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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Bird Jul 09. 2021

코로나와 아시안 혐오

하와이 사는 이야기

코로나로 관광객이 끊겼던 2020년 5월, 마더스데이를 앞두고


스티븐 호킹 박사가 <Grand Design>에서 신의 존재 없이 우주가 탄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킹 박사는 빅뱅은 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중력의 법칙에 의해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호킹 박사가 창조론을 부정한 근거는 1992년 태양계와 유사한 행성 시스템이 발견되면서부터다. 기독교적 천지 창조론은 신이 인간이 살기 적합하도록 우주를 창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주에는 태양계와 유사한 것들이 수백 개나 존재한다는 것이다. 신이 인간을 위해 우주를 창조했다면 이런 태양계와 유사한 것들이 수백 개나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는 그러나 물리학은 "왜 물질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이 호킹 박사의 새로운 주장으로 다시 뜨거워질 것 같다.


(2010. 9.09)




약 11년 후에 덧붙이는 아래 글은 호킹 박사나 창조론, 진화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창조론이 맞느냐 진화론이 맞느냐도 중요하지만,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우리 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코로나 문제가 더 현실적이다.   



 

코비드 19에 대한 개인이나 국가적인 차원의 반응이 다채롭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초창기인 작년 3월 전후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는 봉쇄조치를 우선적인 대응방안으로 삼았다. 관공서, 직장, 비즈니스, 공원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의 문을 걸어 잠그거나 출입인원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초반기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뉴욕주에서는 매일 주지사가 방송에 나와 현상황에 관한 브리핑을 했다. 정부의 지침에 따르는 사람이 다수이긴 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 가운데에는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사람들과 봉쇄조치로 인해 경제적인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일 년 정도 지난 후 백신이 나왔다. 다수의 미국인들은 백신을 신뢰하고 지침에 따라 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사람들과 백신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백신 접종에 반대했다. 그래서 일부 지역에서는 큰 상금이나 장학금, 기타 다양한 경품을 걸고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백신 접종률은 정부의 예상만큼 증가하지 않고 여전히 60% 대에 머물고 있다. 백신은 남아도는데 맞으려는 사람은 생각만큼 증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 몇몇 선진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백신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백신 공급 문제는 점차 해결이 되겠지만 아직은 백신을 접종하고자 하는 사람이 공급되는 백신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다. 만약 미국에서도 백신 공급량이 부족했다면 어땠을까? 많이 모자랐다면 다른 나라들처럼 서로 맞으려고 했을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백신 공급이 부족하니 서로 먼저 맞으려고 하지 백신 공급이 넘친다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코로나로 인해 미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의외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는 아시안 혐오범죄다. 아직까지는 코로나가 왜 발생하게 됐는지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일부 사람들은 처음 발생했다고 의심되는 중국 우한 지역의 연구소를 지목하고 있다. 자세한 것이 밝혀지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 때문에 중국인을 포함한 일부 아시안들이 여러 나라에서 엉뚱한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코로나가 중국에서 실수로 발생했든, 어느 다른 곳에서 우연히 발생했든 코로나 발생과 상관이 없는 사람들을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폭행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만약 미국이나 영국의 전염병 연구소에서 연구과정 중에 실수로 코로나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전 세계의 백인들이 길거리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차별을 받게 된다면 지금 차별을 하고 있는 당사자들은 과연 뭐라고 할까? 코로나가 우한 연구소에서 발생된 것이 의심된다면 철저히 조사해야 하고, 중국도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빈틈없는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그렇다 해도 그로 인해 아시안을 차별하는 행위는 인과관계가 전혀 성립되지 않는 문제다. 아시안 혐오로 애꿎은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07.08.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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