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여행 15 (끝)

2020년에 돌아본 2011년 캠퍼스 투어

by Blu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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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3박 4일 정도 여행 온 사람은 일정을 어떻게 짜는 것이 좋을까? 뉴욕에 처음 온 사람이라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구경을 하고, 세트럴 팍과 팍 인근의 자연사박물관을 구경하는 것으로 하루, 월스트릿과 증권거래소, 소호, 자유의 여신상, 스탠튼 아일랜드를 둘러보는 것으로 또 하루,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맨해튼의 뮤지컬을 한 편 보거나, 퀸스를 둘러보는 일정을 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사람마다, 연령마다, 기호나 취미에 따라 전혀 다른 일정을 잡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의 주목적이 칼리지 투어였다. 하바드, MIT, 프린스턴, 유펜, 콜롬비아 등 동부 지역의 명문 칼리지를 둘러봤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 뉴욕 여행까지 하면서 뮤지컬을 하나 봤으니 시간을 알차게 쓴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하와이에서 뉴욕까지 왔는데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히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러면 뉴욕 여행 마지막 날인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토요일인 오늘은 마침 뉴욕시가 연중행사로 8월의 주말에 실시하는 '차 없는 날(Summer Street Event)' 날이다. 5번 애비뉴를 따라 로우어 맨해튼에서 센트럴 팍 바로 아래까지 아침부터 오후 1시까지 차를 막고 대신 자전거나, 도보로 마음껏 차도를 다니도록 하는 행사다. 맨해튼이 평소에 얼마나 차가 막히는지 일 년에 몇 번 만이라도 차 없는 날을 만들어 놓고 마음껏 걸어 다니자는 취지인 것 같다. 오늘이 그날이다. 우리는 일단 32번가(와 33번가 사이인가?)의 코리아타운에 들러서 한국식 푸드코트처럼 만들어놓은 곳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그리고 5번 애비뉴로 향했다.


넓은 도로에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활개 치고 다니고 있었고, 보행자도 많았다. 우리도 차도로 내려서서 걸었다. 차가 다니는 길 한가운데를 걸어가려니 처음엔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더니 이내 익숙해졌다. 그렇게 걸어서 센트럴 스테이션에 들러서 구경도 하고, 아래쪽으로 한참을 걸었다. 걷다가 보니 이벤트 시간이 종료되면서 차가 하나둘씩 다시 차도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마지막 목적지를 센트럴 팍으로 정했다. 어린이 동물원이 위치한 쪽의 센트럴 팍 입구 주변에는 무슨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거의 떠밀려 다녔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서 천천히 걸었다. 때는 8월, 토요일 오후다. 따스한 햇살을 만끽하려는 뉴요커들이 공원 여기저기에 앉거나 누워서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공원 안에서는 지나는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몇몇 사람들이 길거리 연극을 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피곤했다. 오늘 너무 많이 걸었다. 호수가 있는 곳에서 공원을 빠져나가기로 했다. 빠져나가니 큰 건물이 나타났다. 지도를 보니 자연사박물관 하고는 위치가 반대쪽이다. 이게 무슨 건물이지... 하고 가서 보니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이다. 피곤하니 시원한 박물관에 들어가서 천천히 구경하려는 생각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시간이 오후 4시가 다 돼서 많이 볼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입장료는 비쌌다. 성인 25달러, 학생 12달러이니 우리 세 명이면 62달러.


우리는 평소처럼 각자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각자 관심 있는 전시장을 찾아다니며 봤다. 최소한 그랬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한두 시간 정도 후에 위치확인차 전화를 했더니 소피와 세라는 너무 피곤해서 박물관 한쪽 구석에 쭈그려 앉아서 졸았다고 한다. 비싼 입장료 내고 박물관에 들어와 꾸벅꾸벅 존 사람이 할머니, 할아버지, 아기들까지 다 따져도 이 세상에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하긴 아무리 멋진 것이 있어도 몸이 피곤하고 졸리면 할 수 없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하루 종일 부지런히 돌아다녀도 다 볼 수 없는 거대한 박물관에서 하나도 안 보고 졸다 나갔다면 박물관 직원이 좀 섭섭해하겠지만.


내일 호놀룰루로 가는 비행기 시간은 오후 1시지만 호텔이 뉴저지에 있으니 오전에 맨해튼으로 다시 나오기가 어렵다. 그러니 오늘이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이나 다름없다. 이제 떠나면 언제 다시 뉴욕에 오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옥상에 있는 야외 카페에서 뉴욕의 고층빌딩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뉴욕의 8월 어느 토요일이 저물고 있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도 그렇게 서서히 저물고 있었다.




칼리지 투어를 한 게 2011년 여름이었으니 세라가 10학년을 마치고 11학년으로 올라가기 바로 전이다. 이번 여행은 칼리지 투어가 반, 가족여행이 반 정도인 여행이었다. 세라는 12학년을 마치고 보스턴칼리지를 선택했다. 보스턴칼리지는 2011년 캠퍼스 투어에서 방문하지는 않은 곳이다. 세라는 어느 학교를 선택했다기보다는 보스턴이라는 곳에서 자신의 대학생활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도시를 선택한 것이다. 보스턴은 그런 도시다. 하바드를 비롯해 세계 최고의 대학을 비롯해 많은 대학이 모여있는 활기찬 곳이다. 당시에는 하와이에서 보스턴으로 가는 직항이 없어 방학 때마다 하와이로 오려면 적어도 비행기를 한 번은 갈아타야 하는 먼 길을 매년 두 번씩 왔다 갔다 했다. 기숙사에 있었기 때문에 방학 때 보스턴에 남아있고 싶어도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대학 진학 시 세라는 10개의 학교에 지원했다. 그중 5개는 합격 통지를, 5개는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합격통지를 받은 학교 중에 최종적으로 두 학교를 놓고 고민했다. 그 두 학교가 UCLA와 보스턴 칼리지다. 보스턴칼리지로 선택한 이유는 세라가 보스턴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싶은 점이 가장 컸고, 학교 규모가 UCLA보다 작기 때문에 학교 측의 세심한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점, 그리고 보스턴칼리지가 UCLA 보다 장학금을 더 많이 준다는 점이 작용했다. 전공은 생물학을 택했고 프리메드 과정을 통해서 의대진학이 목표였다. 그런데 2학년 2 학기 들어서 생물학, 화학 같은 과목이 자신의 적성에 전혀 맞지 않음을 깨닫고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그렇게 대학생활을 했고 4년 후에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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