해를 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에 잘못될 확률이 크지 않을 경우에는(대부분이 그렇다)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잘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이 더 현명한 것 같다. 그깟 것 잘못되면 뭐 얼마나 잘못되겠느냐는 사고방식이 건강에 훨씬 이득이 된다.   


07.0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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