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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Bird Aug 20. 2021

대통령 선거

하와이 사는 이야기

어느 일요일 Hawaii Kai


미국 대통령 선거는 좀 복잡하다. 몇 가지 정리를 하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대통령 선거일- 선거가 있는 해의 11월 첫째 월요일이 들어있는 화요일이다. 화요일부터 시작하면 다음 주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코커스(caucus)와 프라이머리(primary) - 미국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 당의 후보를 선발하는 과정이다. 코커스는 각 당의 당원들만이 참가하는 경선 과정이며, 프라이머리는 비당원에게도 문호가 열려있는 경선 과정이다. 옛날에는 거의 모든 주가 코커스 방식을 택했지만 1905년 위스콘신주에서 비당원에게도 처음 개방한 이후 프라이머리가 증가 추세다.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프라이머리를 채택한 주가 40개, 공화당은 43개 주다. 2008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은 37개 주가, 공화당은 39개 주가 프라이머리를 채택했다. 코커스를 할지 프라이머리를 채택할지는 각 주가 정한다. 

예비선거 시기 - 코커스나 프라이머리를 일찍 시작하면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점 때문에 각 주들은 점차 일찍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보통 1월부터 6월 사이에 예비선거를 신시한다. 현재 코커스를 가장 일찍 시작한 주는 2012년 1월 3일에 시작한 아이오와이며, 프라이머리는 1월 7일에 시작한 뉴햄프셔다. 

대의원 - 예비선거는 전당대회에 나갈 대의원을 선출하는 과정이다. 대의원은 각 주에 배당된 선거인단으로 총 538명이다. 이는 각 주에 두 명씩 배당된 상원의원 100명과 인구비례로 배정된 하원의원 435명, 그리고 워싱턴 D.C. 에서 3명을 합친 수다.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 54명이며, 적은 주는 버몬트, 델라웨어, 알래스카, 워싱턴 DC로 각각 3명씩이다. 당선되려면 선거인단 과반수인 270표를 얻어야 한다. 

2012 년 공화당 예비선거 - 미트 롬니 후보가 지난 1월 3일 처음 실시된 아이오와 코커스, 1월 7일 실시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관건은 몰몬교도인 롬니 후보가 보수적인 공화당의 표심을 얼마나 잡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2012.1.12)




2012년 미국 대선은 시작하기도 전에 거의 확정적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높았으니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연임이 되는 것이었다. 공화당에서는 미트 롬니가 공화당의 다크호스 폴 라이언을 러닝 메이트로 대권에 도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 후보와 함께 롬니 후보를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2016년 선거가 흥미로웠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부동산 재벌 출신 기업가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면서 백인 보수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결국 트럼프는 클린턴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지만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는데 실패했다. 흥미 면에서는 2020년 선거도 만만치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느냐,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느냐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카리스마로 따지자면 트럼프 대통령이 훨씬 뛰어났다. 바이든 후보는 평범한 할아버지의 인상이었고 주장하는 것도 강하지 않았다. 결과는 바이든의 압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백인 보수층의 지지를 받았지만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인 동부와 서부, 도시 거주 유권자뿐만이 아니라 젊은 유권자, 이민자, 유색인종, 소수층, 여성 등의 지지를 받은 바이든이 당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42년 11월생으로 미국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내년 11월이 되면 80세가 되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의 역사를 보면 민주당과 공화당이 번갈아 가며 당선되는 경향이 있다. 전통적으로 도시지역, 유색인종, 젊은 층은 민주당을 지지하고, 농촌지역, 백인, 노년층은 공화당을 지지해왔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의 인구에서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감소하고, 히스패닉이나 아시안 비율은 점차 늘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의 선거에서 민주당이 점차 더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는 양상이다. 예전의 선거에서는 고령, 농촌지역, 기득권층일수록 보수적인 후보를 지지했다. 그러나 민주화운동을 겪은 세대가 이미 50대 후반~ 60대 초반의 나이가 됐고, 농촌도 옛날의 농촌이 이미 아닌 것 같다. 기득권층은 여전히 누리고 있는 사회경제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보수적인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보수층 후보가 당선되든 진보층 후보가 당선되든 이미 획득한 기득권의 위치가 크게 영향을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국의 선거에서 당선되어야 할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를 가르고 한쪽 편에 서는 사람이 아니다. 기업과 노동자 중 한 계층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사람도 아니다. 이제는 급격한 경제적 발전만 추진하는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부동산이나 투기로 한탕을 잡는 요행을 바라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사람, 경제적 신분이 사회적 신분으로까지 확대 해석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사람, 직장이든 사회든 경직된 상하관계를 서로 인간적으로 이해하는 평등관계로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당선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상식이 통하고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다수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08.1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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