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한인 이민사
7천여 초기 이민자의 절반 정도는 인천, 수원, 서울 등에서 모집된 항구도시 주변의 거주자였다. 이들의 직업은 부두 노동자가 많았고, 하급 관리, 군인, 경찰, 학생, 정치 망명자, 광부, 벌목꾼 등도 있었다. 중국인이나 일본인 이민자들의 대부분이 특정 지역에서 온 농부들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한인 이민자들의 직업 분포는 무척 다양한 것이었다. 한인 이민자들 가운데에는 20대에서 30대 사이의 미혼 남자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부인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가족도 있었고, 결혼을 했으나 혼자 온 이들도 있었다. 남녀 비율은 10대 1 정도로 남자가 많았고, 어린이는 전체의 7% 였다.
이민자들이 한국을 떠난 원인으로는 전 국민을 기아에 시달리게 한 가뭄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그 외에도 대한제국 말기 타락한 관리들의 착취와 높은 세금, 그리고 대한제국 합병을 엿보는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도 원인이 됐다. 이들의 희망은 하와이에서 수년 내에 큰돈을 벌어 조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와 종교적 자유를 위해서 이민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상당수가 이미 한국에서부터 기독교인이었거나 하와이로 오는 배안에서 또는 하와이에 와서 기독교인이 되었던 점이 주목된다. 대한제국 말기 기독교 인구는 10만 명 (당시 인구는 8백만 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소수였으나 기독교인들은 주로 도시지역에 거주하며 미국 선교사들을 만날 수 있었고, 하와이 이민정보를 누구보다 먼저 접할 수 있었다. 이들은 하와이 이민을 권유하는 선교사들의 말을 신뢰할 수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농부들이 유교적 관념에 따라 조상의 묘를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데 비해 이미 농촌을 떠나 항구 근방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하와이 이민을 결정하기가 농부들에 비해 어렵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