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ue Bird Aug 17. 2021

1%와 99%

하와이 사는 이야기

Forest Ridge Way의 전망 좋은 집


Occupy Wall Street. 2011년 9월 17일 시작된 저항운동으로 기업의 탐욕과 불평등한 소득분배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자신을 "1%의 부자들로부터 속임을 당한 99%"라고 강조하며 경제와 정치의 실패를 질타하고 있다. 이 운동은 2000년대 후반 전 세계적 경제 불황에 의해 각 국가들이 파산위기에 몰리고, 개인적으로도 실업과 파산에 직면하자 자연발생적으로 나온 것이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이 운동이 캐나다에서 촉발됐다고 한다. 광고 없이 기부금으로만 운영되는 캐나다의 잡지 Adbusters 가 세계경제를 위험에 빠뜨린 미국 정치계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로 '월스트릿을 평화적으로 점령하자'라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운동은 이집트 카이로의 Tahrir Square에서 있었던 항의운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참가자들은 노조, 커뮤니티그룹, 대학생, 실업자 등이 주를 이룬다. 월스트릿에서의 집회 도중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일부 차도를 점거하면서 700명이 경찰의 수갑에 채워지면서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3주째 진행되고 있는 이 운동은 이제 보스턴, 애틀란타, 댄버,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핏츠버그, 아이다호 등 미국 주요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체코의 프라하,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호주의 멜버른, 일본의 도쿄, 아일랜드의 코크 등 해외로도 확산되고 있다.


왜 이런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가. 직접 적인 이유는 세계적인 불황이다. 불황 때문에 실업자가 증가하고 있고, 국가와 개인이 파산 상황에 몰려있다. 모기지를 내지 못해 집을 빼앗기고 있으며, 렌트비를 내지 못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비싼 등록금을 들여 명문대학을 졸업했는데 빌린 학비 상환은커녕, 당장 스스로의 생활을 책임질 수 있을 만한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다. 반면 월스트릿을 상징으로 한 기존의 '가진 자'들은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상상조차 힘든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있다. 경제를 망친 자들이 바로 그들인데 그들은 경제를 망치고도 잘 살고 있다. 그들의 행위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못 가진 자' 다. 정치계는 그들의 실패를 묻지 못하고 이러한 시스템을 가능케 하고 있으며, 개혁의 의지도 없다. '월스트릿을 점령하라' 운동이 요구하는 것이 소득의 공평한 분배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이 운동의 핵심을 커뮤니즘에 대한 요구로 볼 수 있는 것인가. 마르크스의 이론과 구 소련의 커뮤니즘은 실패로 끝나지 않았는가. 하지만 중국의 수정 자본주의 또는 수정 공산주의는 살아있다. 지금 중국은 이미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위치에 있다.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소위 지금까지의 경제선진국들은 이제 중국의 수정 자본주의가 어떤 것인지 연구하고 배워야 할 시점이 되었는가.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인권을 비난하고 있지만 이제 중국의 경제는 비난할 위치에 있지 않다. 개인의 자유가 존중되는 민주주의는 사회주의 시스템보다 여전히 나을지 모른다. 그러나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존중하는 자본주의는 이제 그 수명이 다한 듯하다. 수정이 필요하다. '월스트릿을 점령하라' 운동이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대학생과 실업자들의 한풀이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사회변혁을 이루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1.10.15)




'월스트릿을 점령하라' 저항운동은 별다른 성과를 이루어내지 못한 채 끝났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을 올리는데 기여했다거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대통령 캠페인과 연결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연관성을 억지로 끼워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 저항운동의 주장대로 1%의 소수가 부를 독점하고 있고 나머지 99%가 착취당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는 자본주의가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약점이기도 하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이런 자본주의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월스트릿을 점령하라'가 성공할 수 없었던 이유는 대다수 미국인들이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로 가는 것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포함한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은 자본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자본이 더 큰 자본을 만들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경제적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고소득 자본가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저소득층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중간소득 계층도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최소한 의식주와 의료비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요즘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를 보면 각 나라마다 다른 대응이 눈에 띈다.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개인의 자유를 더 중시하는 나라가 있고, 백신이 없어서 어려워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백신이 남아도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국가가 있다. 국가가 보조금이나 실업수당을 지불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아무런 지원책이 없는 나라도 있다. 코로나에 대한 각 나라의 대응책을 보면서 그나마 선진국일수록,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국가가 국민을 조금이라도 더 보살필 수가 있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08.16.2021              

매거진의 이전글 런던에서 보르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