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여행 13

2020년에 돌아본 2011년 캠퍼스 투어

by Blu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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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호텔에서 짐을 풀고 트랜싯을 이용해 뉴욕 맨해튼 32번가 지하철역에 도착해 지상으로 나왔다. 복잡하고 번화한 거리로 나오자마자 뭔가를 사야 한다며 소피와 세라는 편의점에 들어갔다. 나는 그 앞에 서 있었다. 잠시 후 사색이 되어 나온 소피 왈, 지갑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잠시 앞이 깜깜해졌다. 2년 전 캐나다 밴프에서 새벽에 출발해 몰려오는 졸음을 억지로 참아가며 8시간 운전해 밴쿠버로 가는 중간지점까지 왔을 때의 악몽이 다시 생각났다. 그때도 맥도널드인지 어딘지에 들어갔을 때 소피가 "여권이 없어졌다"라고 말했었다. 갑자기 앞이 깜깜해지면서 다시 8시간을 운전해서 되돌아 가야 하나, 8시간을 또 운전해서 지금 있는 곳까지 되돌아 나와야 하나, 그리고 밴쿠버까지 8시간을 계속해서 운전해 가야 하나.... 밤하늘에 멀리 보이는 별처럼 까마득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었다.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룩, 눈 앞이 새까매지면서 "다시 한번 잘 찾아봐..."라는 말밖에 못 했었다. 다행히 다른 가방에 넣어 둔 것이 확인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몰아쉰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지금, 뉴욕 맨해튼에서 '지갑이 없어졌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방금 1시간 걸려서 겨우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나왔는데 다시 뉴저지 호텔로 돌아가서 지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면 오늘 다시 나올 수는 없는데. 지갑에 있는 얼마 안 되는 돈이야 없어졌다 해도 그만이지만, 돌아가는 항공기를 타려면 신분증이 있어야 할 텐데. 크레딧카드 회사에도 전화해야 하는데... 소피는 지갑이 없어진 것은 확실한데 그것을 호텔에 놔두고 왔는지, 아니면 맨해튼으로 나오다가 잊어버렸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하루를 버리고 호텔로 돌아갈까, 마음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이왕 맨해튼에 나온 김에 구경하다가 들어갈까. 아직 소피와 세라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뮤지컬을 보려고 생각 중인데... 소피가 지갑을 호텔에 두고 왔다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만약 도둑이 지갑을 훔쳐갔으면 가방을 다시 닫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믿음, 믿습니다. 일단 하루를 버리지 않기로 했다. 그냥 미드타운 쪽으로 걸어갔다. 마음은 불안하지만 애써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튼 가방은 닫혀있으니까.


맨해튼 미드타운은 역시 복잡했다. 공연 중인 여러 뮤지컬 중에서 어떤 걸 볼까 하다가 마침 들어본 'Mamma Mia'의 티켓을 할인해 팔길래 그걸로 정했다. 세라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이 별로 없다면서도 세일을 안 하는 다른 것을 보자고 하다가, 세 명이서 3백 달러가 넘는 가격이 만만치 않음을 나름 눈치채고 맘마미아를 보는데 동의했다. 그러고 보면 세라는 뭔가를 고를 때 너무 신중하다. 음식점에서도 메뉴를 정할 때도 꽤 신중한 편이다.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나쁜 건 아니지만, 잘 모르는 것은 신중하게 고르는 것과 신속하게 고르는 것이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세라가 알까 모를까. 그리고 이건 한 끼 음식이고, 한 번의 뮤지컬이 아닌가.


브로드웨이 장기 공연 중의 하나인 맘마미아는 아주 좋았다. 거의 맨 뒤에 앉아서 보긴 했지만, 공연을 보고 나서 세라는 맘마미아에 푹 빠졌다. 여행이 끝나고 하와이로 돌아오고 나서도 며칠간 아바의 노래를 중얼중얼거리고 다닐 정도로 무척이나 좋아했다. 나이아가라를 가자고 버티던 세라에게 나이아가라에 가지 않는 대신 뮤지컬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딱 들어맞았다. 나이아가라도 좋긴 하지만 이틀간 고생하며 나이아가라를 보고 오는 것은 무리였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한 세라의 마음을 달래주어야 했는데, 이걸로 충분히 보상이 된 셈이다.




지금 찾아보니 브로드웨이 뮤지컬 중에 맘마미아는 없다. 맘마미아는 14년간 무대에 올려지다가 2015년 9월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그렇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니다. 런던의 웨스트 앤드에서는 아직도 맘마미아를 볼 수 있다. 런던에서도 현재 7번째 장기 공연을 기록 중이다. 맘마미아는 2008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고, 2018년에는 'Mamma Mia! Here We Go Again'이라는 타이틀로 또 영화가 만들어졌다. 맘마미아가 특히 인기를 끄는 것은 전 세계에 팬들이 있는 아바의 영원한 히트곡들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슈퍼 트루퍼' '댄싱퀸' '테이크 어 챈스 온 미' '노잉 미 노잉 유' '머니머니머니' '위너 테익스 잇 올' 'SOS'... 이름만 들어도 아바의 화음이 귀에 맴도는 새대라면 틀림없이 맘마미아를 좋아할 것이다. 런던에 갔을 때도 맘마미아를 한 번 더 보고 올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sos

The winner takes it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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